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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돋보기】 남근 중심적인 세계관을 뒤흔든 레즈비언 수녀의 실화 <베네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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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인가 광녀인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7세기 실존했던 신비주의 수녀이자 레즈비언인 베네데타 카를리니의 실화를 그렸다. <원초적 본능>, <쇼걸> 등의 작품으로 전 세계에 논란과 이슈를 만든 거장 폴 버호벤 감독의 신작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으며, 이외에도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 BFI런던영화제, 뉴욕영화제,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가장 성스러운 성스캔들


성흔과 그리스도와의 심장 교환, 신과의 결혼 등 종교적이고 에로틱한 무아경으로 신비주의로 추앙 받으며 수녀원장에 오른 베네데타. 수녀원에 들어온 바르톨로메아라는 처녀와의 사랑이 교회에 적발되면서 한 순간에 불경한 창녀로 매도된다. 


베네데타 까를리니는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문서보관서에 보관된 ‘신비주의자로 가장했지만 결국 부정한 여인으로 판명된 페샤의 테아티노회 수녀원장, 벨라노 출신 베네데타 까를리니에 대한 재판과 관련된 문서’의 주인공이다. 

 

 


여자 동성애자에 대한 희귀한 기록이다. 1619년부터 1623년까지 이뤄진 심문 기록에는 수녀원장 베네데타와 다른 수녀 간 성적 관계가 자세하게 묘사돼 있었고 거짓 종교적 환영과 신비로운 체험 위증에 관한 심문도 있었다. 


아버지가 신에게 한 약속 때문에 9세의 어린 시절부터 수녀원에 들어간 베네데타는 23세 때 ‘그리스도와 심장을 교환하고, 신과 결혼하는 환영에 빠졌다’며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상처인 성흔이 자신의 몸에 생겼다고 했다. 신비주의자들이 점점 그 말을 믿어 베네데타가 신과 소통하고 특별한 가호를 받는다고 여겼다. 


베네데타는 주님의 신부라는 주장으로 산골 소녀에서 수녀원장에 올랐지만, 룸메이트인 바르톨로메아와의 성적인 관계가 밝혀지면서 추락하게 된다.

 

 

종교 권력에 가져온 균열


역사서 <수녀원 스캔들-르네상스 이탈리아의 한 레즈비언 수녀의 삶>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폴 버호벤 특유의 대담한 묘사와 사회 비판적 철학이 돋보인다. 섹스와 선혈의 과감한 표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도 종교에 대한 금기에 도전하는 시선이 파격적이다. 


영화는 베네데타가 어떻게 성인으로 추앙 받으며 30세에 수녀원장에 오르게 됐는지, 주님과 바르톨로메아와의 사랑의 진실에서 어떤 혼란을 겪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종교적 거짓말보다 더 큰 죄였던 동성애 사건이 가부장적 사회 질서와 남근 중심 세계관을 어떻게 뒤흔들었는지에 대한 적나라한 표현으로 관객들에게 주제의식을 던진다. 


신성 모독이 아닌 남성 영역에의 도전이었던 남근 중심적인 세계관을 뒤흔든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기록된 당시의 사회 질서에서 여성의 성적인 삶, 여성 섹슈얼리티가 르네상스 시대의 종교, 권력, 성관념의 도덕에 어떤 균열을 가져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베네데타 역할을 맡은 비르지니 에피라는 레즈비언 수녀라는 파격적 캐릭터를 열연했다. 비르지니는 감독의 전작 <엘르>와 국제시네필소사이어티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시빌>,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업 포 러브>, <서른아홉, 열아홉>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프랑스 영화계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화제작 <듄>에서 대모 역할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샬롯 램플링이 베네데타 이전 원장 수녀로 출연했다. 베니스와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다운 카리스마로 관객을 압도한다. 


비르지니와 같은 벨기에 출신의 다프네 파타키아는 베네데타를 유혹하는 바르톨로메아 역할을 맡았다. 베네데타의 교묘한 농간을 알고 신성모독으로 비난하고, 어머니인 수녀원장과 베네데타에 대한 믿음으로 대립하는 크리스티나 역의 루이 샤빌렛 또한 매력적인 연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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