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07 (일)

  • 구름조금동두천 1.9℃
  • 구름많음강릉 10.9℃
  • 맑음서울 3.9℃
  • 구름많음대전 9.9℃
  • 맑음대구 0.5℃
  • 맑음울산 4.0℃
  • 맑음광주 5.7℃
  • 맑음부산 9.1℃
  • 흐림고창 7.6℃
  • 맑음제주 12.1℃
  • 맑음강화 3.8℃
  • 맑음보은 2.6℃
  • 구름많음금산 10.1℃
  • 맑음강진군 1.0℃
  • 맑음경주시 -0.7℃
  • 맑음거제 6.3℃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 사람】 세상을 바꾼 팬데믹의 역사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URL복사

전환점과 변곡점마다 절묘하게 작용한 혁명의 트리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며 인류를 고통과 절망에 빠뜨리고 위기로 몰고 갔던  페스트, 인플루엔자, 말라리아, 천연두, 황열병 등의 전염병은 아이러니하게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꾸었다. 

 

이 책은 팬데믹이 역사의 거대한 전환점과 중요한 변곡점마다 어떻게 절묘하게 작용하며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근대화는 페스트에서 시작됐다


유럽과 전 세계를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뜨린 14세기 페스트 팬데믹은 역설적이게도 ‘유럽 근대화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서 3분의 1에 달하는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유럽 사회를 송두리째 뒤바꾸어놓는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이루어졌다. 


농민, 장인, 상인 등 생산을 담당하는 서민의 인건비 상승과 지위 향상이 이루어지고 본격적 ‘을의 반란’이 전개되며 향후 수백 년간 정치, 군사, 과학기술,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다른 대륙을 압도할 만한 위대한 혁신이 이루어졌다.


전대미문의 재난을 겪으며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과학기술, 특히 의학 지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욕구가 비약적으로 높아졌지만 그 욕구를 채워줄 수많은 인력을 한순간에 앗아가 버렸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간파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는 금속활자를 이용한 활판 인쇄술을 실현해 성경을 대량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출판문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지식혁명이 이루어져 유럽의 근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신앙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신에게 간절히 기도해도 페스트 유행은 사그라질 줄 몰랐고 대중은 가톨릭교회를 향한 믿음을 잃어갔다. 민중 사이에서는 페스트라는 끔찍한 역병이 부도덕한 세상에 신이 내린 천벌이라고 믿는 교리가 퍼지며 기존의 낡고 타락한 교회와 독립된 형태로 기독교 본연의 금욕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고행을 강조한 운동은 유럽 각지의 농민 반란과 연결되며 종교개혁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이러한 분위기가 무르익은 데다 교황 레오 10세의 면죄부 판매 등이 트리거가 돼 일어난 혁명이었다. 

 

신분제의 변화와 르네상스


페스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천재 예술가를 탄생시킨 르네상스를 촉발했다. 당시 페스트는 신분제에도 변화의 물결을 몰고 왔는데, 기존의 성직자 계급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재가 부상했다.


크게 줄어든 인구를 오랫동안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유럽에서는 노동자의 임금 상승이 16세기 이후로도 꾸준히 이어졌다. 그 덕분에 하급 장인과 상인 등 도시 주민의 살림살이는 나날이 넉넉해졌다. 형편이 나아진 사람들이 식탁에 고기를 올리는 횟수가 늘어나며 식욕 수요가 증가했다. 또 연극 등 문화와 여흥, 오락에 돈을 쓸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18세기에 들어서면서는 아시아와 중남미에서 수입된 홍차와 설탕 등의 기호품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도시 주민이 늘어나 시장경제 규모가 확대됐다. 그에 따라 생산업자들은 급격히 증가한 시장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획기적인 공급 증대를 달성해야 했으며, 그 연장선에서 18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이밖에 ‘스페인 독감’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인플루엔자제가 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앞당기고 평화를 가져오거나, 콜레라가 19세기 유럽 도시 환경과 위생 상태의 근본적 개혁을 이끄는 등 세상을 바꾼 10가지 감염병의 사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현재 진행중인 팬데믹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상상하게 만든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12·3 비상계엄 가담 공직자 조사 착수 전 자발적 신고하면 징계 안 한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부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직자가 조사 착수 전 자발적으로 신고하면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6일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발적 신고자에 대한 징계 면책·감면 기준을 마련했다. 국무조정실은 ‘자발적 신고자는 확실히 보호된다’는 해당 방침을 전 부처에 신속히 시달할 방침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2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며 “내란 가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과 단죄가 필요하다”며 ▲반인권적인 조사는 없어야 함 ▲자발적 신고에 대해선 감면·면책을 지시한 것에 따른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이 기준에 대해 “헌법존중 정부혁신 TF(Task Force)의 활동이 처벌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 자발적 신고를 통해 은폐된 사실을 밝혀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히 기록해 두어야 한다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공직자가 조사 착수 전 자발적으로 신고하면 징계요구를 생략하고 필요하면 주의·경고 등으로 처리한다. 조사 착수 후 초기 단계에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다른 남자 만나 격분 전 연인 50대 女 10여 차례 찔러 살해 54세 김영우 신상정보 공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을 알고 격분해 전 연인 50대 여성을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54세 남성 김영우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충청북도경찰청에 따르면 충청북도경찰청은 3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김영우에 대한 신상정보를 2025년 12월 4일∼2026년 1월 5일 충청북도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김영우는 지난 10월 14일 오후 9시께 충청북도 진천군에 있는 한 주차장에 주차된 전 연인 50대 여성 A씨의 차량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흉기로 A씨를 1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영우의 자백을 받아 실종 약 44일 만에 A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김영우는 충청북도 진천군에서 오폐수 처리 등의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범행 이후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옮겨 싣고 이튿날 회사로 출근했다가 오후 6시께 퇴근한 뒤 거래처 중 한 곳인 충청북도 음성군에 있는 한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행 형법 제161조(시체 등의 유기 등)제1항은 “시체, 유골, 유발 또는 관 속에 넣어 둔 물건을 손괴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