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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샤이 진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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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샤이 보수'에 이어 '샤이 진보'라는 조어가 나왔다. 샤이보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자신은 보수주의자이지만 선거 때 보수정당 지지 의사를 적극 표명하지 않고 숨기는 ‘숨은 보수’ 지지층을 칭하는 말이었다.

 

이 말은 사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간의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샤이 트럼프‘가 원조 격이다. 이는 당시 트럼프 지지라고 하면 저학력자에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가 섞여 있기 때문에 트럼프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밝히기 어려운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말 지지율도 나쁘지 않았고, 여론조사 역시 민주당의 힐러리가 대세를 장악했기 때문에 8년 집권의 민주당 재집권을 꺼림직하게 생각했던 침묵하는 보수층으로 확대되었고, 이는 트럼프 당선과 공화당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2017년의 우리나라 대선에선 혹시나 샤이 보수의 힘으로 당시의 대세를 완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에게 보수정당이 막판 역전을 기대하는 희망에서 보수정치인들과 보수언론이 샤이 보수라는 말을 즐겨 사용했다. 그러나 샤이 보수의 힘은 대세의 벽을 넘기엔 너무도 무력했다.

 

그런데 최근엔 반대로 '샤이 진보'라는 조어가 나온다. 이 말을 들으니 진보진영이 매우 위기상황이며 다급하긴 하구나 하는 생각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다. '왜 샤이일까? 무엇에 대해 샤이일까?'라는 의문 말이다.

 

미국의 샤이 보수의 근저엔 워싱턴 정치를 격멸했던 그간 거의 정치적 행동을 보이지 않은 비주류계층이 있었다. 그리고 직접적으론 인종문제 등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안 좋은 인식에의 우려가 깔려 있었다. 우리나라의 샤이 보수에도 소위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적지 않은 부끄러움이 작용했었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 속에 보수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팽배해지고, 그 가치와 현실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인식과 함께 보수에 대한 각성으로 샤이 보수가 만들어진 것이다.

 

최근의 샤이 진보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LH투기의혹사건이 터지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후보 부동의 1위로 뜨고, 4월 7일의 서울·부산 보궐선거에 지금 같아선 참패가 예상되니까, 이렇게 수세에 몰린 진보가 그 기세에 눌려 하나의 정치공학적인 논리나 위기 탈출을 위한 술책으로 샤이 보수라는 용어를 본떠서 샤이 진보를 만든 것은 아닐까? 그런 샤이 진보이어선 절대 안 된다.

 

LH투기사건은 진보적 가치관을 살려 공정의 잣대로 명확히 밝혀내고 처벌하며 향후 대책을 마련하면 될 일이고, 시간이 아직은 남아있기에 윤석열 전 총장 그 이상의 좋은 대선 후보를 당당하게 만들면 될 일이며, 비록 당장은 보궐선거를 참패하더라도 1년 후의 지방선거 설욕을 위한 절치부심의 노력을 전개하면 될 일이다. 이런 일이라면 진보진영 스스로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샤이(Shy : 부끄러움, 수줍음), 진보는 왜 부끄럽고 수줍어야 하는가? 무엇이 부끄러운가? 왜 수줍어야 하는가? 이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조국 사태나 김상조 퇴진이유에서 보듯 내로남불이 부끄럽고, 부동산을 필두로 정책의 무능함이 부끄럽고, 도덕주의자인 체 했지만 결국은 속물이었던 그 모습이 부끄러운 것이다. 그러함에도 대가리가 깨져도 진보의 진영을 지키려는 그 과도한 광신적 굴레에의 집착이 부끄러운 것이다.

 

괜히 보수정당이 싫고, 그냥 민주당이 좋기에 지금의 정국을 안 본 척, 못 본 척 피해 있다가 결국은 선거 때가 되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그룹이 '샤이 진보'인가? 그건 아니다.

 

샤이 진보를 굳이 칭한다면 나는 ‘진보의 가치’를 ‘진영의 이해관계’로 완전히 말아먹은, 현재의 주류 집권세력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말없는 진보가 ‘샤이 진보’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진보는 지금 샤이해야 한다. 나는 이들이야말로 '진짜 진보'라 믿는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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