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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공기업에 정권 말 '낙하산 인사' 기승 …또 정치권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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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식구 챙기기 도가 지나치다” 목소리가 나와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금융공기업 주요 보직을 정치권 인사들이 잇따라 꿰차면서 정권 말 '낙하산 인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예보) 등 금융공기업 요직에 연이어 여권 인사들이 임명되면서 현 정부의 '제식구 챙기기'의 도가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보는 지난 2일 김영길 상임이사의 후임으로 지난해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했던 박상진 전 국회사무처 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차관보급)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임기 2년의 예보 상임이사는 사장의 임명으로 선임되는 방식이다.

 

강원 고성 출신인 박 신임 이사는 1995년 입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입법조사관(서기관),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이사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이사관) 등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더불어민주당 속초·인제·고성·양양 예비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예보는 "박 상임이사는 예산, 재정, 경제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며 "예금자보호와 금융 및 경제안정화 등을 주된 업무로 하는 예보에서도 그동안의 전문성과 경력을 십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같은당 출신 인사가 3년 연속 예보 주요직에 내려오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 상임이사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이한규 전 민주당 정책실장이 예보 감사로 선임됐다. 이한규 감사는 김진표 민주당 의원 보좌관, 민주당 정책위원회 예산결산수석전문위원, 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이후 지난해 총선에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로 나와 비례 10번을 부여받았다. 김영길 전 이사 역시 민주당 정책위원회 정책실장, 수석전문위원 출신이다.

 

예보 뿐만이 아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도 앞서 상임감사에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 부산시선거대책위 대외협력단장을 지낸 이동윤 감사를 선임한 바 있다. 특히 이 감사는 정치 관련 활동이 대부분으로, 금융관련 경험이 일천해 선임 당시 뒷말이 무성했었다. 이 감사의 임기는 오는 8일까지로, 그의 후임으로 이번에도 여당 출신 정치인이 올 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도 '보은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은은 지난 1월 신임 상임감사에 김종철 전 법무법인 새서울 대표변호사를 임명했다. 김 변호사는 법무법인 새서울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해왔으며,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 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대한변협 법관평가특별위원장, 한국가스공사 사외이사를 지냈다. 특히 김 감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법학과 동문으로, 대선캠프에서 법률자문역을 맡았던 경력이 주목받았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해 이인수 전 캄보디아증권거래소 이사장을 감사로 임명,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노조 측은 "캠코의 고유업무와 관련해 전문성과 경력이 전무하다"며 이 감사를 상대로 출근 저지 운동까지 벌였었다.이 감사는 한국선물거래소, 한국거래소 등에서 파생상품 관련 경력을 중점적으로 쌓아 기업 부실채권 인수와 구조조정을 주 업무로 하는 캠코와 크게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정무위 소관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0곳의 정무위 소관 공공기관에 재직하고 있는 임원들 중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인사는 총 197명이었다.

 

성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 가운데 문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이거나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인사, 또는 민주당 출신인 인사는 71명으로 그 비율은 전체의 36%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중소기업은행까지 4개의 금융 공공기관은 정무위 소관 공공기관의 평균 '낙하산 인사' 비율인 36%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 업무를 해야 하는 상임이사·감사직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들이 대거 내려오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자칫 정권 말 공공기관들의 방만 경영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금융공기업에 오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배치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추천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 기준은 전문성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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