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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폭력적 문화를 영속시키는 전 세계 직장 시스템을 고발한 <어시스턴트>

상사의 괴롭힘은 당연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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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꿈을 좇아 영화사에 취직했지만 직장 내 부조리함으로 고통을 겪는 제인의 일상을 그린 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다. 


제46회 도빌 영화제 감독상 및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23개 부문 노미네이트, 5개 부문 수상했다. 매체 가디언즈에서 <노매드랜드>, <미나리>와 함께 2020년 미국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인터뷰와 연구를 바탕으로

 

영화 제작자의 꿈을 갖고 있는 제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영화사에 취직해 보조 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명문대에서 학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업무는 사무실 청소, 서류 정리, 복사, 전화받기, 상사의 개인 스케줄 관리 같은 잡다하고 사소한 것이다. 


사무실에 첫 번째로 출근해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서 이 같은 업무를 처리하느라 지쳐가던 제인은 어느날, 신입사원으로 채용된 한 여성이 등장하면서 회사 내 부조리함과 마주한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키티 그린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인 <어시스턴트>는 주인공 제인을 둘러싼 현실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담아낸다. 


감독은 무자비한 ‘권력자’가 아닌, ‘시스템’에 주목한다. 영화 속 강력한 권력자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목소리로만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감독의 의도를 담고 있다. 


제인은 직접적으로 성적 학대의 피해자는 아니지만, 일상적인 감정적 학대와 착취에 시달린다. 제인이 불법과 부당함을 목격하고 폭로하려고 할 때 동료들은 회피하고 질타함으로써 문제적 시스템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데 일조한다. 영화는  언어폭력과 가스라이팅의 폭력성을 강렬하고도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영화계의 경쟁적 시스템을 배경으로 하는 <어시스턴트>는 직장 내 최하위 계층의 보편적인 경험을 포착하고 있다. 이러한 섬세한 관찰은, 키티 그린 감독이 여러 업종의 다양한 근로자들과 진행한 수십 건의 인터뷰를 포함한 방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어시스턴트>는 전 세계의 직장 괴롭힘이라는 풍토적인 문화를 영속시키고 그 안에 있는 포식자들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겨냥한다. 

 

 

‘제인’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세상

 

영화는 ‘여성 영화 제작자’인 감독 자신의 경험도 담겨있다. 몇 년 전, 자신의 연출작 <캐스팅 존베넷>로 선댄스 영화제에 참석한 감독은 그곳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받은 질문에 실망했다. 


그 질문은 “당신 아이디어는 누가 알려주는 거예요, 제임스예요, 스콧이에요?”였다. 


키티 그린 감독은 두 프로듀서들과 다른 성별을 가진 자신이 창조적인 일을 하지 못한다는 의도를 갖춘 질문이라고 생각했고, 이 경험은 자신감을 잃게 만들었다. 나아가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은지 회의감을 들게했다. 


이러한 경험은  <어시스턴트> 탄생의 근간이 됐고, 보편적인 합리성을 가지기 위해 영화계의 친구, 동료, 지인들의 경험이 폭넓게 수집 반영됐다. 

 


감독은 영화계뿐만 아니라 직장 경험이 있는 수십 명의 여성들과 인터뷰하면서 그녀들의 이야기가 충격적일 정도로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직장 내 고위층 상사들은 성적 학대뿐만 아니라 심리적이고 언어적인 학대 양상을 드러냈는데 이는 가장 취약한 직원들 즉 하급 직급의 젊은 여성들을 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키티 그린 감독은 자신이 들은 이야기들의 요소들을 엮어 한 여성이 들려주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주인공의 이름은 익명의 모든 여성 ‘제인 도’를 지칭하는 이름인 ‘제인’으로 결정됐다.


감독은 여성들이 직장에서 매일 접하는 미묘하고도 교묘하지 않은 공격들이 위법 행위와 폭행을 받아들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사무실에서 하루의 사소한 일들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영화에서 사소한 업무들의 압도적 반복은 주인공의 직장 생활을 규정한다. 

 


키티 그린 감독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영화를 통해 관객이 ‘제인’의 입장에서 잠시 동안 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자크>를 통해 에미상을 수상한 줄리아 가너가 단독 주연을 맡아 절제된 연기로 호소력을 끌어올린다. 

 

키티 그린 감독은 <어시스턴트>의 주인공 제인이 연약하면서도 강한 내면을 가진 인물로 표현되기를 바랐고, 이에 적절한 배우가 줄리아 가너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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