[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리얼미터 조사 기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40% 선이 무너졌다.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37.4%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정권 차원의 부담으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3일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37.4%로, 지난해 10월 이른바 '조국 사태' 때 기록했던 최저치 41.4%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넘어 윤 총장과 정권 차원의 전면전으로 확전되면서 국정 운영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다가오고 있다.
청와대는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무거운 분위기다. '윤석열'이 모든 이슈의 블랙홀이 된 상황에서 청와대는 하루빨리 법검 갈등을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그간 이어왔던 침묵을 깨고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절차적 공정성과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로 예정된 징계위 결론이 나오면 오랜 시간을 끌지 않고 신속히 재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실시한 12월 1주차(11월30일~2일) 주중 집계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11월 4주 차 주간 집계 대비 6.4%포인트 급락한 37.4%(매우 잘함 20.4%, 잘하는 편 17.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부정평가는 5.1%포인트 급등한 57.3%(매우 잘못함 43.1%, 잘못하는 편 14.2%)로 집계됐다. 이 역시 문재인 정부 들어 최고치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차이는 19.9%포인트로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격차로 벌어졌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이른바 '콘트리트 지지율'이라고 불리던 40% 선이 무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집계가 주간집계가 아닌 주중집계라는 점은 감안해서 살펴봐야 하겠지만, 일간 흐름을 봤을 때 38.8%(11월30일)→36.7%(1일)→38.2%(2일)의 지지율 흐름을 보이며 30%대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에도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민주당은 5.2%포인트 내린 28.9%를 기록했다. 공고하게 유지했던 30% 선이 무너진 것이다.
정부 여당 지지율의 급격한 하락은 최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조치' 영향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진보층(7.8%p↓, 72.0%→64.2%, 부정평가 31.0%)과 호남권(13.9%p↓, 72.2%→58.3%, 부정평가 36.2%) 등 진영 내 분열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조사결과 지표상으로 보수층은 결집하면서 대통령 부정평가 상승으로 이어졌으나 진보층은 진영 내 이탈과 충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지지율 하락에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검 갈등 이슈와는 무관하게 공고한 40%대 중반을 유지했던 대통령 지지율이 이번 조사에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위기감도 적지 않게 감지된다.
내부적으로는 윤 총장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들에 대해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4일에서 10일로 연기된 징계위의 결론이 나오면 문 대통령이 시간을 오래 끌지 않고 재가할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검 갈등이 국정 운영에 더는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내주를 넘기지 않고 바로 징계위의 결론을 그대로 집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80%)·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18세 이상 유권자 3만4269명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최종 1508명 응답을 완료해 4.4%의 응답률을 보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