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03 (토)

  • 맑음동두천 -12.7℃
  • 맑음강릉 -4.8℃
  • 맑음서울 -9.5℃
  • 맑음대전 -9.2℃
  • 맑음대구 -5.8℃
  • 맑음울산 -5.9℃
  • 구름많음광주 -3.0℃
  • 맑음부산 -4.3℃
  • 맑음고창 -4.9℃
  • 흐림제주 4.7℃
  • 맑음강화 -11.4℃
  • 맑음보은 -11.8℃
  • 맑음금산 -9.3℃
  • 구름많음강진군 -0.5℃
  • 맑음경주시 -6.1℃
  • 맑음거제 -2.3℃
기상청 제공

문화

거리의 사람들을 봄의 하객으로 초대하는 색다른 예식 <What a lovely day!>

URL복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명소라 임승현 작가의 2인전 ‘What a lovely day!’가 인사동 갤러리 토포하우스에서 4월 21일부터 5월 4일까지 개최된다.

두 작가의 결혼식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아보카도의 초록색을 콧잔등에 묻힌 신부와 밀짚모자의 노란색을 뺨에 물들인 신랑이 “오늘 참 멋진 날이지 않아요?”라고 외치며 거리에 나온 사람들을 봄의 하객으로 초대하는 색다른 예식이다.

정신없이 바쁘고 아픈 현대사회에서는 우리를 웃음 짓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가치가 전복돼 번쩍이는 탈을 쓴 채로 사람들을 속인다. 베풂의 미덕보다 빼앗기지 않는 법을 되새기고 공허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빈 플라스틱 껍데기 같은 외면 위로 화려함을 덧칠한다. 보이지 않는 족쇄에 묶인 많은 이들이 자신과 상대를 할퀴어대며 저마다 바삐 불행해지곤 한다. 너무도 다른 서로의 모습에 이해보다는 섣부른 오해를 앞세우며 공존이 아닌 고립으로 향하는 괴로운 세상 속에서 두 작가는 어떻게 오늘 하루도 ‘이거 정말 끝내주게 사랑스러운 날인데?’하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임승현 작가는 따뜻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당신의 이야기를, 명소라 작가는 강렬한 색감으로 재해석된 성화(聖畫)의 모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가톨릭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명소라 작가는 인간이 욕망하는 화려함의 이면과 본질, 그를 통한 자아의 명암(明暗)에 대해 고찰했고 불완전하고 나약한 자아를 지탱하고 위로해 주는 대상들을 이콘(icon)이라 하는 상징성이 담긴 성화로 표현하는 작업을 발전시켜왔다. 작가의 자전적인 종교화 속 마리아는 의사 가운을 입고 그녀의 품에는 예수 대신 고양이가 안겨있다. 예수님의 심장에는 오토바이 엔진이, 갓난아기를 감싸고 있는 나이 든 여성의 얼굴엔 더 없는 온화함과 성스러움이 깃들어있다. 이처럼 작가에게 있어 ‘종교’란 세상을 창조한 절대자나 깨달음을 얻은 인외(人外)적인 존재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아주 가까이에 실재하는 소중한 것들이 ‘나’를 지탱하는 힘으로, 작품을 통해 비종교인인 자신에게 종교적 믿음을 가지게끔 해준 것들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성인(聖人)의 모습이 걸린 벽면의 반대쪽에는 보호받지 못하고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마음에 소망의 거울을 비춘듯한 임승현 작가의 동화가 펼쳐진다. 여전히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으며 행복을 꿈꾸는 동화 속 인물들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스스로가 삶의 주인임을 알고 있고 동글동글하게 빛나는 눈에는 다른 이들이 주장하는 행복의 공식이 아닌 나만의 철학과 확신이 가득 담겨있다. 동양화의 수묵기법으로 시작된 작가의 인물 관찰기는 대상자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을 더욱 솔직하고 호소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만화적이고 풍자적인 형태와 연결 지어졌고 티 없이 따뜻한 색채로 완성됐다. 애틋한 누군가를 생각하며 눈 오는 날 케이크를 싣고 운전을 하는 것,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위해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것. 실없는 대화 속에 솟아오른 봉긋한 광대의 진주알 같은 광채를 발견하는 것처럼 아주 미미한 것에도 애정을 가지고 관찰하며 귀중히 여길 수 있다면 그 마음은 나와 상대를 거쳐 세상을 향하게 된다. 작가는 이 모든 연쇄 반응이 결국 삶을 사랑하도록 만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알게 되면 아무리 짙은 먹구름이 낀 날에도 이렇게 외치고야 마는 것이다. ‘What a lovely day, What a lovely day!’ 이 얼마나 멋진 날인지.

우리를 지키는 ‘신성(神聖)함’과 우리가 지켜야 할 ‘선(善)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명소라 임승현 작가의 만남은 서로 다른 세계가 마주했을 때 일어나는 변화가 사실은 다채롭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모래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불안과 혼란 속에서도 우리 모두는 사랑스러움을 발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으며, 두 작가는 자신들의 뜻깊은 결혼식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그림의 의도와 상징성에 갇히지 않고 작품 속 이야기를 음미하는 재미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정청래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 꼭 포함시켜야 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2026년 새해에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치권 유착 및 비리 의혹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일 먼저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히며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정청래 당대표는 2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2026년 새해 1호 법안은 제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이다”라며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윤석열 파면 이후 누구 하나 제대로 단죄받은 책임자가 없다. 제대로 사죄를 한 책임자도 없다. 채 해병 특검,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에서 미처 다 밝혀내지 못한 비리와 부정부패, 국정농단 의혹들이 여전히 넘쳐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과 통일교·신천지 간의 정교 유착 의혹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끊어낼 것은 끊어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훼방 놓기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협조하시기 바란다.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를 왜 포함시키냐고 어깃장을 놓고 있기 때문에 (통일

경제

더보기
최태원 SK 회장 “AI라는 시대의 흐름 타고 ‘승풍파랑’의 도전 나서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6년 신년사를 통해 “AI라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거친 파도를 거침없이 헤쳐 나가자”고 밝혔다. 최 회장은 1일 오전 SK그룹 전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로 신년사를 전하며 “그간 축적해온 자산과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움을 만드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마음가짐으로, 다가오는 파도를 헤쳐 나가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의 도전에 나서자”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 서두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SK그룹은 더 멀리,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단단한 기초체력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면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을 통해 내실을 다져온 구성원들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판도와 사업 구조가 재편되는 격동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AI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현실이 됐다”면서 “메모리, ICT, 에너지설루션, 배터리와 이를 잇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SK가 수십 년간 묵묵히 걸어온 길은 결국 오늘의 AI 시대를 준비해 온 여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간 쌓아온 시간과 역량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선택 가능한가 다른 주거 시설은 없는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아파트 너머로 땅으로’를 출판했다. ‘아파트 너머로 땅으로’는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가 당연해진 이 시대에 ‘선택 가능한가 다른 주거 시설은 없는가’를 묻는 책이다. 추상적 주거 담론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토지 제도와 행정적, 역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주거와 삶의 구조를 차분히 짚어 나간다. 이를 통해 독자는 막연한 이상이 아닌, 현실에서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로서의 ‘땅과 삶’을 구체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저자 문홍열은 40년 넘게 토지행정과 토지연구에 몸담아 온 토지 전문가이자 작가다. 산업화 과정에서 산과 논밭이 공장과 주거지로 전환되고, 바다가 매립돼 수변도시가 형성되는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토지의 본질적 가치와 인간의 행태를 탐구해 왔다. 행정학 박사학위 취득 후 25년 넘게 강연과 칼럼, 저술 활동을 이어 왔으며, 문학 분야에서는 한국 예술인으로 활동하며 토지 이야기를 우리의 삶과 연결해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재건축 고층아파트 과연 될까? 믿어도 될까? 등 토지를 둘러싼 권리에서 책임까지, 사유재산에서 공적 사이의 긴장을 균형 있게 다뤘다. ‘내 땅이니 내 마음대로’라는 인식이 왜 갈등을 낳는지, 역순으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활력과 열정이 넘치는 ‘붉은 말띠의 해’, 새해의 목표는?
다사다난했던 2025년 ‘푸른 뱀띠의 해’를 보내고, 활력과 열정, 속도와 변화의 에너지가 강하다고 여겨지는 ‘붉은 말띠의 해’ 병오년(丙午年)이 밝았다. 새해는 개인에게는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출발점이며, 국가적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점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국가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치러진 6·3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큰 정치적 변화를 겪었다. 이후 경제와 외교 전반에서 비교적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주 APEC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사상 첫 수출 7천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6위 수출 국가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정부는 새해 국정목표를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연대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 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 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 등 5대 국정 목표와 123대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