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3 (토)

  • 흐림동두천 0.5℃
  • 흐림강릉 3.0℃
  • 흐림서울 4.2℃
  • 구름많음대전 3.6℃
  • 박무대구 -0.4℃
  • 구름많음울산 2.1℃
  • 구름많음광주 5.2℃
  • 맑음부산 5.9℃
  • 흐림고창 4.4℃
  • 구름많음제주 11.4℃
  • 흐림강화 0.9℃
  • 구름많음보은 2.9℃
  • 맑음금산 -1.0℃
  • 흐림강진군 6.9℃
  • 흐림경주시 0.0℃
  • 맑음거제 4.9℃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 사람】 《믿습니까? 믿습니다》

URL복사

별자리부터 가짜 뉴스까지 인류와 함께 해온 미신의 역사

‘비합리적 믿음’의 문명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과학의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는 미신이 존재한다. 다만 그 형태가 바뀌었을 뿐이다. <주역>을 펴놓고 점을 보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오늘의 운세를 확인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MBTI 성격유형테스트가 혈액형 성격론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과학과 이성과 합리의 시대, 왜 우리는 아직도 미신을 믿는가. 

 

문명을 일으킨 최대 공신

 

미신은 인류의 탄생 그 순간부터 종교와 비슷한 형태로 존재했을 것이다. 저자는 인류의 문명을 일으킨 최대 공신 역시 미신이며, 그 미신의 이름은 ‘농경’이라고 주장한다. 


<총, 균, 쇠>의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농경을 ‘인류 최대의 실수’라고 했고,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는 농경을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기’라고 표현했는데,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농경이 ‘인류 최대의 미신’이라고 말한다. 


농경을 시작한 인류는 탄수화물 덩어리만 섭취했기 때문에 늘 영양 불균형에 시달렸고, 인간의 신체와는 맞지 않는 농사일 때문에 허리는 휘었으며 관절에는 무리가 왔다. 저장을 통해 소유할 수 있는 재산이 생기자, 이는 부족 간의 싸움과 전쟁으로 이어졌다. 


농경이 제대로 자리 잡기까지는 약 1,0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으며 농경을 시작한 이후 인류는 수렵 채집 시절보다 더 불행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인류는 농경이 우리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저자는 이렇게 주장한다. 믿음을 바탕으로 무작정 뛰어드는 신념의 도약, 이런 행동들은 비록 수백 수천 번 실패할지언정, 가끔은 성공했고, 이는 역사의 한 단계를 뛰어넘는 선택이 되었노라고. 

 

종교와 사상도 비합리적 세계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도 미신에 심취한 경우가 많았다. 알렉산더 대왕은 점쟁이를 불러 자신의 손금을 보게 한 후 ‘세상을 제패할 손금인가?’라고 묻는다. 


세상을 제패하기에는 손금이 다소 짧다고 점쟁이가 말하자 알렉산더 대왕은 그 자리에서 칼을 꺼내 손바닥을 그어 손금을 늘린다. 과학적 유물론자이자 철저한 회의론자인 캐릭터 ‘셜록 홈스’의 아버지인 아서 코난 도일 역시 실은 영매를 통해 영혼을 불러온다는 ‘강신술’의 열렬한 신봉자였다. 역사적으로 지도자들 뒤에는 늘 점쟁이나 점성술사가 있었다. 


백악관을 좌지우지한 도널드 레이건의 점성술사 ‘조앤 퀴글리’와 명성황후를 미혹시킨 무당 ‘진령군’처럼 말이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무려 ‘관상’ 면접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았다. 또한 미신은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서양의 수학자이자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주역>에 큰 감명을 받았고, 주역의 음과 양을 숫자에 적용해 이진법을 고안했다. 


이 책은 이처럼 한 사람의 운명을 넘어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은 미신을 조명하며, 미신에 관한 다양한 일화들을 풀어놓는다. 저자는 ‘미신’이라는 큰 틀에 정치, 역사, 철학, 종교 등 인류사를 관통한 모든 주제를 끌어와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저자는 종교를 ‘미신의 프랜차이즈화를 고심한 결과’라며, 종교가 힘을 잃어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사상이 종교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사상을 따르는 집단에서 두 갈래 길이 나온다. 하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철학이 강화돼 정치체제가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길은 지도자를 신성시하며 종교의 길로 가는 것이다. 신성한 존재의 말은 법이 되므로 논리적일 필요가 없다. 저자는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이성과 합리의 시대가 아닌, ‘미신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여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정면충돌...“특검 도입하자”vs“물타기, 정치공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치권 인사들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해 “국회는 즉시 ‘통일교 게이트 특검’ 도입을 준비해야 해야 한다”며 현행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범한 민중기 특별검사의 직무유기도 새 특검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중기 특검의 책임 규명과 즉각적 해체는 필수이다. 마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종합특검을 발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태이다”라며 “여기에 민중기 특검의 직무유기 부분을 민주당과 통일교 유착관계와 포함해 특검을 실시하면 매우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통일교 게이트의 진실을 끝까지 추적하고 연루된 모든 사람에게 법적·정치적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신당이

경제

더보기
김윤덕 국토부 장관 "2026년 상반기 주거복지 추진 방향 발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부가 오는 2026년 상반기 주거복지 추진 방향을 내놓는다. 내후년에는 2차 공공기관 이전 절차에 착수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국민이 원하는 곳에 빠르고 충분하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수도권 공공택지는 2026년에 2만9000호 분양, 5만호 이상 착공에 들어가고 3기 신도시 입주도 본격화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유후 공간을 활용하고 민간 정비사업도 활성화해 도심 공급 확대할 것"이라며 "공적주택 110만호를 확실히 공급해 주거 사다리를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공적주택 110만호 공급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김 장관은 또 "지방을 살릴 핵심적 과제는 공공기관 2차 이전"이라면서 "내년에 이전 대상과 지역을 확정하고 2027년부턴 이전을 시작할 예정으로 1차 때보다 더 많은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국토부는 현재 35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전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도 임기 내 반드시 완공하겠다는 목표다. 새정부의 균형

사회

더보기
확정되지 않은 형사 사건 판결서도 열람·복사 가능 법률안 국회 통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확정되지 않은 형사 사건 판결서도 열람·복사할 수 있게 하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개최해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59조의3(확정 판결서등의 열람·복사)제1항은 “누구든지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판결서 또는 그 등본, 증거목록 또는 그 등본, 그 밖에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ㆍ물건의 명칭ㆍ목록 또는 이에 해당하는 정보(이하 ‘판결서등’이라 한다)를 보관하는 법원에서 해당 판결서등을 열람 및 복사(인터넷, 그 밖의 전산정보처리시스템을 통한 전자적 방법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 제59조의3(판결서등의 열람·복사)제1항은 “누구든지 판결이 선고된 사건의 판결서(확정되지 아니한 사건에 대한 판결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그 등본,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증거목록 또는 그 등본, 그 밖에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ㆍ물건의 명칭ㆍ목록 또는 이에 해당하는 정보(판결서 외에는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한정하며, 이하 ‘판결서등’이라 한다)를 보관하는 법원에서 해당 판결서등을 열람 및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