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11 (일)

  • 맑음동두천 -7.3℃
  • 맑음강릉 -4.0℃
  • 맑음서울 -5.4℃
  • 맑음대전 -5.0℃
  • 맑음대구 -1.7℃
  • 맑음울산 -1.8℃
  • 맑음광주 -2.4℃
  • 맑음부산 -0.5℃
  • 흐림고창 -3.7℃
  • 구름많음제주 1.7℃
  • 맑음강화 -6.1℃
  • 맑음보은 -5.7℃
  • 맑음금산 -4.5℃
  • 구름많음강진군 -2.4℃
  • 맑음경주시 -2.0℃
  • 맑음거제 0.0℃
기상청 제공

산이야기

【오병욱 산 이야기】 산에서 배우는 인생(31) - 공작산

URL복사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홍천 공작산이다. 공작산은 잘 알려져 있진 않으나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으로, 그 유명한 수타사를 품고 있는 산이다. 


공작산 끝자락에 자리한 천년고찰 수타사는 신라 33대 성덕왕 7년(서기 708년)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비로지나 불을 모신 대적광전의 팔작지붕과 1670년 만든 동종, 그리고 고려 후기에 세워진 3층 석탑이 보존되어 있어, 보물 제745호 월인석보를 비롯한 대적광전, 범종, 후불탱화, 홍우당 부도 등 수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영서내륙 최고의 고찰이다.


동해안을 여행하다 돌아오는 길에 몇 번 들른 홍천의 수타사를 가보면 맑은 계곡물이 좋아 그 계곡의 발원지라는 공작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여행의 귀갓길에 공작산 등반은 언제나 무리였다. 그러다가 올해 홍천에 농막을 가진 친구가 옥수수를 심는다고 해서 4월 말에 가서 심은 옥수수가 벌써 수확할 때가 됐다고 오라 한다. 

 


친구들과 농막에서의 하룻밤도 지낼 겸, 토요일 새벽 일찍 집사람과 공작산으로 출발한다. 수타사를 찾아오다가 홍천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 논 ‘공작현’ 주차장을 찾았으나 자동차 네비게이션이 작동을 안 한다. 


이리저리 조작하다가 공작산 등산로를 검색하여 도착한 곳은 공작산 입구의 저수지가 바라보이는 물빛 공원 주차장이다.


이른 아침의 주차장은 어제 야영한 듯한 차가 2, 3대 있을 뿐 조용하다. 주차장에 있는 등산 안내도를 참조하여 ‘공작룡’ 코스로 길을 잡고 입구를 찾으나 못 찾겠다. 주위의 캠핑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펜션 옆으로 공작산 등산로가 있다 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오르는 길은 계곡 길이라 조용하고 시원하다. 더욱이 10여 미터가 넘는 빽빽한 소나무 숲의 아침의 청량한 공기가 산행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경사가 심해진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는 듯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숲은 깊고 단조롭다. 하늘을 찌를 듯한 소나무 숲과 참나무 숲이 번갈아 나온다, 우람한 참나무들은 수피(樹皮)가 두툼한 걸 보니 굴참나무인 듯하고 강원도의 굴피나무로 만든 너와 집이 떠오르며 강원도의 참나무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참나무를 보니 참나무 6형제 나무(신갈, 떡갈, 굴참, 졸참, 갈참, 상수리)중에 사람의 이름에도 돌림자가 있듯이, 참나무도 돌림자가 있는데 상수리만 돌림자가 없는 유래를 생각하곤 피식 웃음이 났다. 그때는 상수리 열매를 ‘토리’라 불렸다 한다.


임진왜란 시절, 선조가 의주로 피난을 떠나 먹을 것이 부족해서 토리 참나무의 열매로 묵을 만들어 올렸더니 맛있게 드셨다더라. 한양으로 환궁을 한 후, 피난 때 맛있게 드시던 동해안의 ‘묵’이라는 생선은 다시 먹어보니 맛이 없어 “도루 묵이라 하라”고 해서 ‘도루묵’의 이름이 생겼다는데, 토리로 만든 묵도 ‘도로 토리’가 변해 ‘도토리’가 되었는가 했더니, 그 후에도 계속 임금의 수라상에 올라 ‘항상 수라’에 오른다 하여 그 이름이 ‘상수라’로 되었다가 상수리로 변했다 한다.

 

참나무 6형제의 열매는 다 같이 ‘도토리’로 불리나, 상수리와 굴참나무는 꽃이 피고 2년 만에 도토리가 열리고 나머지는 봄에 피어 그해 가을에 열린다.


무더운 날씨에 계속 힘겹게 오르다 보니 정상 1.2㎞의 팻말이 나오고부터는 암릉 구간으로 밧줄도 잡으며 또 하나의 봉우리를 넘어 어렵게 정상에 오른다. 오른 정상은 의외로 소박했다.

 

 

구 정상의 표지판은 글씨가 거의 지워져 읽을 수 없으나 조금 아래에 새 정상 석을 만들어 놓았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홍천군 일원이 한눈에 들어오며, 수타사 계곡으로 초록의 풍광이 아름답다. 산세의 아름답기가 공작새와 같다 하여 공작산으로 불리는 듯하다.


정상에서의 짧은 휴식 후, 더운 날씨에 서둘러 돌아 나오다가 숲속 갈림길에서 올라온 길이 아닌 팻말의 짧은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한참을 올랐으니 내리막인 줄 알았는데 한 봉우리를 넘으면 또 오르막 봉우리가 나오며 숲이 길게 이어진다. 호젓한 숲길에 바라다보이는 그 많은 나무도 같은 나무가 하나도 없다. 


천수천형(千樹千形). 천 가지 나무에 천 가지 모양. 한 그루의 나무가 가진 유일무이한 모습은 매 순간을 생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의 결과로 보이고. 그 많은 세월 수 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나무의 선택은 늘 ‘오늘’을 산 결과로 자신만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려오는 길옆에 속이 텅 빈 고목도 서 있다. 그 많은 오늘을 살다가, 죽어서는 세월이 만들어 낸 공간도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을 품어내는 고목을 보니 사람도 늙어가면서는 내어주는 삶을 사는 것이 자연의 순리인 듯 느껴지기도 한다.


드디어 아스팔트 길이 언뜻 보이고 차길 옆으로 주차장이 보인다. 공작현 주차장이다. 군청에서 나온 듯한 사람이 반갑게 인사하며 우리 차는 이 도로 1.5㎞ 정도 아래의 공작산 입구 주차장에 있단다. 


뙤약볕 아래 혼자 차를 가지러 차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등산객 4인이 도로를 힘겹게 오르고 있다. 군청 사람이 “내려가는 게 오르는 것 보다는 낫다”더니 힘겹게 오르는 사람들 모습에 피식 웃음이 절로 나온다.


겨우 찾아온 친구의 수타사 근처의 농장에는 옥수수가 훌쩍 자랐다. 간식으로 쪄 준 옥수수도 달고 맛있다. 옥수수를 바라보며 봄에 묘목을 심던 때가 생각나고 잘 자라준 옥수수도 고맙다. 훌쩍 큰 옥수수를 바라보니 책에서 읽은 옥수수의 투쟁기(식물은 똑똑하다-폴커 아르츠트 著)가 생각난다. 

 


미국이나 유럽의 옥수수는 딱정벌레의 애벌레인 ‘옥수수뿌리잎벌레’가 땅속에서 옥수수의 뿌리를 다 갉아 먹고 구멍을 내면 손 쓸 방법이 없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똑똑한 옥수수도 그냥 당하지만 않고 베타 카리오필렌이라는 방향 성분을 방출해 땅속의 예쁜꼬마선충을 불러 애벌레를 박멸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옥수수는 소출을 많이 내는 품종으로 개량하는 과정에서 방향 성분을 만드는 기능을 차단했기에 벙어리 옥수수가 되었단다. 이제 옥수수는 모든 미네랄과 양분을 오로지 알곡 생산에만 투입한다. 그래서 요즘 옥수수는 파종으로는 싹을 틔우기가 어려워 모종을 사서 심어야 한단다. 


식물은 애벌레에게 이파리를 물어뜯기면 독소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방향 물질을 분사해 애벌레의 천적을 불러들여 애벌레를 퇴치하기도 하며 옥수수처럼 뿌리에서는 꼬마선충을 부르기도 하며 천적과 대응한다. 그래서 식물학자 이언 보르윈은 “문제는 식물이 똑똑하냐 그렇지않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식물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똑똑하냐 그렇지 않냐다”라고까지 말한다.


날이 너무 더워 홍천 개울가에서 다슬기를 잡기도 하고 개복숭아 따기도 하고 양고기 바비큐로 저녁도 즐기며 하루를 농막에서 여유롭게 보내고, 옥수수는 다음날 새벽에 수확하여 한 자루 가득 차에 실어왔다. 하루 자연의 즐거움을 선사해준 홍천의 농장주 친구에게 감사를 드린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수원베이비키즈페어' 개최...임신·출산·육아 등 정보 한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6년 새해를 시작하며, 임신,출산육아용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하고 체험할 수 있는 수원베이비키즈페어가 8일부터 11일까지 수원아주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다. 예비 부모뿐 아니라 육아를 진행 중인 부모 모두에게 필요한 각 단계별 육아 정보를 제공하는이번 행사는 다양한 임신 관련 정보와 출산 후 신체관리 등 태교에서부터 유아 교육관련 정보까지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유모차와 카시트 같은 필수 육아템부터 젖병, 식기, 장난감, 세제까지 한 공간에서 직접 보고 비교할 수 있다. 특히, 사전등록을 하면 4일간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임신부터 유아기까지 필요한 제품과 정보를 폭넓게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주)이룸커뮤니케이션이 주최·주관을 했다. 새해에 열리는 박람회이기에 출산 준비나 육아용품 정리를 계획 중이라면 수원베이비키즈페어가 유용한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를 단계별로 효과적으로 키우기 원하는 부모들은 이번 행사 아이템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만큼 부모들의 양육에 도움이 되기때문에 더욱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 ​주요 전시 카테고리▲임산부·출산 관련 제품▲유모차, 카시트, 아기 침구▲육아용품 및 생활용품▲유아 교육

정치

더보기
베네수엘라 사태에 “중남미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바뀌어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중남미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이제라도 중남미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하고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 권기수 교수는 9일 국회에서 개최된 ‘베네수엘라 사태: 글로벌 함의와 우리의 대응’ 긴급토론회에서 “중남미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한국의 외교는 4강 중심의 외교와 일부 지역 편향 외교에 머물러 글로벌 정치경제 질서에서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의 주역인 중남미에 대한 체계적인 외교 전략이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외교 전략의 부재 속에서 중남미는 글로벌 사우스 시대 정치·경제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체계적인 전략이 마련되지 않아 한국의 외교정책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들 중 하나로 평가된다”며 “중남미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전환을 바탕으로 종합적이며 체계적인 대중남미 협력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기수 교수는 “한국의 대중남미 정상외교는 2015년 중남미 순방 이후 사실상 실종됐다”며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은 세계화

경제

더보기
[2026 경제성장전략]자동차 개별소비세 6월까지 5→3.5%...무역보험 역대 최대 275조원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올 6월 말까지 연장되고 무역보험이 역대 최대로 공급된다. 정부가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5→3.5%)를 올 6월 말까지 시행한다. 인하되는 세액 한도는 100만원이다. 현행 개별소비세법 제1조(과세대상과 세율)제2항은 “개별소비세를 부과할 물품(이하 ‘과세물품’이라 한다)과 그 세율은 다음과 같다. 3. 다음 각 목의 자동차에 대해서는 그 물품가격에 해당 세율을 적용한다. 가. 배기량이 2천시시를 초과하는 승용자동차와 캠핑용자동차: 100분의 5. 나. 배기량이 2천시시 이하인 승용자동차(배기량이 1천시시 이하인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격의 것은 제외한다)와 이륜자동차: 100분의 5. 다. 전기승용자동차(‘자동차관리법’ 제3조제2항에 따른 세부기준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격의 것은 제외한다): 100분의 5”라고, 제7항은 “제2항과 제3항의 세율은 국민경제의 효율적 운용을 위하여 경기 조절, 가격 안정, 수급 조정에 필요한 경우와 유가변동에 따른 지원사업의 재원 조달에 필요한 경우 그 세율의 100분의 30(제2항제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활력과 열정이 넘치는 ‘붉은 말띠의 해’, 새해의 목표는?
다사다난했던 2025년 ‘푸른 뱀띠의 해’를 보내고, 활력과 열정, 속도와 변화의 에너지가 강하다고 여겨지는 ‘붉은 말띠의 해’ 병오년(丙午年)이 밝았다. 새해는 개인에게는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출발점이며, 국가적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점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국가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치러진 6·3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큰 정치적 변화를 겪었다. 이후 경제와 외교 전반에서 비교적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주 APEC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사상 첫 수출 7천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6위 수출 국가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정부는 새해 국정목표를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연대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 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 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 등 5대 국정 목표와 123대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