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5 (수)

  • 맑음동두천 19.5℃
  • 맑음강릉 14.5℃
  • 맑음서울 18.8℃
  • 맑음대전 19.9℃
  • 연무대구 17.5℃
  • 흐림울산 13.6℃
  • 맑음광주 18.6℃
  • 흐림부산 13.0℃
  • 맑음고창 15.6℃
  • 맑음제주 15.2℃
  • 맑음강화 14.1℃
  • 맑음보은 18.6℃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7.8℃
  • 구름많음경주시 15.4℃
  • 구름많음거제 14.6℃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 돋보기】 정체성에 대한 흥미롭고 감성적인 블랙코미디 우화 [애플]

URL복사

기억상실증이 감기처럼 흔한 세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원인 모를 단기 기억상실증 유행병에 걸린 알리스에게 유일하게 남은 기억은 이름도 
집 주소도 아닌 한 입 베어 문  사과의 맛이다.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최우수 작품상 후보, 제56회 시카고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 등에 이어 한국에서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 공식 초청을 받는 등 전 세계 영화제 10개 부문 수상과 13개 부문 노미네이트됐다.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


‘기억상실증’이란 소재에 대한 가장 보편적 반응은 진부하다는 인상일 것이다. 그만큼 오랜 세월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쓰이고 그래서 이제는 너덜너덜해진 재료다. 


바꿔서 말하면 그만큼 매력적인 테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간의 존재란 무엇일까. 사회적 관계도 신분도 기억이라면 기억이 상실된 상태에서 나는 무엇일까. 드라마에서 극적인 전환을 위한 ‘막장적’ 장치로 쓰일 때조차도 기억상실증은 그 자체가 이 같은 존재론적인 고민을 암시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기억상실증을 안고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애플> 또한 이 같은 기억과 정체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담았지만, 잔잔하고 감성적인 코미디로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알리스는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된다. 병원에 실려온 그는 의사로부터 요즘 유행하는 기억상실증이라는 병명을 듣게 된다. 병원에서 기억력 테스트를 하면서 가족을 기다리지만 아무도 그를 찾지 않는다. 기억상실증이 유행병이라는 것은 기억의 상실이 일상이 된 세계다. 


도로에 주저 앉아있는 남성에게 여자는 바로 옆에 있는 차를 빼달라고 하지만 남성은 자신이 그 차에서 방금 내렸다는 사실 조차 모른다. 클럽에서 춤을 추다가, 축구장에서 경기를 보다가 갑자기 상황에 던져진 자신에게 당황한 환자들이 즐비하다. 그런 세계에서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비극적이지 않다. 고통을 포함한 복잡한 감정은 어쩌면 기억에서 오는 것이니까. 이런 세상이다 보니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가족을 찾을 수 없는, 그래서 사회적 신분을 확인하거나 보호받을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 상식적인 사회 문화적 상징이나 약속을 기억 못하기 때문에 취직이나 독립된 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무연고 환자의 새출발을 돕는 것이다.


알리스는 새로운 경험으로 새로운 기억과 자아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자전거를 타는 것부터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까지 병원으로부터 매번 새로운 미션을 받고 이를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기며 하루하루를 새롭게 지낸다. 

 

차세대 그리스 거장


<애플>은 사회적 고립이 만연한 팬데믹 시대에 더욱 특별하다. 사진을 찍어서 ‘인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식적인 경험을 하는 주인공의 행위들은 체험이나 관계가 인스타그램용으로 이루어지는 세태에 대한 유머러스한 비유로 읽힌다. 


영화는 성장의 과정을 함축시킨듯한 직설적인 상징들을 쏟아내며 삶과 정체성, 기억과 사람의 속성에 대한 흥미롭고도 감성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어이없는 아날로그적 방식의 프로그램 진행 방식도 재미있다. 

 


케이트 블란쳇이 제작한 영화라는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작 <블루 재스민>부터 토드 헤인즈 감독의 <캐롤> 등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사랑받고 있는 케이트 블란쳇은 자신의 주연작 <캐롤>에 이어 두 번째로 장편 영화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다.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의 작품 세계에 매료됐다고 참여 배경을 밝힌 케이트 블란쳇은 니코우 감독의 차기작 <핑거네일>(2022)까지 연이어 제작 참여하며 든든한 서포트를 보내고 있다. 


차세대 그리스 거장 감독으로 손꼽히는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단편 영화 <KM>으로 로트르담국제영화제, 스톡홀름국제영화제, 팜스프링스영화제 등 전 세계 40여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첫 장편 영화 데뷔작 <애플> 이전에도 굵직한 작품들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제2의 요르고스 란티모스’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실제로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송곳니>의 조감독으로 활동했으며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연출하고 최고의 트릴로지로 평가받는 ‘비포 시리즈’ 중 <비포 미드나잇>의 조감독으로도 참여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 부문 그리스 대표 출품작으로 이목을 끈 <애플>에 이어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핑거네일>의 주연 캐스팅으로 캐리 멀리건을 낙점하며 할리우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알리스 역을 맡은 알리스 세르베탈리스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알프스>를 비롯해 영화제 11개 부문 수상 및 20개 노미네이트작 <더 웨이터>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한 그리스를 대표하는 배우다. <애플>로 제61회 데살로니키 국제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알리스와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안나 역을 맡은 소피아 게오르고바실리는 <어사 미노>, <니마> 등에 출연하며 연기는 물론 직접 단편 영화 4편의 연출과 각본을 진행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조재희 더불어민주당 송파구청장 예비후보】 송파의 삶을 디자인하다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청장에 출사표를 던진 조재희 예비후보를 만나 구청장 출마의 변과 구청장이 되면 어떤 구청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이번 송파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저는 약 40년 동안 송파에서 거주하며 세 아이를 키웠고, 송파의 변화를 몸소 겪어온 '진짜 송파 사람'입니다.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 선대위 정책부본부장을 지냈

정치

더보기
【특집-조재희 더불어민주당 송파구청장 예비후보】 송파의 삶을 디자인하다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청장에 출사표를 던진 조재희 예비후보를 만나 구청장 출마의 변과 구청장이 되면 어떤 구청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이번 송파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저는 약 40년 동안 송파에서 거주하며 세 아이를 키웠고, 송파의 변화를 몸소 겪어온 '진짜 송파 사람'입니다.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 선대위 정책부본부장을 지냈

경제

더보기
삼성, 중동 체류 임직원과 가족에 격려 선물…선물은 이재용 회장 제안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삼성이 중동 지역에 체류하는 관계사 파견 임직원과 가족들을 위해 격려의 선물을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 500여명과 가족들을 위해 격려 선물을 전달했다. 격려 선물은 이재용 회장의 제안으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직원들은 삼성전자 16인치 갤럭시 북6 프로와 갤럭시S26 울트라, 갤럭시탭 S11 등으로 구성된 모바일 기기 세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또 가족들에게는 전통 시장과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다. 임직원 1인 및 가족당 선물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00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어러운 여건 속에서도 헌신해 주신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앞서 삼성은 중동 전쟁 사태가 발발하자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모두 귀국하거나 제3국으로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현재 중동 지역 내 삼성 파견 임직원들은 ▲UAE ▲카타르 ▲사우디 3개 국가에 남아 있으며, 중동 전쟁 당사국인 ▲이란 ▲이라크 ▲이스라엘에서는 전

사회

더보기
부산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흉기로 찔러 살해 49세 김동환 신상정보 공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부산광역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49세 김동환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부산광역시경찰청은 24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김동환의 신상정보를 2026년 3월 24일∼4월 23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부산광역시경찰청에 따르면 김동환은 17일 오전 5시 30분께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주거지에서 직장동료였던 기장 B씨를 덮치고 도구를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도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동환은 A씨 살해 후 추가 범행을 위해 경상남도 창원시에 있는 또 다른 전 동료 C씨 주거지에 찾아갔지만 범행을 하지는 못했다. 김동환은 울산광역시로 도주했다가 17일 오후 8시께 경찰에 붙잡히고 20일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김동환은 공군사관학교 선배이자 직장 동료였던 A씨 등 기장 4명에게 앙심을 품고 수개월 전부터 몰래 따라다니며 택배기사로 위장해 주거지를 파악하고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오는 26일 김동환을 검찰로 송치한

문화

더보기
전통 인형극 ‘옴니버스 인형극 음마갱깽 인형극장’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통 인형극 ‘덜미’와 전통 연희를 결합한 옴니버스 인형극 ‘음마갱깽 인형극장’이 오는 4월 18일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번 공연은 연희공방 음마갱깽과 서울남산국악당의 공동기획으로 진행되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주체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음마갱깽 인형극장’은 덜미 인형을 비롯한 전통 캐릭터를 활용해 사물놀이, 버나, 재담 등 다양한 전통 연희 요소를 인형극으로 풀어낸 옴니버스형 공연이다. 덜미 인형이 직접 춤을 추고 사물놀이를 연주하며, 연희자의 얼굴을 그대로 깎아 만든 인형과 실연 연주가 결합된 라이브 퍼포먼스 형식으로 구성된다. 관객은 인형과 연희자의 호흡, 국악의 리듬,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덜미 인형과 이시미 캐릭터가 펼치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마련됐다. 전통 인형극의 익살스러운 매력과 전통 연희의 흥겨운 에너지가 어우러져 관객에게 색다른 무대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희공방 음마갱깽은 전통 인형극 ‘덜미’를 바탕으로 인형 제작과 공연 창작을 함께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