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23 (목)

  • 맑음동두천 10.8℃
  • 구름많음강릉 17.2℃
  • 맑음서울 12.9℃
  • 흐림대전 12.7℃
  • 흐림대구 12.8℃
  • 흐림울산 13.8℃
  • 흐림광주 12.2℃
  • 부산 14.0℃
  • 흐림고창 10.5℃
  • 제주 13.1℃
  • 맑음강화 12.7℃
  • 흐림보은 9.1℃
  • 흐림금산 11.9℃
  • 흐림강진군 11.0℃
  • 흐림경주시 11.7℃
  • 흐림거제 11.1℃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 돋보기】 정체성에 대한 흥미롭고 감성적인 블랙코미디 우화 [애플]

URL복사

기억상실증이 감기처럼 흔한 세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원인 모를 단기 기억상실증 유행병에 걸린 알리스에게 유일하게 남은 기억은 이름도 
집 주소도 아닌 한 입 베어 문  사과의 맛이다.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최우수 작품상 후보, 제56회 시카고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 등에 이어 한국에서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 공식 초청을 받는 등 전 세계 영화제 10개 부문 수상과 13개 부문 노미네이트됐다.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


‘기억상실증’이란 소재에 대한 가장 보편적 반응은 진부하다는 인상일 것이다. 그만큼 오랜 세월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쓰이고 그래서 이제는 너덜너덜해진 재료다. 


바꿔서 말하면 그만큼 매력적인 테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간의 존재란 무엇일까. 사회적 관계도 신분도 기억이라면 기억이 상실된 상태에서 나는 무엇일까. 드라마에서 극적인 전환을 위한 ‘막장적’ 장치로 쓰일 때조차도 기억상실증은 그 자체가 이 같은 존재론적인 고민을 암시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기억상실증을 안고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애플> 또한 이 같은 기억과 정체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담았지만, 잔잔하고 감성적인 코미디로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알리스는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된다. 병원에 실려온 그는 의사로부터 요즘 유행하는 기억상실증이라는 병명을 듣게 된다. 병원에서 기억력 테스트를 하면서 가족을 기다리지만 아무도 그를 찾지 않는다. 기억상실증이 유행병이라는 것은 기억의 상실이 일상이 된 세계다. 


도로에 주저 앉아있는 남성에게 여자는 바로 옆에 있는 차를 빼달라고 하지만 남성은 자신이 그 차에서 방금 내렸다는 사실 조차 모른다. 클럽에서 춤을 추다가, 축구장에서 경기를 보다가 갑자기 상황에 던져진 자신에게 당황한 환자들이 즐비하다. 그런 세계에서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비극적이지 않다. 고통을 포함한 복잡한 감정은 어쩌면 기억에서 오는 것이니까. 이런 세상이다 보니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가족을 찾을 수 없는, 그래서 사회적 신분을 확인하거나 보호받을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 상식적인 사회 문화적 상징이나 약속을 기억 못하기 때문에 취직이나 독립된 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무연고 환자의 새출발을 돕는 것이다.


알리스는 새로운 경험으로 새로운 기억과 자아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자전거를 타는 것부터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까지 병원으로부터 매번 새로운 미션을 받고 이를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기며 하루하루를 새롭게 지낸다. 

 

차세대 그리스 거장


<애플>은 사회적 고립이 만연한 팬데믹 시대에 더욱 특별하다. 사진을 찍어서 ‘인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식적인 경험을 하는 주인공의 행위들은 체험이나 관계가 인스타그램용으로 이루어지는 세태에 대한 유머러스한 비유로 읽힌다. 


영화는 성장의 과정을 함축시킨듯한 직설적인 상징들을 쏟아내며 삶과 정체성, 기억과 사람의 속성에 대한 흥미롭고도 감성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어이없는 아날로그적 방식의 프로그램 진행 방식도 재미있다. 

 


케이트 블란쳇이 제작한 영화라는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작 <블루 재스민>부터 토드 헤인즈 감독의 <캐롤> 등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사랑받고 있는 케이트 블란쳇은 자신의 주연작 <캐롤>에 이어 두 번째로 장편 영화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다.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의 작품 세계에 매료됐다고 참여 배경을 밝힌 케이트 블란쳇은 니코우 감독의 차기작 <핑거네일>(2022)까지 연이어 제작 참여하며 든든한 서포트를 보내고 있다. 


차세대 그리스 거장 감독으로 손꼽히는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단편 영화 <KM>으로 로트르담국제영화제, 스톡홀름국제영화제, 팜스프링스영화제 등 전 세계 40여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첫 장편 영화 데뷔작 <애플> 이전에도 굵직한 작품들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제2의 요르고스 란티모스’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실제로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송곳니>의 조감독으로 활동했으며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연출하고 최고의 트릴로지로 평가받는 ‘비포 시리즈’ 중 <비포 미드나잇>의 조감독으로도 참여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 부문 그리스 대표 출품작으로 이목을 끈 <애플>에 이어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핑거네일>의 주연 캐스팅으로 캐리 멀리건을 낙점하며 할리우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알리스 역을 맡은 알리스 세르베탈리스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알프스>를 비롯해 영화제 11개 부문 수상 및 20개 노미네이트작 <더 웨이터>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한 그리스를 대표하는 배우다. <애플>로 제61회 데살로니키 국제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알리스와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안나 역을 맡은 소피아 게오르고바실리는 <어사 미노>, <니마> 등에 출연하며 연기는 물론 직접 단편 영화 4편의 연출과 각본을 진행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한국·인도, 전략산업 협력 확대...에너지 자원·나프타 안정적 수급 협력”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한국과 인도가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한다.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도 지속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다모다르다스 모디 인도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해 이같이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뉴델리 영빈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해 “저와 총리님은 대한민국과 인도가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최적의 전방위적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데 서로 공감했다”며 “이에 따라 기존 경제협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조선, 금융, 인공지능, 국방·방위산업을 비롯한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와 인적 교류도 한층 강화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는 양국 간 경제협력의 틀을 고도화해 동반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기로 했다. 양국 간 첫 번째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핵심광물, 원자력발전소,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최근의 중동 정세를 고려해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

경제

더보기
당정청, 차량 5부제 참여 시 자동차 보험료 할인 상품 5월 중 출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차량 5부제 참여 시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이 5월 중 출시된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이날 있은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을 해 “손해보험업권은 ‘차량 5부제 참여 시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차량 5부제 할인 특약 상품을 5월 중 출시해 에너지 절약 운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국민들께 혜택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진행 중인 복지 사각지대 집중 발굴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위기 가구 등 지원이 시급한 경우 담당 공무원이 직권으로 생계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4월 중 시행하기로 했다”며 “또한 주사기, 주사침, 약포지, 투약병 등 주요 품목이 실제로 현장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제조·생산뿐만 아니라 유통 단계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당정은 국내 에너지 및 핵심 원자재 수급 안정을 위한 각국의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급변하는 중동 정세와 업계의 수요를 고려하면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출항한 우리 원유 운반선을 포함해 우리 선박의 안

사회

더보기
한지아 의원, 예방접종 전 과정 국가 책임 명문화 예방접종관리법안 대표발의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예방접종 전 과정에 있어 국가 책임을 명문화하기 위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초선)은 22일 ‘예방접종관리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률안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예방접종’이란 질병에 대한 면역 효과를 얻기 위하여 질병 예방에 효과가 확인된 백신 등을 주사 등의 방법으로 인체에 투여하는 것을 말한다. 2. ‘국가예방접종’이란 국가가 감염병 예방을 위하여 접종 대상, 실시 기준을 정하여 정기적으로 접종받기를 권장하는 예방접종을 말한다. 3. ‘임시예방접종’이란 감염병의 전파 차단 등을 위하여 임시로 실시하는 예방접종을 말한다. 4. ‘기타예방접종’이란 국가예방접종과 임시예방접종이 아닌 예방접종을 말한다. 5. ‘예방접종약품’이란 ‘약사법’ 제2조제4호에 따른 의약품으로서 예방적 목적을 위하여 국가예방접종과 임시예방접종에 사용하는 백신 등을 말한다. 6.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란 예방접종 후 그 접종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증상 또는 질병으로서 해당 예방접종과 시간적 관련성이 있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는 위기이자 기회…‘활용능력’극대화하는 창조형 인재 필요
AI시대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다.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AI(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킬 날이 멀지 않았다. 이미 상당 부분 잠식당한 상태다. 이제 정보의 양이나 관련 분야 숙련도만으로 생존해 왔던 시대는 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는 인공지능이라는 터널을 지나면 한순간에 누구나 다 아는,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정보나 지식이 되고 만다. 정보와 지식의 가치가 하락하고 모두가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지식의 상향 평준화’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가 아니라 그것들을 어떻게 엮어내어 최대의 효율성을 발휘해야 하는가 하는 ‘인공지능 활용능력’을 요구한다. 우리의 생각의 크기가 인공지능이 내놓는 출력값의 수준을 결정하므로 내가 원하는 출력값을 받아내기 위해 AI의 연산 능력에 우리의 활용능력을 더하는 협업의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신한대 신종우 교수는 “정보나 지식 생산의 패러다임 또한 습득하는 공부에서 창조하는 공부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이제 정보나 지식의 소유 자체는 아무런 권력이 되지 못하며, 산재한 정보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