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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돋보기

【시네마 돋보기】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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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특유의 따뜻함과 유머, 상상력과 기술적 완성도가 돋보이는 영화

 

 

 

어른을 위한 철학적 동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재즈 클럽에서 연주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그 소식을 들은 날 사고로 영혼이 된다. 사후의 세계를 거부하고 도망치던 조는 지구에 오기 전 영혼들이 머무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업>,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 감독과 디즈니 · 픽사의 제작진이 참여한 작품이다. 제이미 폭스, 티나 페이, 다비드 딕스가 목소리 출연했다. 

 

꿈과 정체성, 삶의 목적


비주얼적으로 귀여운 이미지와 신비로운 세계가 등장해 전세대의 눈길을 끌만한 요소가 많지만, 본질적으로 주인공 나이대의 중년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만큼 인생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던진다. 


사색적인 주제를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에 녹여낸 수작이다. 꿈과 정체성, 삶의 목적에 대한 철학을 보편적이면서도 진부하지 않게, 쉽고 재치있으면서도 진정성을 담았다. 픽사 특유의 따뜻함과 유머러스한 감성, 풍부한 상상력과 기술적 완성도가 돋보인다. 


재즈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조는 음악 교사라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꿈을 쫓으며 살아왔지만 드디어 자신이 원하던 재즈 클럽에서 연주자로 기회가 주어진날 영혼이 된다. 


꿈의 실현을 앞둔 만큼, 삶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없는 조는 지구에 오기 전 영혼들이 머무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다시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태어나기 전 세상’은 영혼에게 성격, 관심사, 자질 등을 확립시킨 후에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판타지 공간이다. 고양이가 고양이로 태어났기 때문에 반사된 빛을 쫓고 따뜻한 햇살 쬐는 것을 좋아하듯이 나는 나의 특징이 정해져서 태어난다. 


하지만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포기한 시니컬한 영혼 ‘22’는 아직 ‘나’를 찾지 못했고, 지구에 가고 싶지 않아 한다. 지구 통행증을 받기 위해 ‘22’의 멘토가 된 조. 두 영혼은 지구와 우주를 오가는 여정 속에서 꿈이 좌절된 인생, 자신을 잃은 기계적인 삶 등 다양한 군상을 만나고 경험하며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두 세계를 표현하는 미술과 음악


<소울>은 대조적인 두 세계를 오가며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것이 매력이다. 추상적인 공간 ‘태어나기 전 세상’은 몽환적이고 아름답게 표현됐다. 부드러운 형태들과 파스텔 톤, 반짝이는 빛들로 가득한 풍경이다. 


반면 뉴욕 도심의 모습은 실사 같은 현실감을 자랑한다. 건물과 차, 나무 등 디테일을 살렸고, 조명과 색상이 사실적이면서도 뉴욕 특유의 에너지를 강조했다. 


두 세계를 표현하는 음악도 서로 다른 스타일이다.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세계적인 뮤지션 존 바티스트가 오리지널 재즈곡의 편곡에 참여했고, 아카데미상 수상에 빛나는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가 현실과 ‘태어나기 전 세상’을 표현한 오리지널 스코어를 작곡했다. 국내 개봉작 엔드크레딧 송은 싱어송라이터 이적이 창작에 참여했다. 


많은 사람들이 꿈이 좌절되거나 실패한, 특별한 성취 없는 자신의 삶을 무의미하거나 초라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과연 꿈을 이룬 삶은 충분한 의미와 특별한 행복이 있을까? 나는 무엇을 위해 지구에 태어났을까? 


영화 <소울>은 조와 ‘22’의 모험을 통해 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꿈에 대한 상실감 한 조각을 간직한, 혹은 생계나 성공을 위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깨닫지 못한채 지구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어깨를 토닥이며 진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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