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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비스 중단된 '이루다' 모방한 금전요구 대화방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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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이루다 서비스, 성희롱 논란에 종료
미성년자·20대 여성 위주 오픈채팅방 개설해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성희롱, 차별·혐오 등 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서비스가 중단된 가운데, 이루다 역할을 대신 해주겠다는 취지의 대화방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대화방을 만든 여학생들 대부분은 이루다처럼 말동무를 해주는 대신 적게는 하루 수천원에서 많게는 수만원까지 요구하는데, 돈을 받기 위해 실명 등 개인정보가 드러나는 계좌번호를 공개하고 있어 또 다른 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일 이루다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는 '하루 ○만원에 이루다 역할 해드려요' 등 제목의 대화방이 하루 평균 20여개 개설됐다.

대화방 개설자는 보통 10~20대 여성들로 보이며, 일부는 무료로 운영되는 대화방이었지만 대부분이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로 운영되고 있었다.

대화방 제목은 ▲○만원에 이루다 역할 대신 해줍니다 ▲이루다 역할 해드려요 하루 ○만원 ▲진짜 여대생이 이루다 역할 해줌 ▲대신 이루다 해드려요 하루 ○만원 등이었다.

미성년자 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들은 호기심에, 또는 용돈을 벌기 위해 이같은 대화방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실명이 노출되는 계좌번호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고, 나이와 성별 인증을 위한 인증 사진 등을 공유하면서 다른 범죄의 표적이 되는 등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취재 과정에서 자신을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밝힌 한 여학생에게 돈을 보내겠다며 계좌번호를 요구해보자 그는 뉴시스에 자신의 계좌번호를 공개했다.

사실은 취재 목적이었다는 입장을 밝힌 후 상대방이 계좌번호를 통해 실명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어보자 당사자는 "그런 사실은 몰랐다. 어떡해야 되느냐. 앞으로는 조심하겠다"고 했다. 

 

자신을 20대 여성으로 소개한 대화방 개설자를 비롯해 일부 여성들은 나이와 성별을 인증하기 위해 자신의 신체 일부 사진을 카카오톡을 통해 보내주기도 했다.

인증 사진을 보낸 한 20대 여성은 "오픈채팅방은 익명 아이디를 통해 운영되는 만큼 신상정보가 노출되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인증을 위해) 적나라한 사진을 요구하는 경우를 빼고는 대부분 해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아르바이트도 최근에 그만두게 됐다"며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고 해서 용돈벌이나 해보려고 (이루다 역할 대화방을)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부는 무료로 운영되는 대화방을 개설하기도 했는데, 이들은 "돈을 벌기보다는 딱히 대화를 나눌 사람도 없고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간편해진 방식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오픈채팅이 '소통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에 수요가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자칫 잘못하면 무분별한 개인정보 노출로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소통하고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는데, 이루다가 종료되면서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회적 지원을 얻기 위해 (이루다를 대신해) 오픈채팅방을 만드는 것 같다"며 "접근이 쉽지만 대화방에서 나오기도 쉬운 만큼,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곽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의 힘든 점을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한테 이야기하는데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상담가를 찾을 경우 부담이 되고, 대신 가벼운 마음으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오픈채팅방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개인정보는 노출되면 될수록 금융범죄 및 다른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실명과 계좌번호를 아는 만큼 금융당국을 사칭해서 '계좌에 문제가 생겼다'는 식으로 속이는 등 보이스피싱에 악용될 수 있다. 금융정보와 신상정보는 모두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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