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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대학위기 속 부실대학 낙인…교육부는 별나라 정부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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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대표 겸 대기자] 교육부는 지난 17일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를 발표했다. 일반대 161개교와 전문대 124개교 등 285개교를 대상으로 진단평가를 실시해 일반대 25개교 전문대 27개교 등 52개 대학교를 ‘일반재정지원대학’ 미선정학교로 발표했다.

 

교육부는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에서 3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그 일환으로 ‘교육·재정 여건 부실대학은 과감한 구조개혁을 추진하도록 유도하고 회생이 어려운 경우 퇴출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등 25개교를 이미 평가대상에서 제외하고 2021년 161개교를 대상으로 평가하여 이 중 136개교를 혁신지원사업(일반재정지원)대상 학교로 선정한 것이다.

 

교육부 용어로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일반재정지원대학 미선정’이지만 한마디로 ‘부실대학’이어서 정부가 재정지원을 해 줄 수 없다는 말이다. 이 ‘부실대학’ 명단에 인하대, 성신여대, 숭의여자대학교 등 전통의 사학들과 국립대학인 군산대, 도립대학인 전남도립대학, 지역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주요 지역대학들까지 포함되자 대학가에 후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미선정대학의 이의제기를 받아 검토 후 이달 안에 최종 확정해 발표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계획이지만 급기야 전국 4년제 일반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인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회장단은 26일 “3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 최종 결과 발표를 보류하고 미선정된 대학에서도 국비지원을 하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과 이 같은 방안들이 검토되고 결정하기까지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위원회 개최를 미루어 달라”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강력한 건의문을 보냈다.

 

이에 앞서 전문대교협 회장단도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에 대한 전문대교협 입장문’을 내고, “전문대학의 자구노력이 심각히 훼손됐다. 특히 소규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전문대학의 경우 해당 지역의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대학정원조정 등 대학구조개혁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을 선정 발표해 왔고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1주기)를 시작으로, 2018년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2주기)에 이어 올해 3주기 평가를 실시해 일반재정지원 대상대학을 발표했다.

 

이 선정작업에서 탈락한 대학들은 3년간(2022~2024년) 해마다 수십억 원의 국고 지원사업에서 제외되는데다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이 찍혀 신입생 모집 등에 심각한 악영향을 받게 되고 결국 대학은 고사(枯死)위기에 처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와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데 대입정원조정을 위주로 한 대학구조개혁을 한다며 대학들을 일렬로 줄 세워 일정기준 이하는 무조건 ‘부실대학’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교육부는 도대체 정부부처인가? 교육부 관리들은 별나라에서 왔나?

 

객관적으로 아무리 좋게 평가를 하려해도 경쟁력을 상실한 대학(예를 들어 신입생 충원율 50%이하 대학 또는 비리, 분규대학)은 재정지원 대상 대학에서 제외시켜도 좋다. 아니 제외시켜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가 나서지 않아도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2021 입시에서 대거 미달사태를 경험한 대학들은 자발적으로 정원을 조정하고 학사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찾고 있는데, 격려는 못해 줄 망정 ‘부실대학’이라는 폭탄을 투하하다니 해당 대학들은 망연자실이다.

 

정량평가에서 거의 만점 맞은 대학들을 정성평가 기준에 미달한다고, 커트라인에 몇 점차이 난다고 재정지원 미선정대학으로 분류하는 것은 ‘교육부 갑질’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며 볼멘 소리들이다.

 

코로나19로 고통 받은 국민들을 위해 정부가 5차례에 걸쳐 몇십 조씩 국민재난지원금을 쏟아부으면서 국가경쟁력의 토대가 되는 인재양성의 산실인 대학들에게는 왜 이렇게 메스를 가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다. 계획된 평가니까, 이것이라도 안하면 ‘교육부 관리들은 놀고 먹나’라는 비난을 받을까 봐, 마치 일정점수와 기준에 들지 못한 대학들을 무슨 범죄자처럼 단죄(斷罪)하다니 있을 수가 없는 얘기다.

 

이번 3주기 대학평가로 인해 지역균형이 급격히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대학의 존재는 대학자체 뿐 아니라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그러나 정부가 추구하는 지역균형발전과는 전혀 다르게 기초지자체에 한 대학만 있는 취약지역 대학들까지 전부 탈락시킨 것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부정책과는 완전 위배되는, 정책의 엇박자다.

 

칼럼을 쓰기 위해 취재해 본 결과 인하대 등 대형대학은 물론 지방의 조그만 지역대학들까지 이의신청을 하고, 국회 등에 평가 부당성과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의신청을 하는 대부분의 학교는 재정 여건도 건실하고 신·입학생 충원율 등 정량평가점수는 매우 양호한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정성평가 점수가 터무니없이 낮게 나왔다며 평가의 공정성 문제까지 거론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의신청 대학들의 실제 지표별 취득 점수를 열람해보니 기가 막힌다. 별나라 교육부가 아니라면 최종 평가에서 권역별 비율, 학교 개수에 연연하지 말고 지원 가능한 대학들은 모두 선정하는 용기를 내주기를 바란다.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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