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08 (수)

  • 맑음동두천 15.6℃
  • 맑음강릉 18.1℃
  • 맑음서울 14.4℃
  • 맑음대전 15.8℃
  • 맑음대구 17.2℃
  • 맑음울산 16.7℃
  • 맑음광주 17.9℃
  • 맑음부산 16.6℃
  • 맑음고창 16.3℃
  • 맑음제주 14.6℃
  • 맑음강화 11.1℃
  • 맑음보은 14.5℃
  • 맑음금산 16.5℃
  • 맑음강진군 17.9℃
  • 맑음경주시 18.0℃
  • 맑음거제 15.8℃
기상청 제공

허연재 칼럼

【허연재의 미술 인문학 칼럼】 자신의 에고(ego)에 집중한 파울라 모더존-베커

URL복사

 

 

[시사뉴스 허연재 강사 · 작가] 5월은 완연한 봄이 온 따스함이 느껴지는 달이기도 하며 가정의 달이니 만큼 가족 행사나 프로모션이 많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 보인다. 가정의 달은 20세기 중 후반 점차 핵가족화 되어가는 현상 속에서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자 사회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가정은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모여 만든 작은 사회이며,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건강한 국가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점차 나노 (nano) 사회로 변해가는 사회적 현상 속에서 가족이라는 개념이나 공동체적 유대감이 저하되는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하는 개인의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매년 초에 출간되는 트렌드에 대한 도서들도 개인화에 중점을 둔다. 타인 혹은 공동체에 나를 흡수시키기보다 ‘나’ 자신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요즘이다. 


근대 미술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가는 주체성에 집중하며 내가 그리고 싶은 주제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한다. 서양 근대 미술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이름들은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폴 고갱 등이 있다. 하지만 파올라 모더존-베커의 이름은 아직도 생소하다. 그녀는 31세의 나이로 산후 색전증으로 사망하면서 다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했으며 미술사에서도 굵직한 남성 작가들의 작품에 묻혀 잊혀졌다.

 

 


파울라 모더존-베커(Paula Modersohn-Becker)는 독일 표현주의 작가이며 대부분 아이들과 여성의 누드화를 그렸다. 그녀는 최초로 자신의 누드를 자화상으로 그린 여성 화가이기도 하다. 독일 드레스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대한 흥미를 가지며 자라났다. 청소년 시기에 런던 세인트 존스 우드 아트 스쿨에서 드로잉 수업을 받았으며 그 이후에도 회화 사교육을 받으며 미술 재능을 갈고 닦았다. 1900년 파리에 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인체 구조 드로잉을 배우게 된다. 파리에서 재학중이던 아카데미 콜라로시는 여성 화가들에게도 남성 누드 모델을 그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파울라에게는 인체 묘사를 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 


유럽 예술의 중심이 되어버린 파리의 매력에 빠지게 되며, 자신의 연인이며 화가이던 오토 모더존까지 파리로 초대한다.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업에만 몰두하던 모습에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파울라의 아버지는 미술 작업이나 수상에 연연하지 말고 남편에게 신경을 쓰라고 조언을 한다. 하지만 1902년 그녀는 “내 경험상 결혼이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어머니에게 “나는 누군가가 되고 싶다”라는 편지를 남기며 작업 활동을 이어 나갔다.

 

 


파울라의 그림은 여성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사랑스러움이 배어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보통은 어린 아이들이나 여자 인물을 표현할 때 매끈하고 흰 피부나 예쁜 드레스 차림으로 표현하지만 파울라는 투박하며 다듬어지지 않은 소녀 같은 이미지를 추구했다. 파울라가 그린 어린 아이들은 목각 인형 같이 뻣뻣한 느낌도 든다. 마치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격체를 표현하는 듯하다. 이와 상반되는 스타일로 영국 고전주의 작가 조슈아 레이놀즈는 그림 속 어린 아이를 성인 같이 우아하게 꾸며 연출했다. 아카데미 스타일의 표현법과 파울라의 표현주의 스타일을 비교해보면 아이라는 동일한 주제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점이 흥미롭다.


파울라 그림의 시각적 특징은 흙 느낌이 도는 색감들과 두껍게 바른 물감의 질감이다. 평면 작품이지만 두껍게 바른 물감은 흙을 빚어 만든 세라믹을 연상케 한다. 그녀가 파리에 머무는 동안 폴 세잔, 폴 고갱과 빈센트 반 고흐의 가감 없는 두꺼운 레이어의 물감 표현 기법에 감명을 받았고 자신의 회화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파울라가 그린 여성은 강직하면서도 텁텁한 인상을 준다. 이렇게 재현된 여성의 나체는 에로틱한 감상을 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남성 화가들이 주로 그린 여성의 누드화 하고는 매우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파울라의 자화상인 <왼쪽 손으로 들고 있는 두 꽃송이>를 보면 오른손은 비율적으로 왜곡되게 크게 그려져 있으며 자신의 배에 손을 가져다 댄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그녀가 임신을 한 상태의 모습을 보여준다. 눈 두덩이는 마치 눈병이 난 듯 붉은 색으로 물들어 있다. 왼쪽 손에 들려 있는 두개의 꽃은 연약함이나 생명의 유한함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뻣뻣하게 표현되었다. 그림 속 그녀의 모습은 생명을 잉태한 여성의 강인함과 새로운 시작을 보여주는 듯하다. 명확한 아웃라인, 단순한 형태와 땅의 거친 느낌은 폴 고갱의 원시적인 표현법에서 영향을 받은 점이 확연하게 보여진다.


어머니와 아이를 함께 표현한 <누워있는 엄마와 아이II>는 산처럼 풍만한 풍채를 가진 어머니와 대조적으로 작은 갓난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림 속 여성의 몸은 대자연의 산 같은 느낌을 준다. 나체는 산의 능선처럼 굵은 곡선으로 표현되었으며 피부 톤 역시도 초록색의 피그먼트로 채색되어 아름다운 한 여성의 모습이 아닌 자연의 일부처럼 보인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넓은 품은 갓난 아이가 의지하며 살아가는 세계의 전부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아이는 어머니의 품에 꼭 안겨 그 어떤 위험에서도 보호를 받는 안정감을 준다.

 

 


파울라의 작품은 보면 볼수록 푸근한 여성의 이미지와 독립적인 이미지를 함께 느끼게 해준다. 그녀는 그 어떤 것보다 자신의 작품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미술을 통해 자신의 주체성을 찾아 나갔다. 둔해 보이며 둥글둥글한 이미지의 작품들이 놀랍게도 당시에는 위협적인 작품으로 여겨졌었다. 아돌프 히틀러는 그녀가 그린 여성들의 이미지가 위험하다고 간주했다. 그는 1937년 여성 작가를 위한 최초 파울라 미술관을 개관하여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것에 반대하기도 하며 미술관 전시, 프로그램에 위협적인 제재를 가하기도 하였다. 사회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은 기존의 틀을 위협한다고 여기는 것이기에 그만큼 여성 화가라는 점과 그녀가 만들어낸 이미지들은 획기적이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울라는 자신이 좋아했던 여성, 아이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그녀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찾아낸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서울대 등 7개 대학 제외 '확률·통계' 인정...'미적분·기하' 없이 이공계 지원 길 열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7학년도 정시기준 전국 174개대 중 자연계학과에서 수능 미적분, 기하를 지정한 대학 1곳뿐(0.6%)이고 서울대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국 39개 의대 중 이과 수학 지정대학은 17개대(43.6%)로 나타났다. 올해 정시에서 의대·서울대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이공계 학과 지원자에게 '미적분·기하' 응시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수능에서 문과 수학으로 분류되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해도 이공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수험생들의 확률과 통계로 쏠리는 '확통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174개 대학 중 이공계 학과 정시모집 지원자에게 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를 지정한 대학은 단 7곳에 불과하다. 서울대는 식품영양·의류학과·간호학과 3개 학과를 제외한 자연계열 전 학과에 미적분과 기하 응시를 요건으로 두고 있다. 나머지 6개 대학은 일부 학과에만 미적분·기하 응시를 요구하는 수준이다. 가천대(클라우드공학과)·경북대(모바일공학전공)와 전북대·제주대 수학교육과는 미적분·기하를 지정하고 있으며, 전남대는 기계공학과·수학과 등 46개

정치

더보기
추미애 후보자 “용광로 선대위 구성...진영·이념 넘어 통합형 실용인사로 경기도 미래 준비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자가 용광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통합형 실용인사로 경기도의 미래를 준비할 것임을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자는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지금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우리 경제 위기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는 우리 도민들의 생활에 직접 부담이 되고 있다”며 "저 역시 어려운 순간의 위기를 버텨낸 경험으로 경기도가 경제위기 극복에 선순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경기도에 민생과 경제 등의 전문가 그룹을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자는 “용광로 선거대책위원회 인사를 구성하고 진영과 이념을 넘어 통합형 실용인사로 경기도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국정상황과 연계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한 소통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적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민주당 후보들이 확정되는 대로 민생현안을 즉시 논의하겠다”며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가칭 ‘더불어민주당 경기민생 대책위원회’를 꾸려서 현안에 대처하겠다. 경기도 곳곳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경기도에 맞는 미래 비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협회, ‘2026 제4기 차세대 경영자 아카데미' 모집…AX 시대 선도할 리더 양성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가 급변하는 AX(AI Transformation) 시대에 발맞춰 이노비즈 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2026 제4기 차세대 경영자 아카데미’ 교육생을 모집한다. 이번 제4기 아카데미는 ‘함께 배우고 연결되며 미래를 만드는 차세대 경영자 공동체’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기업 2세와 차세대 경영 후보자, 임원 및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하며,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리더십 함양, 신사업 개발, 강력한 휴먼 네트워크 축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교육 과정은 오는 5월 7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7월 16일까지 매주 목요일 판교 이노비즈협회 대회의실에서 진행된다. 특히 이번 기수는 인공지능 전환(AX)에 특화된 커리큘럼이 강점이다. △AI 기반 조직 운영 및 리더십 △AX 시대의 성과관리 전략 △협상의 기술 △린 캔버스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기획 등 실무 중심의 액션러닝 프로그램이 밀도 있게 펼쳐진다. 또한, 이론 교육에 그치지 않고 현장성을 강화한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5주 차에는 상해 자동화·로봇 전시회 참관을 포함한 해외연수가 예정되어 있으며, 9주 차에는 AX를 통해 사업 변신에 성공한 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한다. 마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진로수업’ 저자 김은희의 신작, ‘LEFSEPTY’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공부를 하고, 스펙을 쌓고,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도 정작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 앞에서는 쉽게 답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정보는 넘치지만 선택의 기준은 흐려지고, 직업의 변화 속도는 빨라졌지만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설명하는 일은 오히려 더 어려워진 시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진로의 본질을 다시 묻는 책 ‘나답게 성장하는 힘 LEFSEPTY’(잉킹북스)가 출간됐다. 이번 신간은 누적 15만 부 판매를 기록한 ‘10대, 인생을 바꾸는 진로수업’의 저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진로 교육 전문가 김은희가 펴낸 후속작이다. 전작의 문제의식과 철학을 확장한 이번 책은 기존의 ‘직업 찾기’ 중심 진로 담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기준으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주목한다. 직업 정보와 입시 전략, 자격증과 스펙만으로는 흔들리지 않는 진로를 만들어가기 어렵고, 결국 중요한 것은 외부 정보보다 자신만의 방향 감각이라는 문제의식을 책 전반에 담아냈다. 책에서 저자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더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기준’이라고 말한다. 특히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이 일과 학습의 방식까지 바꾸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