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클리셰와 비틀기’의 익숙함을 넘어선 공포 스릴러 <아이 씨 유>

URL복사

뒤통수를 치는 영화적 트릭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인적이 드문 미국 교외 도시의 숲에서 소년 실종 사건이 발생하고, 담당 형사인 그렉의 집에는 미스테리한 기운이 감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라인업에 참여하는 등 공포 · 스릴러 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담 랜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19년 파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수상작이다.

 

한 집에서 고립된 가족


혼자 자전거를 타고 숲속길을 가던 열 살 소년이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의해 자전거에서 분리돼 공중부양한다. 자전거만 남은 채 소년은 실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작은 교외 도시는충격에 사로잡힌다. 동일한 시그니처가 발견되는 등 15년 전 일어났던 아동 연쇄 살인 사건이 재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납치범은 이미 체포돼 수감중인 상태로 당시 범인을 직접 검거한 담당 형사 그렉과 파트너는 의아해하며 수사에 나선다. 
그렉은 의사인 아내 재키와 10대 아들 코너와 함께 커다란 고급 주택에 거주하지만 집안의 내부 분위기는 삭막하다. 재키가 아침식사로 구운 팬케익을 코너는 먹지 않는다. 


그렉은 아내가 나가고 난 뒤 거실 소파에서 잠을 깬다. 재키는 자신의 잘못으로 해체 위기에 빠진 가정을 봉합하려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며, 가족들은 그녀에 대한 배신감이 치유되지 않은 상태다. 

 


한 집에 거주하고 있지만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던 가족들은 각자 집안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없어진 물건이 엉뚱한 위치에서 발견되거나, TV가 저절로 켜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말소리가 들린다. 


재키는 몇차례 가족에게 이 의심스러운 상황을 확인하려 시도하지만 그녀와 대화를 거부하는 가족들로 인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렉은 사건과 아내에 의한 스트레스로 수면제를 먹고 잠들기 때문에 밤새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눈치채지 못하고, 헤드셋을 쓰고 게임에 빠져있는 코너 또한 마찬가지다. 

 

의외성과 설득력을 갖춘 반전


<아이 씨 유>는 가장 믿고 의지하는 관계가 흔들리거나 무너질 때 엄습하는 불안과 공포를 담았다. ‘집’이 공포의 공간이 되는 영화들이 그렇듯, 안정적 공간이 두려움의 공간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연쇄 아동 실종 사건은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와 친근한 이웃에 대한 안정감이라는 선입견을 깨트린다. 


그림 같은 집에 사는 의사와 경찰 부부는 겉보기에 행복한 중산층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해체 직전의 위기다. 엄마와 아내의 불륜으로 서로의 신뢰는 심각한 금이 가 있는 상태다. 대화를 나누기 힘들며 비밀을 간직한 이들 관계는 사건과 상황을 인지하거나 해결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 이유로 작용하면서 미스터리를 만든다. 이웃과 가정에 대한 불신, 그리고 공권력조차 의지할 수 없는 존재가 되면서 영화의 아름다운 마을과 저택은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공간이 된다. 


영화는 이 같은 현대인들의 위기감을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 담았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한 인기척과 마을의 사건은 심령물을 의심하게 만든다. 하지만 중반부터 시점을 달리해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고 이야기의 국면이 바뀌면서 페이크다큐로 진행된다. 

 


마지막 반전은 범인과 사연을 밝히는 범죄물의 구성을 취한다. 결국, 장르의 변주를 거듭하던 이 영화의 정체성은 관객에게 정보를 숨기거나 오해하게 만들거나 또는 과도하게 집중하고 추리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트릭을 이용한 반전 영화인 셈이다. 반전의 반전으로 관객에게 몰입감을 준다는 점은 <아이 씨 유>의 결정적 매력이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전형적 장르물로 관객이 인식하도록 유도해 뒤통수를 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롤러코스터의 짜릿한 구간을 만나기 위해 진부한 연출과 효과로 이루어진 밋밋한 구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스토리와 장르의 반전이 의외성과 설득력을 어느 수준까지 갖추고 있는 점, 서스펜스 장치를 풍부하게 배치해 긴장감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점, 영화 전반의 떡밥과 트릭들이 전체 스토리와 유기성을 대부분 획득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즐길만한 스릴러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尹 대통령, 총선 불출마·낙천·낙선 국힘 의원 격려 오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 불출마·낙천·낙선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격려차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22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거나 낙선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초청해 비공개로 오찬을 함께하며 "우리는 민생과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고 밝혔다. 김수경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당과 국민을 위해 헌신해온 의원들을 격려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찬 모두발언을 통해 통해 "나라와 국민, 그리고 당을 위해 애쓰고 헌신한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우리는 민생과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고 했다. 이어 "현장 최일선에서 온몸으로 민심을 느낀 의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도리"라며 "국회와 민생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 온 여러분들의 지혜가 꼭 필요한 만큼, 여러분들의 고견을 많이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참석 의원들의 선거 패인 분석, 제언이 이어졌는데, 쓴소리도 여과없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말없이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한 산림과학자의 집념과 끈기가 밝혀낸 아픈 역사의 민낯 <전나무 노거수는 일제의 신목이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우리 땅에 있는 전나무 노거수(老巨樹)들의 대부분이 일제에 의해 심어졌다고 주장하는 책이 출간됐다. 북랩은 국립산림과학원 출신의 산림과학자가 전국 곳곳에 있는 전나무 노거수들이 일제의 잔재임을 고찰한 ‘전나무 노거수는 일제의 신목이다’를 펴냈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환경은 전나무가 자생할 만한 생육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1980년부터 약 40여 년간 산림과학을 연구하고 강의해온 저자는 우리 남부지방 곳곳의 사찰에 전나무 노거수들이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이에 대한불교 조계종 24개 교구 본사와 조선 왕릉, 대관령 산신당,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통영 충렬사, 권율 장군의 묘소 및 각지의 공공시설을 답사하며 조사했다. 전나무가 가슴높이 직경 60~100cm 정도로 자라는 데는 80년에서 100년 이상이 걸린다. 저자가 답사한 각지의 전나무들 대다수의 크기가 이 가슴높이 직경에 해당했다. 즉, 이 전나무들이 사람에 의해 심어진 것이라면 1800년대 말에서 1900년대 중반까지 일제가 심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가슴높이 직경 60~69cm급의 나무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보아 일제강점기 중의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전나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