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11 (수)

  • 맑음동두천 9.5℃
  • 맑음강릉 10.3℃
  • 맑음서울 9.4℃
  • 맑음대전 12.3℃
  • 맑음대구 13.2℃
  • 구름많음울산 11.8℃
  • 맑음광주 12.8℃
  • 맑음부산 12.3℃
  • 맑음고창 9.4℃
  • 구름많음제주 9.5℃
  • 맑음강화 7.0℃
  • 맑음보은 11.3℃
  • 맑음금산 11.7℃
  • 구름많음강진군 13.1℃
  • 맑음경주시 12.1℃
  • 맑음거제 12.2℃
기상청 제공

산이야기

【오병욱 산 이야기】 산에서 배우는 인생(30) - 불암산

URL복사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토요일의 개인 약속으로 산에 가지 못해, 일요일인 오늘 아침 일찍 전철역으로 나선다. 토요일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벌써 역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조정된 전철의 운행시간은 휴일 시내로 나가는 첫차가 5시 46분으로, 그래도 일찍부터 움직이는 사람들이 꽤 되는데 첫차가 조금은 늦은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에 조급증이 있나?


상계역에 내렸을 때는 아침 일곱 시 조금 지나서다, 불암산은 처음 혼자 산행하기에 전일의 인터넷 검색으로 대강의 등산로 입구를 찾아보아서 쉽게 찾을 줄 알았는데 주위의 고층 건물들과 아파트 단지로 찾기가 쉽지 않다. 


아침 일찍 도심의 전철역은 한산하다. 안내판도 없어 당황하며 인터넷으로 불암산 등산로 입구를 찾아 방향을 잡는다. 인터넷이 안내한 덕암초등학교 뒤편의 등산로 입구는 아파트 마을 뒷산의 운동시설이 있는 곳으로 등산 안내도나 코스안내도 없이 불암산 정상 1.8㎞의 팻말이 달랑 보인다. 그래도 산길이 있으니 가볼 수밖에. 초입의 ‘경수사’는 조그마한 절로 큰 바위 밑에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경수사’를 지나 ‘천보사’의 안내판이 보이니 작년에 동기 산행으로 왔던 천보사 길이 기억이 난다. 작년 8월 동기 산행 때는 비가 오는 우중을 우산을 쓰고 오르던 길이다.

 

그때는 당고개역에서 출발하여 불암산 둘레길을 따르다가 천보사 등산로로 들어선 것이었다. ‘천보사’ 옆길의 계곡이 좋아 고교 동기들과 사진도 찍고 이야기하며 오르던 일 등을 생각하니 오늘은 화창한 날씨로 계곡의 물도 별로 없다. 


불암산은 ‘부처 바위’라는 뜻의 산 이름 그대로 정상의 모습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거대한 불상과 같다고 하고 산세는 단조로우나 거대한 암벽과 아름다운 수림이 불암산의 대표적인 특징이란다. 


아름다운 수림의 칡넝쿨 꽃 향기로운 숲을 여유 있게 지나다가 바라본 소나무는 굵은 원줄기 옆으로도 작은 잎을 피운다. 가만히 보니 보통의 소나무는 잎이 두 잎인데 솔잎이 3개다. ‘리기다’ 소나무. 국민학교 시절부터 우리나라의 민둥산을 없애기 위해 속성수로 많이 심었다고 들어온 그 ‘리기다’ 소나무다.

 

알고는 있었어도 이게 그거다! 처음 느끼는 이 기분은, “숲을 아는 것은 숲을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치 않다”는 말을 이제야 실감하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주변의 소나무 중 ‘리기다’ 소나무도 꽤 되는 듯하다. 

 

소나무 중 잎이 3개인 것은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고양시의 시목(市木)인 백송도 잎이 3개다. 식물 학자들은 참 대단한 것 같다. 그냥 힐긋 지나치며 바라보아서는 도저히 구별할 수 없는 모든 나무와 꽃을, 천천히 오래도록 자세히 바라보아 그 신비로움의 차이를 찾아낸다. 

 

어느 정도 능선을 거닐다 보니 암릉 지대가 나오고 산세가 거칠어진다. 그러나 힘든 산행의 보상처럼, 바라보는 전망은 점점 시야가 탁 트인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동쪽의 북한산과 도봉산이 병풍처럼 둘러 서 있다. 


암릉을 오를수록 좋아지는 풍광, 등산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힘들게 오르는 정상 가까이 계단 앞에 있는 바위에는 쥐 바위라는 팻말이 붙어 있으나 왜 쥐 바위인지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드디어 오른 정상,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탁 트인 시야가 압권이다. 밧줄 타고 오른 김에 태극기 밑에서도 사방에 거칠 것 없는 하늘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는다. 


북쪽의 수락산, 서쪽의 병풍처럼 서 있는 북한산과 도봉산, 동쪽의 남양주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남쪽으로는 태릉 골프장과 선수촌 건물이 보인다.

 

태릉 선수촌을 보니 무더운 날씨에 도쿄에서 선전하고 있는 선수들을 생각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코로나 상황에 무리하게 개최한 듯한 올림픽 경기가 불안하기도 하고,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로 복잡하게 변한 세상에서도 금메달을 위해 땀 흘리는 젊은 선수들을 생각하며 한참을 태릉 쪽을 바라본다. 


개최국과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우리나라의 미묘한 갈등과 신경전 등을 보고 있노라면, 인류의 역사는 강자의 이념과 신념에 따라 움직여 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글 귀하나 생각난다. 


“크든 작든 모든 잔인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과 어려움 그리고 불행 위에 자신의 기쁨을 쌓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이런 사람들은 한때나마 뱃심 있고 추진력이 강한 일꾼으로 추앙받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속지 않는 사회가 바로 성숙한 사회다.” 

 

 

아무쪼록 다양한 국가들이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화합하며 경쟁하는 이상적인 올림픽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아직은 붐비지 않는 오전 시간의 정상에서의 한가로움으로 정상 맞은 편의 다람쥐 공원에 들러 수락산과 이어지는 덕릉고개를 바라보기도 하며, 다음에는 불암산을 거쳐 북한산까지 이어 산행하는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의 1박 2일 종주 산행도 계획해 본다.


하산길은 작년에는 동기들과 ‘불암 산성’을 지나 태릉까지의 긴 하산길을 택했었으나, 오늘은 상계역 등산로를 좀 더 알아보기 위하여 오던 길을 내려오다 올라올 때 보았던 상계역 방향이란 팻말대로 방향을 틀어 하산한다. 


숲속의 하산길은 계속 내리막으로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불암정(佛巖停)이라는 정자가 나온다. 정자에서 바라다보이는 노원구 땅이 임진왜란 시절에는 벌판으로 사명대사가 승군을 이끌고 노원 벌판에서 왜군을 크게 무찔렀다는 이야기를 소개한 안내판도 보이며 시민의 쉼터로 자리하고 있다.


좀 더 하산하니 계곡이 좋아 체육 시설과 평상 등이 갖추어져 있어 시민들이 쉬어가기에 최적의 장소 같았다. 이곳으로 오르는 등산객도 점점 늘어나 보인다.

 

불암산 둘레길 팻말도 보이고 이 계곡을 ‘불암 계곡’이라 하며 불암산 관리 사무소도 있다. 관리 사무소 옆의 등산 안내도를 참조하니 오늘의 등산은 제3 등산로를 따라 올랐다가 제4 등산로로 내려온 꼴이다. 다음번 산행에는 제4 등산로로 올라 제5 등산로로 내려오는 코스가 가장 바람직하겠다.


관리 사무소에서 상계역까지는 300 미터 정도로 아침에 지나쳤던 길인 것을, 지금은 불암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아져 입구 찾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으나 내가 너무 아침 일찍 온 것이 문제였다. 유명한 산이라 등산로 입구를 쉽게 찾으리라 안이하게 생각하고 검색을 소홀히 한 나의 불찰에 또 한 번 덜렁이는 습관에 대한 자책이 든다.


그래도 덜렁이면 어떤가. 편안한 삶을 선택한 대가는 지루한 일상을 반복하는 것이다. 또 자신의 성장은 매일 매일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전제로 한다. 익숙한 일상을 떠나야 비로소 온전한 세상과 맞닥뜨릴 수 있다. 


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다 보면 최선이 아닌 날도 있는 것이고, 아직은 산행 칼럼을 위해 아침 일찍 새로운 산을 찾아 나설 수 있는 나 자신의 성장을 격려하며 링컨의 말로 나를 위로해 본다. 


“Most forks are about as happy as they make up their mind to be.”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제약업계, 정부 '약가 인하 정책' 반대 전면 재검토 촉구...민관 공동연구 제안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정부의 약가인하정책 강행에 반대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정부의 약가 인하 추진에 더해 최근 발발한 중동사태로 산업계 곳곳에서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약업계 서명운동에 착수하고, 정부에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1월말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제네락 인하) 발표 이후 산업계, 학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문제 제기에도 지금까지 합리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급격한 약가 인하에 제약산업은 무너진다”고 밝혔다. 이어 “약가인하 영향 분석·유통질서 확립·제약산업 선진화 방안 등 3대 사항의 즉각적인 공동연구 착수를 정부에 제안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약가제도 개선안 논의를 진행한다. 여기에서 이견이 없을 경우 이달 말 열리는 건정심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 제도 시행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와 환자 부담 경감을 위해 복제약 가격을

정치

더보기
정원오 “시민이 주인이고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 만들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원오 서울특별시장 예비후보자가 ‘시민이 주인이고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원오 서울시장 예비후보자는 11일 국회에서 국회출입기자 프레스데이 행사를 열고 인사말을 해 “오세훈식 무능한 전시행정을 끝내고 정원오식 효능감 넘치는 실용행정을 펼쳐서 시민이 주인인 서울,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 아시아 경제·문화 수도 글로벌 G2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첫 여정에 언론인들에게 인사 드리기 위해 이곳에 들렀다”고 말했다. 이후 정원오 예비후보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선거 때마다 선거용 행사들이 열려왔던 것을 익숙하게 보셨을 것이다”라며 “이번에 국민의힘 모습도 그런 것이 아니라면 조금 더 실천적으로 진정성 있는 행위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실천적 행동을 보면 일회성 선거용인지 아니면 진정한 변화인지를 시민들께서 판단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동 명의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동은 이 결의문에서 “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BTF 푸른나무재단 김종기 명예이사장, ‘협성 사회공헌상’ 수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대한민국 최초로 학교폭력 문제를 공론화하고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 온 청소년 NGO, BTF 푸른나무재단은 지난 10일, 김종기 명예이사장이 협성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협성사회공헌상’을 수상했다고 11일 밝혔다. 협성사회공헌상은 부산의 대표적 향토기업인 협성종합건업 정철원 회장이 막대한 사재를 출연하여 설립한 협성문화재단의 핵심 공익사업이다. 자수성가한 사업가로서 평생 근검절약을 실천해 온 정 회장은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과업으로 선언한 모범적 리더다. 협성사회공헌상은 이러한 정 회장의 철학을 담아,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인물을 발굴해 격려하는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명예이사장은 국내 최초로 학교폭력 문제를 시민사회에 알리고, 지난 31년간 학교폭력 예방과 치유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온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 명예이사장은 특히 자식을 잃은 참척의 고통을 이겨내고 더는 학교폭력으로 눈물 흘리는 학생과 학부모가 나오지 않도록 체계적인 예방 교육과 치유 상담, 국제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47만 명 서명운동을 통해 관련 법률 제정을 이끌어낸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

문화

더보기
근현대문화유산 제도 종합 안내서 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관리·활용 관련 제도와 행정절차에 대한 국민과 현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근현대문화유산 길라잡이」(이하 ‘길라잡이’)를 발간하였다. 길라잡이는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신고 및 허가사항 등의 행정 절차,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시 혜택, 명칭 부여 기준, 활용사례, 자주 묻는 질문(FAQ) 등 정책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내용을 총 6장(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개요, 등록문화유산, 근현대문화유산지구, 예비문화유산, 근현대문화유산 활용사례, 참고자료)으로 구성하였다. 이번에 발간한 길라잡이는 지난 2011년 6월 등록문화유산 제도의 인식 확대를 위해 「등록문화재 길라잡이」를 발간한 이후 새로운 제도와 법령을 보완하여 15년 만에 개정 발간한 것이다. 특히, 2023년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며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여 일반 국민들과 관련 업무 담당자들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는 국가등록문화유산(동산 제외) 중 특별히 그 가치를 보존하여야 하는 ‘필수보존요소’와 등록문화유산을 둘러싼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