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12 (수)

  • 맑음동두천 12.1℃
  • 맑음강릉 16.7℃
  • 맑음서울 12.9℃
  • 맑음대전 12.3℃
  • 흐림대구 9.7℃
  • 흐림울산 13.6℃
  • 흐림광주 9.9℃
  • 흐림부산 16.0℃
  • 흐림고창 7.5℃
  • 흐림제주 17.9℃
  • 맑음강화 12.2℃
  • 맑음보은 10.2℃
  • 구름많음금산 8.3℃
  • 흐림강진군 10.5℃
  • 흐림경주시 11.1℃
  • 흐림거제 13.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 돋보기】 <더레이서>

URL복사

‘투르 드 프랑스’를 배경으로 사이클 경기의 이면을 담은 영화

 

스포츠에 대한 ‘공정하다는 착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998년 ‘투르 드 프랑스’ 국제 대회 아일랜드 구간의 숨막히는 3일을 배경으로 사이클 선수 세계의 씁쓸한 이면과 극한의 압박감을 담았다. 

제34회 SXSW 영화제, 제11회 룩셈부르크 영국&아일랜드 영화제, 제7회 호주 영국영화제, 제65회 코르크국제영화제, 제24회 탈린블랙나이츠영화제 등 다수의 영미권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스포츠 정신’이라는 환상

 

 <더 레이서>는 스피드한 사이클 경기의 박진감을 전달하고 짜릿한 승부의 세계를 펼치는 장르물이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스포츠 영화가 만들어온 ‘스포츠 정신’이라는 환상을 뒤엎는 드라마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사이클 선수들의 어두운 세계와 내면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주인공 돔 샤볼은 39세의 노장으로 선수 생활의 종말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린다. 페이스메이커라는 역할 때문에 우승을 한 적은 없지만 경력 20년 차 관록으로 팀원을 이끄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는 팀의 승리를 위해 가족관계를 비롯한 모든 것을 희생해왔지만, 나이에 대한 불신으로 내쳐질 위기에 빠져있다. 


사이클이 인생 그 자체인 샤볼은 심리적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상태지만 그를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팀원은 거의 없다. 업계의 몇몇 노장 동료들만 은퇴 선수들의 암울한 소식을 전해주고, 망가진 서로의 몸과 처지를 이해할 뿐이다. 


키에란 J. 월쉬 감독은 독특한 시각으로 샤볼을 바라본다. 그는 통상적인 스포츠 영화의 매력적 캐릭터가 아니다. 커리어에 대한 집착으로 생명의 위협속에서 금지된 약물에 의존하는 설정은 한계와 장애를 이겨내는 인간 승리의 영웅과는 거리가 멀다. 


부정적 시스템의 희생자나 고발자 등 사회물의 영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하다못해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는 루저의 철학적 혁명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이 응원할 수 없는 주인공에게 공감하게 된다. 

 

 

이겨도 지고, 생존해도 죽어가는


신체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특별히 출중하지 않은 샤볼은 부조리한 시스템을 비판하거나 벗어나려기 보다 충실히 적응해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팀이 승리해도 본인은 승리할 수 없는, 지는 것이 곧 직업인 주인공의 위치 부터가 역설적이다. 승리해도 패배하고 살아남아도 죽어간다. 


이 모순적이고 자기파괴적 행위에 집착하며 기본적 가치를 내팽겨치고 생명의 위협까지 감수하는 샤볼의 미련한 삶은, 결코 이상적이지 않지만 동정과 슬픔을 자아낸다. 그 감정의 실체는 관객의 자기연민일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피와 땀, 눈물만으로는 부족하다. 심지어 이 영화에서 피, 땀, 눈물은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여기에 더욱 위험하고 과감한 불법적 선택들이 더해져야 하고, 운까지 따라줘야 한다. 
불공정한 시스템이 아니라도 신체적 한계가 분명한 주인공이 순수한 노력만으로 승리하는 낭만적 기적은 없다. 


그것이 노력이 보상받고, 능력이 승패를 결정 짓는다는 ‘공정하다는 착각’이 지배하는 스포츠의 세계에서 벌어졌던, 그리고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것이 삶의 은유라는 사실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실내 장면과 레이싱 장면 모두 세트가 아닌 실제 로케이션 촬영을 고집한 감독은 특히 아일랜드 조지아 더블린을 배경으로 수백 명의 엑스트라와 수백 대의 라이더들을 동원해 드론 촬영까지 동반하며 ‘투르 드 프랑스’의 상징과도 같은 대규모 사이클 경주 장면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경주 장면의 생동감보다 돋보이는 대목은, 숨막히는 내면 풍경을 사실적인 묘사와 간결한 연출로 표현해낸 것이다. 
사이클 선수와 ‘투르 드 프랑스’의 중계 영상 밖의 모습과 에피소드를 관찰하는 재미도 얻을 수 있다. 


철인 3종 경기까지 출전할 만큼 캐스팅 이전부터 캐릭터 그 자체로 활동한 샤볼 역의 배우 루이스 탈페의 치열함을 전하는 ‘선수의 몸’과 섬세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대장동 항소 포기...대검예규, 선고형량 구형량의 1/2 미만 등이면 해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항소 포기가 관련 법규를 지킨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만 보면 이번 대장동 항소 포기가 위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357조(항소할 수 있는 판결)는 “제1심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지방법원 단독판사가 선고한 것은 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항소할 수 있으며 지방법원 합의부가 선고한 것은 고등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고, 제361조의5(항소이유)는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항소이유로 할 수 있다. 15.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형사소송법은 항소에 대한 피고인과 검찰의 재량을 인정하고 있는 것. 검찰의 항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대검찰청 예규인 ‘검사 구형 및 상소 등에 관한 업무 처리 지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구갑, 법제사법위원회, 성평등가족위원회, 4선)은 11일 국회에서 개최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예규를 제시하며 대장동 항소 포기가 정당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 예규에 따르면 선고형량이 구형

경제

더보기
김종민 의원, 관세협상에 “지금은 버틸 때...도장 빨리 찍을수록 손해...미국 사정 여의치 않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특별자치시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 3선, 사진)이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최대한 시간을 벌 것을 촉구했다. 김종민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지금은 서두를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 상태로는 도장 빨리 찍을수록 손해다. 우리 사정이 어렵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은 “미국도 사정이 여의치는 않다. 연방대법원 판결도 남아 있고 새로 당선된 뉴욕시장은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입장이 다르다”라며 “미국도 불확실성이 생겼다. 그럴수록 우리 협상력은 높아진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협상은 본질적으로 부담이 크다. 매년 200억 달러 투자 그중 150억 달러는 외환운용수익, 50억 달러는 정부 보증채로 충당한다는 구조다”라며 “그런데 외환운용수익이 작년에 90억 달러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것은 놀고 있는 돈이 아니다. 환율과 금리를 지탱하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그런데 200억 달러씩 10년을 내보내면 환율이 흔들리고 거시경제 전반에 큰 부담이 생긴다”고 설

사회

더보기
이민석 의원, “도시건축디자인혁신 사업, 제도 안착 위한 관리체계 강화 강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이민석 의원(국민의힘, 마포1)은 11일(화) 미래공간기획관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시건축디자인혁신 사업'의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도시건축디자인혁신 공모를 통해 총 22개소를 선정하였으나,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선정 후 미추진 사업장은 5곳, 이 중 3곳은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사업 포기와 지연 발생은 행정력 낭비는 물론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문제”라며, “서울시는 사업 포기 근본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민간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인센티브 체계와 공공기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 의원은 “도시건축혁신디자인 사업은 설계 단계의 혁신이 실제 준공 이후에도 구현되어야 그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서울시는 여전히 ‘설계의도 구현 및 이행 담보 등 제도개선 방안 마련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주민공동시설 개방 문제로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던 만큼, 더 큰 인센티브가 부여되는 도시건축디자인혁신 사업에서 유사한 갈등이 재현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