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2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최고’를 향한 무한 경쟁과 폭발하는 광기 <더 노비스>

URL복사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는 경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대학 조정팀에 가입한 신입생 알렉스가 팀 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극한의 경쟁과 강박을 스릴러적 감성으로 담았다. <오펀: 천사의 비밀> 이사벨 퍼만이 주연을 맡았고, 로런 해더웨이 감독의 데뷔작이다. 제20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장편 영화상, 촬영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인디와이어 선정 2021년 최고의 데뷔작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위플래쉬>의 스포츠 버전


대학 신입생 알렉스는 경쟁에서의 승리에 대한 강박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일부러 못하는 과목을 선택해 최고 점수를 낼때까지 반복적으로 시험을 치는 모습은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고 완벽에 도달하는 것으로 성취감을 느끼는 알렉스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교내 조정부에 가입한 알렉스는 아직 신입에 불과한데도 1군에 선발되고 빠른 시간내 최고가 되기 위해 광적인 집착에 사로잡힌다. 알렉스는 조정부 에이스인 동급생 제이미와 친구인 듯 아닌 듯 신경전을 벌이고, 애인에게도 감정을 터놓지 못하고 소홀해질 수밖에 없으니 인간관계는 엉망이고 고립적 세계에 점차 빠져들어간다. 

 


<위플래쉬> 사운드 에디터 출신 로런 해더웨이 감독의 대학 시절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위플래쉬>의 스포츠 버전으로 볼 수 있다. <위플래쉬>가 폭력적인 훈련과 탈락에 대한 공포, 우월감에 대한 광적 욕망이라는 예술적 성공의 이면을 심리 스릴러로 풀어낸 것과 마찬가지로 <더 노비스>는 스포츠 경쟁에서의 승리와 기록 갱신에 대한 병적 강박을 담았다. 예술혼과 함께 스포츠에서의 한계 극복 의지 또한 신화화됐지만 뒤집어보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극한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은 광기 없이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많은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에서 그 광기를 ‘불굴의 정신’으로 미화해왔다면 <더 노비스>는 미화 없이 또는 미화된 이미지를 뒤엎는 시각이다. 동급생 제이미로 대표되는 노력하는 보통 사람들의 목표가 장학금 같은 뚜렷한 보상을 향한 것이라면, 알렉스에게 기록을 갱신하고 최고가 되는 것은 물리적 보상을 넘어서는 절대적 가치다. 제이미가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배고프다면, 알렉스는 아무리 먹어도 허기진 비정상적 위장을 가진 셈이다. 왜 그토록 승리와 1등에 집착하나? ‘미국은 왜 달에 가려고 했나?’라는 주제의 대화를 통해 알렉스는 그 이유를 간접적으로 밝힌다. 그것은 비합리적 비실용적이며 어떤면에서는 얄팍하고 유치한 본능이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속성임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피와 땀이 범벅된 주인공의 헌신적 노력은 조정부의 팀원과 코치들에게 거부감을 주면서 인정 받기는 커녕 차별로 돌아오고, 스스로도 자기 만족이 아닌 자기 파괴적 심리 상태로 내몰린다. 알렉스가 도달하고자 하는 이상이 초월적이고 추상적이라 마치 종교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고통으로 자신을 몰아가며 세속과 멀어지고 그 극한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느끼는 알렉스의 모습은 단순히 긍정과 부정으로 나눌 수 없는 곳에 위치한다. 위대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향한 병적 집착에 대해 영화는 결코 긍정적으로 그리지 않지만, 단순한 가치 평가의 대상도 아니다. 

 

 

 

감각적 영상과 사운드


조정이라는 스포츠의 신체적 움직임을 중심으로 인물의 강박적 심리를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하는 영상과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조정의 빠른 호흡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촬영과 연출은 물론, 기존의 틀을 깨는 다채로운 음악들로 장식했다. 실패에 대한 공포, 사회와 고립된 인물의 도취적 세계관을 상징적 표현들로 쌓아올린 감각적 묘사 또한 눈길을 끈다. 

 


<오펀: 천사의 비밀>에서 섬뜩한 두 얼굴을 지닌 에스더로 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사벨 퍼만이 주인공 알렉스 역을 맡은 점 또한 감상 포인트다. 비교적 작은 영화지만, 육체적 심리적 극한의 상황과 반사회적 감정을 숨기며 폭발적 욕망을 향해 달리는 인물의 섬세한 심리를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배우로서 화려한 성인식이라고 할만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尹 대통령, 새 비서실장에 정진석 임명...“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 기대”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새 대통령비서실장에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송 생중계를 통해 정 의원의 비서실장 내정을 직접 발표했다. 정 내정자는 현직 의원인 만큼 국회의장 결재 등 사퇴 절차를 거쳐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정 내정자의 신문기자, 5선 국회의원, 국회 부의장·사무총장, 청와대 정무수석, 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약력을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소통' 역량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사회생활을 기자로 시작해서 한국일보에서 15년간 기자로서 근무했다"며 "주로 정치부에서 국회 출입을 많이 하고 워싱턴 특파원, 논설위원도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에는 16대 국회에 진출해서 5선 국회의원을 했고,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당에서도 비상대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장, 국회부의장, 국회 사무총장과 같은 국회직도 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서 정계에도 여야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비서실장으로서 용산 참모진들뿐만 아니라 내각, 여당, 야당 또 언론과 시민사회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함으로써 직무를 아주 잘 수행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경제

더보기
【커버스토리】 중동발 리스크,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충격파가 밀려오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출렁거렸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와 금 가치는 치솟았다.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태가 악화되면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 원료에 대한 수급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 다행히 지난 4월 14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양측 간 추가적인 충돌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들썩이던 환율과 주식시장은 일단 진정 모습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향후 재보복에 나서겠다 공언한 만큼 중동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단시일 내 완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가는 세계 경제 ‘연쇄고리’...물가 자극, 주가 하방압력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 우리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름값이다, 유가는 세계 경제의 ‘연쇄고리’에 위치해 있다. 유가가 뛰면 물가가 뛰고, 물가가 뛰면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그렇게 미국 달러 금리가 오르면 세계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경기가 침체되고, 자산시장이 요동치는 일들이 발생한다

사회

더보기
조규홍 장관 "'의대증원 원점 재논의·1년 유예' 국민 눈높이 안 맞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계에서 요구한 사항에 대해 과학적 근거와 와 합리적 논리에 기반한 통일된 대안 제시를 요구했다. 조 장관은 의료계에서 요구하는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및 1년 유예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의료개혁을 멈춤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의료계를 향해 "시급한 필수의료 확충이 지연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원점 재논의와 1년 유예를 주장하기 보다 과학적 근거와 합리적 논리에 기반한 통일된 대안을 제시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 금요일(19일) 의료현장의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국립대학 총장님들의 건의를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로 결단했다"며 "의료계도 열린 마음으로 정부의 이러한 노력을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붕괴되고 있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정부는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개혁을 멈춤 없이 추진하되 합리적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듣고 적극적으로 수용해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의료개혁 과제에 대한 사회적

문화

더보기
명화 해설과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 '마티네콘서트 - 낮을 그리는 클래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등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건왕)이 영등포아트홀 신규 기획공연 프로그램 ‘마티네콘서트 - 낮을 그리는 클래식’을 선보인다. ‘마티네콘서트 - 낮을 그리는 클래식’은 2024년 리뉴얼된 영등포아트홀 기획공연 브랜드 ‘시리즈Q’의 새로운 공연 섹션으로, 문화도시 영등포 구민들의 평일 오전 시간을 그림과 음악으로 풍요롭게 만든다는 콘셉트로 명화 해설과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으로 기획됐다. 오는 4월 25일(목) ‘빈센트 반 고흐’를 시작으로 7월 25일(목) ‘구스타프 클림트’, 10월 24일(목) ‘앙리 마티스’를 주제로 펼쳐질 이번 마티네콘서트 시리즈는 프랑스, 스페인, 일본, 러시아 등 30개국 100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현장에서 경험하고 직접 발로 뛰며 체험한 다양한 여행 경험만큼 다채로운 설명을 선사할 도슨트 이서준의 작품 해설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공연은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 세계를 탐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해설과 함께하는 클래식 음악은 ‘트리니티 앙상블’이 연주한다. 돈 맥클린의 고흐 추모곡 ‘빈센트’를 시작으로, 조르주 비제 ‘아를의 여인’ 모음곡 중 ‘미뉴엣’, 카미유 생상스 ‘동물의 사육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