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24 (월)

  • 맑음동두천 12.0℃
  • 맑음강릉 15.3℃
  • 연무서울 13.2℃
  • 연무대전 13.7℃
  • 맑음대구 14.1℃
  • 맑음울산 15.9℃
  • 구름조금광주 15.1℃
  • 맑음부산 15.5℃
  • 맑음고창 12.9℃
  • 구름많음제주 17.1℃
  • 맑음강화 11.1℃
  • 맑음보은 13.2℃
  • 맑음금산 13.6℃
  • 맑음강진군 14.9℃
  • 구름많음경주시 12.2℃
  • 맑음거제 13.1℃
기상청 제공

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샤이 진보'가 궁금하다

URL복사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샤이 보수'에 이어 '샤이 진보'라는 조어가 나왔다. 샤이보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자신은 보수주의자이지만 선거 때 보수정당 지지 의사를 적극 표명하지 않고 숨기는 ‘숨은 보수’ 지지층을 칭하는 말이었다.

 

이 말은 사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간의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샤이 트럼프‘가 원조 격이다. 이는 당시 트럼프 지지라고 하면 저학력자에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가 섞여 있기 때문에 트럼프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밝히기 어려운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말 지지율도 나쁘지 않았고, 여론조사 역시 민주당의 힐러리가 대세를 장악했기 때문에 8년 집권의 민주당 재집권을 꺼림직하게 생각했던 침묵하는 보수층으로 확대되었고, 이는 트럼프 당선과 공화당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2017년의 우리나라 대선에선 혹시나 샤이 보수의 힘으로 당시의 대세를 완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에게 보수정당이 막판 역전을 기대하는 희망에서 보수정치인들과 보수언론이 샤이 보수라는 말을 즐겨 사용했다. 그러나 샤이 보수의 힘은 대세의 벽을 넘기엔 너무도 무력했다.

 

그런데 최근엔 반대로 '샤이 진보'라는 조어가 나온다. 이 말을 들으니 진보진영이 매우 위기상황이며 다급하긴 하구나 하는 생각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다. '왜 샤이일까? 무엇에 대해 샤이일까?'라는 의문 말이다.

 

미국의 샤이 보수의 근저엔 워싱턴 정치를 격멸했던 그간 거의 정치적 행동을 보이지 않은 비주류계층이 있었다. 그리고 직접적으론 인종문제 등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안 좋은 인식에의 우려가 깔려 있었다. 우리나라의 샤이 보수에도 소위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적지 않은 부끄러움이 작용했었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 속에 보수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팽배해지고, 그 가치와 현실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인식과 함께 보수에 대한 각성으로 샤이 보수가 만들어진 것이다.

 

최근의 샤이 진보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LH투기의혹사건이 터지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후보 부동의 1위로 뜨고, 4월 7일의 서울·부산 보궐선거에 지금 같아선 참패가 예상되니까, 이렇게 수세에 몰린 진보가 그 기세에 눌려 하나의 정치공학적인 논리나 위기 탈출을 위한 술책으로 샤이 보수라는 용어를 본떠서 샤이 진보를 만든 것은 아닐까? 그런 샤이 진보이어선 절대 안 된다.

 

LH투기사건은 진보적 가치관을 살려 공정의 잣대로 명확히 밝혀내고 처벌하며 향후 대책을 마련하면 될 일이고, 시간이 아직은 남아있기에 윤석열 전 총장 그 이상의 좋은 대선 후보를 당당하게 만들면 될 일이며, 비록 당장은 보궐선거를 참패하더라도 1년 후의 지방선거 설욕을 위한 절치부심의 노력을 전개하면 될 일이다. 이런 일이라면 진보진영 스스로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샤이(Shy : 부끄러움, 수줍음), 진보는 왜 부끄럽고 수줍어야 하는가? 무엇이 부끄러운가? 왜 수줍어야 하는가? 이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조국 사태나 김상조 퇴진이유에서 보듯 내로남불이 부끄럽고, 부동산을 필두로 정책의 무능함이 부끄럽고, 도덕주의자인 체 했지만 결국은 속물이었던 그 모습이 부끄러운 것이다. 그러함에도 대가리가 깨져도 진보의 진영을 지키려는 그 과도한 광신적 굴레에의 집착이 부끄러운 것이다.

 

괜히 보수정당이 싫고, 그냥 민주당이 좋기에 지금의 정국을 안 본 척, 못 본 척 피해 있다가 결국은 선거 때가 되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그룹이 '샤이 진보'인가? 그건 아니다.

 

샤이 진보를 굳이 칭한다면 나는 ‘진보의 가치’를 ‘진영의 이해관계’로 완전히 말아먹은, 현재의 주류 집권세력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말없는 진보가 ‘샤이 진보’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진보는 지금 샤이해야 한다. 나는 이들이야말로 '진짜 진보'라 믿는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더불어민주당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내란 사범 사면 제한 추진”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내란으로 형이 확정된 사람의 사면을 제한하는 것을 추진한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포함한 사법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내란전담재판부 당연히 설치한다. 국민의 명령이다. 여기에 대해 더 이상 설왕설래하지 않기 바란다. 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필요성이 제기될 때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님께서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시면 차질 없이 처리하도록 하겠다”며 “이에 더해서 내란 사범이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도록 하겠다.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연이어 기각되고 지난 7월 19일 구속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기한이 오는 2026년 1월 18일까지라 내년 1월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92조(구속기간과 갱신)제1항은 “구속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올해 수능 난이도 상승…1등급컷 일제히 하락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에서 1등급을 받는 인문계열 수험생 비율이 증가하여 자연 계열 수험생은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수학 1등급 가운데 미적분·기하 비중은 감소하고 확률과 통계는 증가한 것이다. 더군다나, 대학 입학 논술전형 시험 응시율도 전년 대비 저조하게 나오자 올해 수능이 난이도 높게 출제돼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시·사탐 고득점자 증가로 문과 합격선 ↑ 2026학년도 수능이 전년도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되었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정시 합격선이 서울대 경영대학은 284점, 서울대 의예과는 294점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시 전형에서 문과 수험생이 증가하고 사회탐구 고득점자가 늘어난 점이 문과 상위권·중위권의 합격선을 끌어올려, 올해는 자연계보다 문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어·수학에서 고난도 문항이 배치되고, 독해 난이도가 높아진 영어는 영어 1등급 비율이 역대 가장 낮은 3%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지난 16일 종로학원이 2026학년도 수능 수학 과목의 1등급 비

문화

더보기
판소리로 읽는 한국 근대소설 대표 작가 현진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남산국악당의 상주단체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의 신작 ‘판소리 쑛스토리 III : 현진건 편’ 공연이 오는 12월 19일부터 20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펼쳐진다. 이 작품은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가 선보여온 단편시리즈의 세 번째 무대다. 앞선 두 번의 시리즈가 프랑스의 대문호 모파상의 단편을 1인극 판소리로 선보였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설가이자 한국 근대소설의 지평을 연 현진건의 작품을 판소리 언어로 풀어낸다. 소리꾼 박인혜가 작창·극본·연출을 맡아 최인환 음악감독과 함께 풍부한 이야기와 섬세한 음악으로 관객을 현진건의 작품 세계로 이끌 예정이다. 공연에서는 현진건의 대표작 △운수 좋은 날 △그립은 흘긴 눈 △정조와 약가 3편을 1인극과 다인극 형식으로 만나볼 수 있다. 박인혜, 이예린, 황지영, 이해원 등 네 명의 소리꾼이 홀로 혹은 함께 소설 속 각 인물의 삶과 비극, 욕망, 사회적 균열을 판소리로 읽어낸다. 현진건의 소설 속 인물들은 때론 비극적이면서도 한심하고, 때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근대적 개인의 초상을 보여준다. ‘판소리 쑛스토리 III : 현진건 편’은 그들의 얼굴 속에서 ‘오늘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