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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울 도심 고밀 개발’ 난개발 방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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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확대 기대감 높지만 도심 경관 해치는  졸속 우려  
일조권, 조망권 둘러싼 분쟁과 과도한 시행사 이익 문제도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정부가 오는 설 연휴 전 발표를 예고한 주택 공급정책이 난개발 없이 매매·전세 동반 급등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자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겠다"면서 연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임대보다 분양, 수도권보다 서울 도심에 주택 수를 늘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현재 도심 가용지가 한정된 상황에서 앞으로 나올 공급계획이 얼마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관건인 가운데, 도심 인구 집중에 따른 주거의 질 하락과 난개발 방지라는 난제도 함께 풀어낼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일조권과 조망권을 둘러싸고 기존 주택과의 분쟁이 예상되고 시행사에 과도한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문제점도 부각되고 있다.

 

13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정은 오는 15일 열리는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할 공급 확대 방안을 놓고 막바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언급된 내용 중 당정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 중인 내용은 '도심 고밀 개발'이다.

 

전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당정이) 고밀화나 용도 변경을 통해서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에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시내에 저밀 개발돼 있는 지하철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서울 도심에서도 충분한 양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홍 의장은 "역세권 개발 등과 함께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나 상업지역으로, 준공업지구를 주거지역으로 바꾸는 방안도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도시지역을 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 같은 용도지역에 따라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을 제한하고 있다. 도심 과밀 개발을 막고, 도심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서울시는 조례와 시행령을 통해 서울 지역 내 용적률을 국토계획법에 명시된 용적률보다 더 낮게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 부족 논란이 해마다 되풀이되면서 용적률 규제 완화 등 도심 고밀 개발을 통해 주택 수급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고, 이에 당정도 전향적인 검토에 나선 것이다.

 

특히 그동안 고밀 개발 대상은 역세권, 준공업지역과 저층 주거지 개발 등으로 제한적으로 거론돼 왔으나, 당정이 용도변경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변 장관도 "국민들이 원하는 도심 내 분양주택을 공급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혀 임대보다는 분양을, 수도권보다는 도심 내 공급 정책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인허가와 착공 등을 지원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한편, 공급에 참여하는 민간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방침을 언급했다.

 

또 나 홀로 아파트나 연립(4층 이하) 주거단지의 재개발을 촉진하는 '공공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독특한 외관 등 도시경관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건축물을 세우면 건축 규제를 완화해주는 '특별건축구역'을 적극 지정해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고분양가 심사 기준 완화 등 규제 완화도 검토 중이다.

 

당정이 도심 내 획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며 연일 전방위적인 공급 대책을 거론하며 군불을 지피자, 시장은 일말의 기대감 속에 정부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용도지역제 자체가 도심 토지를 합리적으로 이용·관리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쳐서 결정된 것인데, 하루아침에 변경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아마추어적"이라고 말했다.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데다가, 실제 용도지역을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토지소유자의 자산 상황이나 개발 참여 여부 등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단기적인 주택 수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도시 전체 관리시스템을 바꾸겠다는 접근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용적률만 높인다고 해서 공급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어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도심 내 빌라 등 저층 주거지역들은 대체적으로 경사진 곳이 많아 용적률 상향만으로 조화로운 개발이 어렵다"면서 "가용 토지가 한정된 상황에서 용적률만 높이는 것은 미관을 해치는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을 늘리면서도 서울 도심 주거의 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숙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대책을 단순히 주택 수를 늘리는 측면으로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도시 전체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용적률만 높이고 난개발이 되면 지금도 심한 주차난은 더 심화될 것"이라면서 "인프라를 생각하지 않고 공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공급대책이 자칫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도심 내 충분한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지난해 공급 부족 우려로 나타난 공황 구매(패닉 바잉) 현상을 진정시키기보다 오히려 실망감에 매수 심리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재개발·재건축 완화 없이 공급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정부 부동산 대책이 한계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시중에 유동성이 과도한 상황에서 규제 완화가 서울 집값 상승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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