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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서울연극협회, 문화계 블랙리스트 국가 상대 민사소송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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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연극협회(회장 지춘성, 이하 협회)가 국가를 상대로 낸 ‘문화계 블랙리스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2021년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고 정부가 항소를 포기하며 민간단체로는 처음으로 최종 승소했다.

 

서울연극제는 1977년부터 진행된 서울을 대표하는 공연예술 행사이자 국내 최대의 연극제로, 매년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개최하였지만 지난 2014년 11월 한국공연예술센터(이하 센터)는 정기대관 공모에서 탈락시켰다. 협회의 강력한 반발로 센터는 같은 해 12월 대관 일부를 합의했지만 서울연극제 개막 전날인 2015년 4월 3일 극장을 긴급 폐쇄했다. 극장 내 구동부 모터의 파손이 발견되어 전수검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협회는 연극제 기간 동안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공동성명 발표, 삭발투쟁, 긴급 기자회견, 감사 청구 등으로 대응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블랙리스트 사태의 책임과 진상규명, 재발 방지를 위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를 출범시키고 2017년 7월부터 2018년 5월 해산하기까지 1여 년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당시 센터가 청와대, 문체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의 지시에 따라 서울연극제 대관을 배제하였고 재대관 합의 이후에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었던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방법으로 연극제 전날 극장을 폐쇄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밖에도 문체부가 ‘전국연극제‘를 ‘대한민국연극제’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협회와 서울연극제의 위상을 약화시키려고 한 정황과 각종 지원심사에서 협회를 배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0년 12월 23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위헌 결정을 내렸다. 협회는 공동 청구인 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협회는 서울연극제의 제도와 운영 방식을 변경하며 블랙리스트를 극복했다. 예술감독제를 도입하고 창작극의 제약에서 벗어나 번역극도 참여 가능하도록 확대했다.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부대 프로그램인 ‘서울미래연극제’를 분리하여 ‘공식선정작’에 집중하는 등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명성과 위상을 회복했다. 그 결과 블랙리스트가 실행되었던 2015년 48.1%로 떨어진 서울연극제 객석점유율은 2018년 80.3% 회복 후 올해는 92.8%를 달성하며 5년 연속 최고를 경신하였다.

 

그간 문체부와 문예위가 사과문을 발표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보은성 인사파행, 안일한 인사조치, 솜방망이 처벌 등 면피용 처분에 그쳤고 제도 개선과 피해구제의 구체적인 이행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협회는 피해자(단체)가 소송해야만 구제를 받는 모순된 현실을 꼬집으며, 여전히 일방적인 예술정책을 펼치는 문체부와 문예위에 구체적인 블랙리스트 피해 보상 대책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번 소송 외에도 진상조사위의 조사에서 밝혀진 사건들에 대해서도 민사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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