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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공재개발' 실현 가능성 갈수록 희박해 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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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발에다 서울시장 후보 모두 민간 재건축·재개발 공약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역세권, 준공업지역 등 서울지역 21곳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첫 선도사업 후보지로 발표한 가운데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선정한 공공재개발 1차 후보지에 대한 주민설명회 등 관련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2차 후보지를 서둘러 발표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실제 공공주도의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는커녕 애꿎은 빌라 등 다세대주택 가격만 올리거나 해당 지역 주민들 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선정한 1차 후보지 8곳 가운데 봉천13구역을 제외하고는 정비사업의 첫 시작인 주민설명회조차 열리지 못했다. 지난달까지 8곳에서 설명회를 마친다는 정부의 계획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또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지자체가 밀어붙이면서 반발을 낳고 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전면에 나서는 공공개발 사업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또 후보지 대부분이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빌라촌 등 저층 주거단지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보니 주민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서울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2차 후보지 16곳을 선정·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후보지들은 주로 역세권의 5만㎡ 이상 대규모 노후 주거지다.

 

후보지는 ▲노원구 상계3(1785가구) ▲성북구 장위8(2387가구) ▲장위9(2300가구) ▲양천구 신월7동-2(2219가구) ▲영등포구 신길1(1510가구) ▲송파구 거여새마을(1329가구) ▲동작구 본동(1004가구) 등 16곳이다. 비교적 입지가 좋은 한남1과 성북4 등 4곳은 주민 반대 등으로 후보지에서 제외됐다.

 

공공재개발은 LH, SH 등 공공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용적률을 법정 한도의 120%까지 부여하고, 늘어난 용적률의 20~50%를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고, 인허가 절차도 대폭 축소되는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정부는 지난 1월 ▲동작구 흑석2 ▲영등포구 양평13·14 ▲동대문구 용두1-6·신설1 ▲관악구 봉천13 ▲종로구 신문로2-12 ▲강북구 강북5 등 8곳을 공공재개발 1차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1차에서 발표된 8곳 물량 4700가구를 포함해 모두 2만4902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애초 공공재개발로 2만 가구를 목표로 했던 정부의 계획보다 5000가구가 많은 것이다.

 

LH 땅 투기 의혹에도 불구하고, 정부 주도의 공공 정비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성난 부동산 민심을 수습하지 않고서는 2·4 대책의 한 축인 도심 주택 고밀 개발의 추진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연내 토지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 지구지정 요건을 갖추면 토지주에게 민간 재개발사업 때보다 최대 30%p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정부 계획대로 공공 정비사업이 추진될지 여전히 미지수다. 관련 법령이 늦어지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야 후보 모두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 정비사업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이 아닌 공공주택특별법이 적용된다. 현재 여야는 재보궐선거 이후 다시 논의한다는 입장이어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늦어지고 있다.

 

또 하지만 실제 주민들이 공공개발에 얼마나 참여할지 낙관할 수 없다. 정비사업의 특성상 토지 수용 등 이해당사자 간 조율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LH 투기 의혹을 시작으로,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이어지면서 공공개발에 대한 불신이 커진 탓이다.

 

여기에 LH 땅 투기 의혹이 워낙 광범위하고, 수사가 시작단계로 언제 마무리될지도 가늠하기 쉽지 않은 만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택시장에선 정부가 말한 수익률이 보장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민들의 이해관계 조정과 토지 보상 등으로 사업 기간이 지연될 경우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공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LH 사태로 공공주도개발에 대한 불신이 깊어져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H 사태로 신뢰를 잃은 공공에 지역 주민들이 정비사업을 맡길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차질 없이 공공 정비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관련 법안에 대한 국회 논의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3기 신도시 신규 택지로 지정된 경기 시흥 광명 토지 소유자들이 LH에 땅을 팔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공 정비사업의 주체인 LH에서 불거진 투기 의혹이 확산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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