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31 (화)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0.2℃
  • 흐림서울 16.5℃
  • 구름많음대전 16.9℃
  • 흐림대구 14.1℃
  • 흐림울산 12.4℃
  • 구름많음광주 16.9℃
  • 흐림부산 14.4℃
  • 맑음고창 13.7℃
  • 흐림제주 13.3℃
  • 흐림강화 14.6℃
  • 흐림보은 15.3℃
  • 흐림금산 16.9℃
  • 흐림강진군 15.1℃
  • 흐림경주시 12.5℃
  • 흐림거제 13.9℃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 돋보기】 정체성에 대한 흥미롭고 감성적인 블랙코미디 우화 [애플]

URL복사

기억상실증이 감기처럼 흔한 세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원인 모를 단기 기억상실증 유행병에 걸린 알리스에게 유일하게 남은 기억은 이름도 
집 주소도 아닌 한 입 베어 문  사과의 맛이다.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최우수 작품상 후보, 제56회 시카고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 등에 이어 한국에서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 공식 초청을 받는 등 전 세계 영화제 10개 부문 수상과 13개 부문 노미네이트됐다.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


‘기억상실증’이란 소재에 대한 가장 보편적 반응은 진부하다는 인상일 것이다. 그만큼 오랜 세월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쓰이고 그래서 이제는 너덜너덜해진 재료다. 


바꿔서 말하면 그만큼 매력적인 테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간의 존재란 무엇일까. 사회적 관계도 신분도 기억이라면 기억이 상실된 상태에서 나는 무엇일까. 드라마에서 극적인 전환을 위한 ‘막장적’ 장치로 쓰일 때조차도 기억상실증은 그 자체가 이 같은 존재론적인 고민을 암시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기억상실증을 안고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애플> 또한 이 같은 기억과 정체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담았지만, 잔잔하고 감성적인 코미디로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알리스는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된다. 병원에 실려온 그는 의사로부터 요즘 유행하는 기억상실증이라는 병명을 듣게 된다. 병원에서 기억력 테스트를 하면서 가족을 기다리지만 아무도 그를 찾지 않는다. 기억상실증이 유행병이라는 것은 기억의 상실이 일상이 된 세계다. 


도로에 주저 앉아있는 남성에게 여자는 바로 옆에 있는 차를 빼달라고 하지만 남성은 자신이 그 차에서 방금 내렸다는 사실 조차 모른다. 클럽에서 춤을 추다가, 축구장에서 경기를 보다가 갑자기 상황에 던져진 자신에게 당황한 환자들이 즐비하다. 그런 세계에서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비극적이지 않다. 고통을 포함한 복잡한 감정은 어쩌면 기억에서 오는 것이니까. 이런 세상이다 보니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가족을 찾을 수 없는, 그래서 사회적 신분을 확인하거나 보호받을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 상식적인 사회 문화적 상징이나 약속을 기억 못하기 때문에 취직이나 독립된 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무연고 환자의 새출발을 돕는 것이다.


알리스는 새로운 경험으로 새로운 기억과 자아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자전거를 타는 것부터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까지 병원으로부터 매번 새로운 미션을 받고 이를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기며 하루하루를 새롭게 지낸다. 

 

차세대 그리스 거장


<애플>은 사회적 고립이 만연한 팬데믹 시대에 더욱 특별하다. 사진을 찍어서 ‘인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식적인 경험을 하는 주인공의 행위들은 체험이나 관계가 인스타그램용으로 이루어지는 세태에 대한 유머러스한 비유로 읽힌다. 


영화는 성장의 과정을 함축시킨듯한 직설적인 상징들을 쏟아내며 삶과 정체성, 기억과 사람의 속성에 대한 흥미롭고도 감성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어이없는 아날로그적 방식의 프로그램 진행 방식도 재미있다. 

 


케이트 블란쳇이 제작한 영화라는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작 <블루 재스민>부터 토드 헤인즈 감독의 <캐롤> 등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사랑받고 있는 케이트 블란쳇은 자신의 주연작 <캐롤>에 이어 두 번째로 장편 영화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다.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의 작품 세계에 매료됐다고 참여 배경을 밝힌 케이트 블란쳇은 니코우 감독의 차기작 <핑거네일>(2022)까지 연이어 제작 참여하며 든든한 서포트를 보내고 있다. 


차세대 그리스 거장 감독으로 손꼽히는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단편 영화 <KM>으로 로트르담국제영화제, 스톡홀름국제영화제, 팜스프링스영화제 등 전 세계 40여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첫 장편 영화 데뷔작 <애플> 이전에도 굵직한 작품들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제2의 요르고스 란티모스’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실제로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송곳니>의 조감독으로 활동했으며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연출하고 최고의 트릴로지로 평가받는 ‘비포 시리즈’ 중 <비포 미드나잇>의 조감독으로도 참여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 부문 그리스 대표 출품작으로 이목을 끈 <애플>에 이어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핑거네일>의 주연 캐스팅으로 캐리 멀리건을 낙점하며 할리우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알리스 역을 맡은 알리스 세르베탈리스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알프스>를 비롯해 영화제 11개 부문 수상 및 20개 노미네이트작 <더 웨이터>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한 그리스를 대표하는 배우다. <애플>로 제61회 데살로니키 국제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알리스와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안나 역을 맡은 소피아 게오르고바실리는 <어사 미노>, <니마> 등에 출연하며 연기는 물론 직접 단편 영화 4편의 연출과 각본을 진행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박관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 준비된 '직통(直通) 시장’
[시사뉴스 광주=윤재갑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광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박관열 예비후보를 만나 광주시장 출마의 변과 시장이 되면 어떤 시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이번 선거의 핵심 슬로건으로 '직통(直通) 광주'를 내걸으셨다. 소통을 넘어 '즉시 연결'되는 행정을 강조하셨는데, 박관열식 '직통 행정'을 설명해 달라. 단순히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식의 수동적인 소통은 이제 유

정치

더보기
조재희 예비후보, ‘동네방네 간담회’ 통해 구민과 따뜻한 소통 행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송파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조재희 예비후보가 격식 없는 소통 행보로 구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조 예비후보는 최근 송파구 곳곳에서 ‘동네방네 간담회’를 개최하며 주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따뜻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고 31일 밝혔다. “격식보다는 진심”... 차 한 잔에 담긴 송파 사랑 이번 간담회는 대규모의 딱딱한 공식 행사에서 벗어나, 조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 주민들과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교류하는 ‘사랑방’으로 친목 도모를 위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따뜻한 차한잔를 나누며 지역의 현안과 미래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 캠프 관계자는 환영사에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리를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자리는 조재희 후보를 아끼는 분들이 모여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더 나은 송파를 향한 청사진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행사의 취지를 전했다. “준비된 국정 기획 전문가, 송파를 새롭게 디자인하다” 조재희 예비후보는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송파를 향한 비전을 쏟아냈다. 조 후보는 “설레이는 송파를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정치적 역량과 열정을 불태우겠다”며 의지를 피력했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에너지 수급 불안 과감한 대응 나서라...긴급재정명령 활용할 수 있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해 긴급재정명령을 발동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중동전쟁의 여파로 세계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해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 올해 2분기에 유가가 13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대외의존도가 높고 중동 지역으로부터의 에너지 수급 비중이 큰 우리 입장에서는 더더욱 철저한 점검, 치밀한 비상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각 부처는 담당 품목의 동향을 일일 단위로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수급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에 나서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그 대응책을 고민할 때 일반적으로 보면 기존의 관행이나 또 통상적 절차에 계속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필요하면 입법도 하고, 또 우리가 가진 권한이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