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19 (월)

  • 맑음동두천 -7.7℃
  • 맑음강릉 1.0℃
  • 맑음서울 -6.6℃
  • 흐림대전 -3.6℃
  • 흐림대구 1.0℃
  • 흐림울산 3.2℃
  • 구름많음광주 -1.9℃
  • 흐림부산 5.4℃
  • 흐림고창 -2.2℃
  • 흐림제주 3.4℃
  • 구름조금강화 -8.9℃
  • 흐림보은 -4.1℃
  • 흐림금산 -3.0℃
  • 흐림강진군 -1.0℃
  • 흐림경주시 2.1℃
  • -거제 5.6℃
기상청 제공

산이야기

【오병욱 산 이야기】 산에서 배우는 인생(32) - 마니산

URL복사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강화도 마니산이다. 올봄에 마니산에 가려 했으나 코로나로 입산 금지가 되어 문수산으로 급히 변경한 기억이 있는데, 요즘 인터넷을 보니 언제부터인지 마니산 등반이 가능한 듯하여 집사람과 일찍 집을 나섰다. 김포를 지나 ‘초지진’으로 난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도로 들어선다.

 

강화도는 우리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섬으로, 선사시대 고인돌 문화부터 구한말 개화와 쇄국의 갈림길에 운양호 사건 등이 일어난 섬 아닌 섬 강화도. 최근에는 강화도 주변의 석모도와 교동도도 다리로 이어져 역사의 흔적이 참 많은 곳으로 일몰의 석조도 아름다워 시간이 나면 집사람과 가끔 드라이브 나서는 곳이다.

 

마니산 관광단지의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안내판을 따라 등산로를 확인한다. 능선 코스인 ‘단군로’를 따라 올랐다가 짧은 ‘계단로’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다른 등산로로는 함허동천 야영장이 있는 곳으로, 함허동천은 조선 시대 승려 ‘기화‘가 수도했다고 해서 그의 당호인 ’함허‘를 따서 함허동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 함허(涵虛)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라는 뜻이라 하고, 동천(洞天)은 산과 물에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으로 옛날에는 도깨비가 노닐던 곳이었다 한다.

 

 

함허대사가 이곳을 찾아 "사바세계의 때가 묻지 않아 수도자가 가히 삼매경에 들 수 있는 곳"이라고 하였다 한다. 꼭 한번 오르고 싶은 코스다.

 

마니산 관광단지 입구에는 여러 조형물, 그중에는 전국체전 최초 성화 채화를 기념하는 기념물과 산 위의 참성단을 본뜬 모형물(模型物)도 있다. 잘 꾸며진 공원을 지나 등산로가 이어진다.

 

‘단군로’를 택하여 오르는 산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숲은 깊다. 조금을 오르니 아직 팔월인데도 발아래 지천으로 널려있는 도토리가 너무 토실하다. 밤톨만 한 도토리가 욕심이나 몇 개를 주머니에 넣으니 주머니가 불룩하다.

 

능선길의 웅녀 계단을 지나 어느 정도 오르니 능선 너머의 바다가 보인다. 그러나 흐린 날씨에 이곳 마니산은 운무에 싸여있어 흐릿한 해안선이 보인다. 그래도 해안선은 간척의 흔적으로 직선의 찻길이다. 이곳부터는 암릉 구간인 듯 거친 바위가 많고 운무 사이로 바다가 얼핏 보이기도 하여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이지만 등산의 청량감을 높여준다.

 

또 한참을 가다 보니 ‘삼칠이’ 계단이 나온다. 계단이 372개라 ‘삼칠이’계단으로 명명한 듯하나, 계단을 오르며 바라보이는 석모도 풍경이 좋고 계단 중간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전망터도 마련되어 있는데 옆에 있는 등산객이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안 석양의 낙조도 장관이라 한다. 오늘은 계속 운무 속이라 오르면서 바라보이는 바다의 섬들을 얼핏얼핏 볼 수 있어 아쉽다.

 

드디어 참성단이 보이고, 입구에서 ‘계단로’로 올라오는 삼거리와 만난다. 아쉽게 참성단은 보수정비 공사 중으로 오를 수가 없다. 강화 참성단(江華 塹星壇)은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했다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지금도 개천절이면 제례를 올리고 전국체육대회의 성화가 채화되는 곳으로 등산객들만이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왜 단군이 마니산에 제단을 만들었을까? 마니산에 참성단을 쌓아 하늘에 제사를 지내게 된 것은 강화의 생김새가 천하의 요새이기 때문이며, 강화도의 고유 지명인 마이(摩利) · 혈구(穴口) 등은 하늘과 인연이 깊다고 전해온다.

 

또 단군 개국신화(開國神話)의 등장인물인 우사(雨師)와 운사(雲師)도 마니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이들은 환웅의 권속이므로 단군이 참성단을 설치하여 하늘에 제사 지낸 뜻을 짐작하게 한다.

 

 

마니산은 오래전에 고가도라 불리던 섬이었으나 간척사업으로 강화도와 합쳐져 지금은 강화도의 한 부분으로 정상에서 보면 주변은 온통 간척한 땅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마니산을 중심으로 한라산과 백두산까지의 거리가 거의 같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백두산이 506km, 한라산이 471km로 백두산이 30km가량 더 멀다고 한다.

 

드디어 정상. 정상표식은 나무 기둥에 해발 472.1m 마니산이라 쓰여 있다. 강화도에서 제일 높은 산. 사방에 거칠 것 없는 풍경이다. 아침부터 짙게 깔려있던 운무도 차츰 걷히고 조금씩 바다와 그 유명한 전등사가 있는 정족산도 모습을 드러낸다. 거칠 것 없는 정상의 헬기장 바닥에 앉아 조선 시대 실록을 보관하던 사고(史庫)가 있던 정족산 쪽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른다.

 

강화도의 또 다른 명소는 정족산의 전등사다. 전등사는 서기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시절 아도화상이라는 승려가 창건하여, 고려 시대부터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사찰로서 중하게 여겼고 충렬왕의 왕비였던 정화궁주가 절에 대장경과 함께 옥으로 만든 법등(法燈)을 기증하면서 진종사(眞宗寺)라는 절 이름을 전등사(傳燈寺)로 바꾸었다.

 

불교국가 고려의 안녕을 기원하던 전등사를 품은 정족산과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박상진 교수가 쓴 ‘역사가 새겨진 나무 이야기’ 속 매향비(埋香碑) 이야기가 생각난다. 우리나라 곳곳에 향나무를 갯벌에 묻고 세웠다는 매향비.

 

그 옛날, 불교가 전해지던 시절에 불교와 함께 침향이 소개되었다 한다. 침향은 동남아시아의 아름드리 늘푸른나무의 수지가 모여 나는 것으로, 침향 그 자체는 아무 냄새도 갖고 있지 않지만, 불에 태우면 연기가 적고 독특한 향내가 나서 불교 행사에 그 좋은 향을 피우곤 했단다.

 

우리나라에서 나지 않는 침향을 수입해서 쓰던 그 시절의 귀족문화도 대단하지만, 일반 백성으로서는 침향은 값도 비싸고 구경조차 힘들기에 자연히 대응 침향을 찾았고, 우리나라의 향기 좋은 향나무를 땅에 묻으면 침향이 될지 모른다는 믿음으로 묻고 매향비를 세웠다.

 

 

그러나 아직까지 매향비만 발견했을 뿐, 신비의 침향에 대한 실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천년이란 긴 세월을 바다에 묻어두면, 보다 품질이 좋은 향이 되리라고 생각한 탓으로, 이 향을 피우면 미륵 세계가 오고,  약으로 쓰면 세상의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침향으로 변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믿음이 만들어 낸 매향비.

 

단군의 홍익인간과 부처의 자비가 어우러진 유서 깊은 강화도 마니산에서, “우리가 진리라 믿는 믿음이 정말 진리이긴 한 것일까”를 한참을 생각하다 내려와 화도 종합버스정류장 옆의 한 허름한 중국집에서 집사람과 같이 짜장면으로 맛있게 이른 점심을 먹었다.

 

집사람은 여태 먹어본 짜장면 중 가장 맛있다 한다. 아침의 찌뿌둥한 구름은 어느새 화창한 햇살로 빛나고 있었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함영주 회장 “판 바꾸는 혁신·하나금융 대전환” 선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5년 연임 성공 이후 본격적으로 출범한 2기 체제는 ‘안정’과 ‘성장’을 목표로 비은행 부문 강화, 글로벌 시장 확대, 주주가치 제고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새해 신년사에서 함 회장은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판을 바꾸는 혁신’과 ‘하나금융 대전환’을 선언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함영주 회장 ‘2기 체제’ 밸류업·비은행 부문 강화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81.2%의 찬성률로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그의 정당성은 실적과 안정적인 리더십 체제에 기반하고 있다. 함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가장 큰 배경은 실적이다. 지난 2022년 함영주 회장 선임 당시에는 외국인 과반의 반대표가 나왔으나, 3년 후 연임 표결에서는 찬성 우위로 전환됐다. 이는 외국인 주주들이 과거와 달리 수익성과 경영 성과에 더 주목하고, 주주 환원 정책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이후 초대 은행장을 맡았고, 하나금융 부회장을 거쳐 2022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그룹 당기순이

정치

더보기
김병기, 재심 포기→자진 탈당...“충실히 조사받고 무죄 입증할 것이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서울 동작구갑, 국방위원회, 3선)이 자진 탈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윤리심판원이 지난 12일 공천헌금 수수 의혹 등을 이유로 김병기 의원에 대해 제명을 의결한 지 일주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19일) 오후 1시 35분께 김 의원의 탈당계가 사무총장실로 접수됐고 즉시 서울(특별)시당에 이첩해 탈당 처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탈당 후 추가 징계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윤리심판원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저는 '징계 중 탈당'으로 기록하는 것이 적절한 방안으로 이해하는데 윤리심판원이 조만간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현행 더불어민주당 당규 윤리심판원규정 제18조(징계회피 목적 및 징계과정 중 탈당)제1항은 “징계절차가 개시된 이후 해당 사안의 심사가 종료되기 이전에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징계혐의자가 탈당하는 경우 각급 윤리심판원은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결정하고 그 내용을 사무총장에게 통지하여 당규 제2호 당원및당비규정 제22조에서 정한 ‘탈당원명부’에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탈당한 자’로 기록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경제

더보기
【커버스토리】 함영주 회장 “판 바꾸는 혁신·하나금융 대전환” 선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5년 연임 성공 이후 본격적으로 출범한 2기 체제는 ‘안정’과 ‘성장’을 목표로 비은행 부문 강화, 글로벌 시장 확대, 주주가치 제고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새해 신년사에서 함 회장은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판을 바꾸는 혁신’과 ‘하나금융 대전환’을 선언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함영주 회장 ‘2기 체제’ 밸류업·비은행 부문 강화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81.2%의 찬성률로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그의 정당성은 실적과 안정적인 리더십 체제에 기반하고 있다. 함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가장 큰 배경은 실적이다. 지난 2022년 함영주 회장 선임 당시에는 외국인 과반의 반대표가 나왔으나, 3년 후 연임 표결에서는 찬성 우위로 전환됐다. 이는 외국인 주주들이 과거와 달리 수익성과 경영 성과에 더 주목하고, 주주 환원 정책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이후 초대 은행장을 맡았고, 하나금융 부회장을 거쳐 2022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그룹 당기순이

사회

더보기
아시아 염증성 장질환 환자, 경화성 담관염 동반 시 암 발생 ‘위험’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염증성 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며, 위장관에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경화성 담관염은 담도에 만성 염증 및 섬유화를 유발해 간경변이나 간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는 질환으로, 염증성 장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염증성 장질환과 경화성 담관염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주로 서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어 대규모 역학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상형 교수팀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6개국 염증성 장질환 환자 5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경화성 담관염 유병률은 서양보다 5~7배 낮지만, 경화성 담관염이 동반될 경우 대장암·담관암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 지역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경화성 담관염의 발생 현황과 임상 경과를 분석한 첫 대규모 역학 연구로, 아시아인의 특성에 맞는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박상형 교수팀은 아시아 6개국 25개 의료기관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 51,314명을 분석한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새해에도 계속 목도하는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대통령이 되었으나 2년10개월여의 재임기간 동안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선고가 어떻게 날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무기징역은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은 추악한 과거로 돌리고 병오년 새해에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터져 나온 한 장관 후보자의 갑질, 폭언, 투기 등으로 인한 자질 논란과 정치권 인사들의 공천헌금과 관련한 수많은 의혹, 대장동 일당들의 깡통 계좌 등을 지켜보며 우리는 깊은 회의감과 자괴감에 빠진다. 평생을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등불 삼아 살아온 이들이 “불법과 비리를 멀리하고 공명정대하게 살라”, “과유불급을 가슴에 새기고 욕심내지 마라”,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자존감을 키워라”라고 강조해 온 말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법을 만드는 이들과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정작 그 법과 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