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9 (금)

  • 흐림동두천 -0.5℃
  • 맑음강릉 11.5℃
  • 흐림서울 3.7℃
  • 흐림대전 4.5℃
  • 구름많음대구 6.2℃
  • 구름많음울산 11.5℃
  • 구름많음광주 9.9℃
  • 구름많음부산 16.2℃
  • 흐림고창 12.4℃
  • 맑음제주 17.5℃
  • 흐림강화 2.8℃
  • 흐림보은 0.9℃
  • 흐림금산 2.7℃
  • 구름많음강진군 9.8℃
  • 구름조금경주시 9.4℃
  • 흐림거제 10.1℃
기상청 제공

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기초과학, 실추된 자존심 살려야 한다

URL복사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 기반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2021년까지 총사업비 5조7471억원이 투입계획이었던 초대형 국책 사업인 국제과학비스니스벨트(과학벨트)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핵심 사업인 중이온가속기 ‘라온 사업’이 완공 목표시한이었던 작년 말 완공 실패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일부 핵심 부품 장치가 설치되지 못했다는 점과 시제품 성능검증이 완료되지 못했다는 점 등이 주된 이유다.

 

대전에 중이온가속기를 구축함으로써 기초과학의 허브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에 걸쳐 글로벌 연구기관과 기업 등을 유치한다는 큰 그림 하에, 2018년엔 거점지구인 대전에 기초과학연구원과 기능지구인 천안, 청주, 세종에 과학비즈니스역할을 담당할 SB플라자는 설립되었지만, 정작 그 중심인 중이온가속기가 실패함으로써 ‘앙꼬 없는 찐방’ 신세가 되어 버린 것이다.

 

중이온가속기는 자연계에서 가장 무거운 원자핵을 지닌 우라늄 입자를 무거운 이온 상태로 가속시켜 다른 표적에 충돌시키고 이때 2차로 생성되는 입자를 이용해 희귀 동위원소를 발굴하여, 단백질 구조분석이나 암 치료와 같은 의생명공학이나 신소재 개발 등 기초과학 연구에 활용되는 꿈의 장비로 통한다.

 

미국·독일·일본 등 과학 선진국이라면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이 장비는 기초과학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관련 연구 성과가 노벨상으로 이어진 사례가 30여 개에 달함으로써 우리나라 역시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과학상 꿈을 이루어줄 프로젝트라는 원대한 목표로 착수되었다.

 

중이온가속기의 완공을 재차 연기시킨다면 2009년 계획이 수립된 후, 2011년부터 952천㎡의 대형 부지 위에 총 1조5천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동안 세 차례나 연기가 되는 셈이다. 당초 2017년 완공 목표였지만 2019년으로, 다시 2021년으로 두 차례나 미뤄진 전례가 있었는데 결국 이 또한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그 동안 사업추진을 두고 몇 가지 잡음이 있어왔다.

우선은 미국의 저명한 국립 연구기관이 우리의 설계보다 비용과 품질이 훨씬 우수한 대안 설계를 제시했지만, 핵심장비 국산화 등 '한국형'을 고집하며 연구 결과를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결국은 혈세낭비에 결과부실을 자초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사업을 관리하는 추진단장은 출범 이후 10회가량 교체됐으니 대략 1년에 1명꼴로 수장이 바뀐 셈이다. 핵심부품확보와 일정문제가 이미 예고되었지만 사업관리자들은 “목표한 기간 내에 완공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는 후문이다.

 

정부의 과학벨트에 대한 기본시각과 의지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2018년엔 예산 편성과정에서 당초 6622억의 예산 중 무려 30% 가까이 삭감된 정부의 예산안이 확정되기도 했다.

 

사업추진단은 완공에 실패한 중이온가속기에 대해 두 가지의 대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하나의 안은 가속기사업을 사실상 올해 종료하고 미구축된 부분은 개별단위로 쪼개 기술력을 키워 단계적으로 착수한다는 계획이고, 다른 안은 사업기간을 2025년으로 4년 더 연장하고 총사업비 역시 1444억원을 증액해 단계 구분 없이 계속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10년간 1조5천억원을 쏟아 부워 목표했던 원천기술인 중이온가속기는 갈 길이 먼데 여러 군데 비즈니스 센터는 만들어져 있는 이 앙꼬 없는 찐빵신세의 5조7천여억원의 과학벨트사업.

 

어쨌거나 사업 기간 연장과 예산의 추가 투입은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미래 과학강국의 길을 향해 반드시 결실을 일구어야 할 사업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기초과학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 사업, 단군할아버지가 굽어 살폈으면 좋겠다. 실추된 자존심을 다시 살려야 한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현대 문명을 관통하는 ‘유비쿼터스행복학’의 비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유비쿼터스행복학 비전을 공유하다’를 펴냈다. 교육자이자 다수의 인문·경영·자기계발서를 집필해 온 이정완 저자는 이번 책에서 현대 문명의 핵심 영역(경제, 사회, 정치, 기술, 교육)을 ‘행복’이라는 공통된 언어로 재해석하며,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문명 전체를 관통하는 행복의 구조적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는 인류가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으로 거대한 편의를 확보했음에도 오히려 불안·소외·갈등이 심화된 현실을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성장 전략이 아니라 ‘행복을 중심에 둔 문명적 전환’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이를 위해 다섯 개의 주요 부문과 국제적 시각까지 폭넓게 다루며, 미래 사회가 어떤 ‘행복 문명’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다. 제1부 ‘경제와 행복’에서는 GDP 중심 지표가 삶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짚고, 포용적 성장·공감 자본주의·윤리적 혁신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제2부 ‘사회와 행복’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단절, 정신건강 문제 등 사회적 불안을 분석하며, 신뢰와 공감의 회복을 핵심 가치로 제시한다. 정치 영역을 다루는 제3부는 투명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