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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 사람】 《믿습니까? 믿습니다》

별자리부터 가짜 뉴스까지 인류와 함께 해온 미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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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합리적 믿음’의 문명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과학의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는 미신이 존재한다. 다만 그 형태가 바뀌었을 뿐이다. <주역>을 펴놓고 점을 보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오늘의 운세를 확인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MBTI 성격유형테스트가 혈액형 성격론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과학과 이성과 합리의 시대, 왜 우리는 아직도 미신을 믿는가. 

 

문명을 일으킨 최대 공신

 

미신은 인류의 탄생 그 순간부터 종교와 비슷한 형태로 존재했을 것이다. 저자는 인류의 문명을 일으킨 최대 공신 역시 미신이며, 그 미신의 이름은 ‘농경’이라고 주장한다. 


<총, 균, 쇠>의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농경을 ‘인류 최대의 실수’라고 했고,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는 농경을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기’라고 표현했는데,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농경이 ‘인류 최대의 미신’이라고 말한다. 


농경을 시작한 인류는 탄수화물 덩어리만 섭취했기 때문에 늘 영양 불균형에 시달렸고, 인간의 신체와는 맞지 않는 농사일 때문에 허리는 휘었으며 관절에는 무리가 왔다. 저장을 통해 소유할 수 있는 재산이 생기자, 이는 부족 간의 싸움과 전쟁으로 이어졌다. 


농경이 제대로 자리 잡기까지는 약 1,0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으며 농경을 시작한 이후 인류는 수렵 채집 시절보다 더 불행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인류는 농경이 우리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저자는 이렇게 주장한다. 믿음을 바탕으로 무작정 뛰어드는 신념의 도약, 이런 행동들은 비록 수백 수천 번 실패할지언정, 가끔은 성공했고, 이는 역사의 한 단계를 뛰어넘는 선택이 되었노라고. 

 

종교와 사상도 비합리적 세계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도 미신에 심취한 경우가 많았다. 알렉산더 대왕은 점쟁이를 불러 자신의 손금을 보게 한 후 ‘세상을 제패할 손금인가?’라고 묻는다. 


세상을 제패하기에는 손금이 다소 짧다고 점쟁이가 말하자 알렉산더 대왕은 그 자리에서 칼을 꺼내 손바닥을 그어 손금을 늘린다. 과학적 유물론자이자 철저한 회의론자인 캐릭터 ‘셜록 홈스’의 아버지인 아서 코난 도일 역시 실은 영매를 통해 영혼을 불러온다는 ‘강신술’의 열렬한 신봉자였다. 역사적으로 지도자들 뒤에는 늘 점쟁이나 점성술사가 있었다. 


백악관을 좌지우지한 도널드 레이건의 점성술사 ‘조앤 퀴글리’와 명성황후를 미혹시킨 무당 ‘진령군’처럼 말이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무려 ‘관상’ 면접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았다. 또한 미신은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서양의 수학자이자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주역>에 큰 감명을 받았고, 주역의 음과 양을 숫자에 적용해 이진법을 고안했다. 


이 책은 이처럼 한 사람의 운명을 넘어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은 미신을 조명하며, 미신에 관한 다양한 일화들을 풀어놓는다. 저자는 ‘미신’이라는 큰 틀에 정치, 역사, 철학, 종교 등 인류사를 관통한 모든 주제를 끌어와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저자는 종교를 ‘미신의 프랜차이즈화를 고심한 결과’라며, 종교가 힘을 잃어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사상이 종교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사상을 따르는 집단에서 두 갈래 길이 나온다. 하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철학이 강화돼 정치체제가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길은 지도자를 신성시하며 종교의 길로 가는 것이다. 신성한 존재의 말은 법이 되므로 논리적일 필요가 없다. 저자는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이성과 합리의 시대가 아닌, ‘미신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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