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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파' 넘어 본격적인 '대출 빙하기' 도래 우려…저소득·서민층, MZ세대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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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 "50점 맞는 애한테 다음 시험서 90점 맞으란 얘기"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정부가 전날 가계부채 추가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내년에는 금융권의 대출 여력이 큰 폭으로 줄어 대출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가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로 4~5%를 고집하고 있는 만큼, 내년 대출 시장은 '한파'를 넘어 본격적인 '빙하기'가 도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전 금융권에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관행 정착과 분할상환 확대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가계부채 위험관리 강화 유도 ▲실수요자와 취약계층 보호 등 크게 3가지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르면 현재 금융사들은 매년 초 가계대출 취급계획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회사별 가계부채 관리계획 수립·제출시 CEO와 리스크관리위·이사회 보고를 의무화하고, 분기별로 공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금융사들이 연초부터 분기별로 안분토록 해 현재와 같이 갑자기 금융권 대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금융권 안팎에서도 이번 조치로 연말에 수요가 몰려 은행 대출이 중단되는 사태를 어느 정도 막을 순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년 분기별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선 그야말로 '마른수건 짜기식' 관리를 1년 내내 지속할 수 밖에 없어, 기본적으로 목표치를 현실화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목표치 4~5%를 맞추려면 증가율을 분기별로 1%씩, 월별로는 0.3%씩 맞춰야 한다"며 "결국 올해(6%대) 분기별 1.5%, 월별 0.5%에서 최소 30%는 줄여야 한단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반영해서 목표를 수립하고 가이드라인을 줘야 하는데 정부는 지금 다른 나라 얘기를 하고 있다"며 "50점 맞는 아이보고 갑자기 다음 시험에서 90점 맞으라는 것이랑 뭐가 다르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부동산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고, 부채 증가속도는 추세치를 크게 넘어서는 등 국내·외 공통적으로 금융불균형이 확대·누적되고 있는 만큼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날 제6회 금융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년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이 예정돼 있고 자산시장의 가격이 많이 상승해 있는 상황이어 과도한 대출, 과도한 부채로 자산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4~5%대로 관리 목표를 정한 것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4.5% 수준 내외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한 것"이라며 "따라서 내년 총량 관리 목표는 실물 경제 상황, 자산시장의 상황 금융시장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 적을수록, 빚 많을수록 한도 더 준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젊은층과 서민·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SR이란 규제 구조상 소득이 적거나 신용대출 등 기존 대출을 받은 이들일 수록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번 대책에는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의 단계별 시행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내년 1월부터 6개월 이상 앞당겨 조기 시행하고, 제2금융권의 DSR 기준도 기존 60%에서 50%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카드론도 내년 1월부터 차주단위 DSR 산정시 포함된다. 이에 따라 카드사 대출 규모도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카드론은 그간 생활자금 등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많이 활용해왔는데, 카드론 이용자 상당수가 다중채무자인 만큼 신용도가 낮은 취약계층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올해 실수요자들의 거센 반발에 전세자금 대출을 총량관리에서 제외키로 했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총량관리에 포함이 돼 전세대출 받기도 한층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한 시중은행에 따르면 기존 대출이 없는 연소득 4000만원인 차주가 6억원 아파트 구매할 경우 차주별 DSR 적용 전엔 서민, 실수요자 담보인정비율(LTV) 우대가 적용돼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에선 3억6000만원, 조정지역에선 4억원의 주담대(대출기간 360개월, 대출금리 3.3%, 원리금균등분할상환)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 1월 규제 이후에는 3억440만원으로 한도가 줄어든다.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라면 한도 축소 폭은 더 커진다. 신용대출 4000만원(금리 4%)을 보유한 연소득 6000만원 차주가 6억원 아파트를 구매할 때 주담대(대출기간 360개월, 대출금리 3.3%, 원리금균등분할상환)가 조정지역에선 4억원,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6000만원까지 나왔지만, 차주별 DSR이 적용되면 2억750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게 된다.

 

DSR 산정 시 내년 1월부터 신용대출의 상환 만기를 7년에서 5년으로 더 단축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소득이 6000만원이고, 5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터놓은 A씨가 규제지역에서 시세 8억원의 서울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한 경우 현재는 마통 연 원리금 상환액이 914만원이지만, 향후에는 1200만원으로 뛴다. 이 때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4%,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와 분할상환기간(원리금 균등 방식)은 연 3.5%, 30년으로 가정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금리가 오르고 신용대출 산정만기가 단축되면서 전반적으로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2금융권 DSR이 60%에서 50%로 강화되면서 서민들의 대출 한도가 더 타이트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서울 시내 주택 가격이 많이 올라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같은 실수요자들이 경기 외곽 6억원 상당의 주택을 구입한다고 했을 때 기존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까지 반영해서 집값의 60~70%까지 대출이 가능했다"며 "하지만 이제 50%도 안 나오게 되니 이들이 당장 직접 조달해야 할 금액이 커진 상황에서 신용대출도 막혀 있어 융통할 방법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 대해 고 위원장은 "청년·취약계층·서민층이 이번 대책으로 어려워지는 것 아닌지 하는 그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2단계가 1월부터 시행이 되면 적용받는 차주는 2억원 이상의 대출을 받은 차주로, 현재 전체 차주의 13.2% 정도 해당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7월 3단계가 시행되면 1억원 이상 차주들도 적용대상이 되는데 전체 차주의 29.8% 수준"이라며 "따라서 내년 1월 2단계가 시행이 되더라도 대부분 서민 취약계층들이 이용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하게 세부 방안을 만들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DSR을 통해 소득이나 신용도에 따라서 대출이 나가게 하는 건 비교적 타당성이 있다"며 "그러나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보다 명확한 계획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필요한 자금을 정책금융을 통해 공급하고, 재정 지원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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