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5.5℃
  • 맑음강릉 2.0℃
  • 구름많음서울 -1.9℃
  • 맑음대전 -1.9℃
  • 맑음대구 0.4℃
  • 맑음울산 1.1℃
  • 맑음광주 0.3℃
  • 맑음부산 2.1℃
  • 맑음고창 -2.1℃
  • 구름조금제주 4.6℃
  • 구름조금강화 -2.5℃
  • 맑음보은 -4.6℃
  • 맑음금산 -4.1℃
  • 맑음강진군 -0.9℃
  • 맑음경주시 -4.0℃
  • 맑음거제 0.1℃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무엇이 옳은가>

URL복사

어제는 맞고, 오늘은 틀리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우리는 스스로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한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 신념을 바탕으로 타인을 해석하고, 평가하고, 구분 짓는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확신을 무너뜨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가장 중요한 전제를 말한다. 옳고 그름은 시간에 따라 바뀐다는 것. 

 

 

윤리는 기술과 공생하며 진화한다


인류는 다른 부족들과 서로의 관행을 합치고, 부수고, 개선하는 과정의 역사였다. ‘옳음’의 기준 또한 이런 과정 속에서 자기를 계속 바꾸어나가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이동을 추진하는 동력이 바로 ‘기술’이었다.


윤리는 기술과 공생하며 진화한다. 가령 1968년까지만 해도 미국정신과협회는 동성애를 ‘사이코패스적 인격 장애’로 기술했다. 그러나 미디어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LGBTQIA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다. 임신 시기와 출산 여부를 조절할 수 있는 각종 피임 및 의료 기술의 발달로 자연의 순리로 여겨졌던 여성의 임신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농업의 대량 생산을 위해 당연하게 여겨졌던 노예제도도 기술 발전과 함께 사라졌다. 저자는 영국이 노예제도를 가장 먼저 폐지한 국가인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른 나라들보다 일찍 산업화를 거쳐, 인력 노동을 기계로 빠르게 대체한 역사가 영국의 노예제 폐지와 관계되어 있는 것이다.


저자는 보몰의 ‘비용 병폐(Cost Disease)’ 이론을 바탕으로 기술 발전이 정체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곳에서는 비윤리적 행동이 계속 용인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가 늘어나고 비용이 줄어들면 윤리적 기준도 빠르게 이동한다고 말한다. 

 

 

미래에서 온 고소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시대에서 우리는 이제 어떤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을까? 후안 엔리케스는 과학기술 시대의 옳고 그름에 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당신은 미래에 한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될 수 있다. 당신은 본인이 지닌 유전자적 결함을 알고 있었지만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고, 그 결함을 안고 태어난 손자가 그러한 당신의 판단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상해죄’를 물을 수 있다. 당신은 복잡한 윤리적 문제 때문에 유전자 편집 기술을 쉽게 선택할 수 없었지만, 당신의 자녀 세대는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사고할 것이다.


당신은 여기 또 다른 사건의 공모자로도 거론된다. 인류는 위생적으로 열악한 수용소 같은 우리에 동물을 집단으로 가둬놓고 사육했다. 동물들이 질병에 걸렸을 때는 손쉽게 생매장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반복해왔다. 당신은 그 잔인한 동물 살해 현장을 보고도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바꾸지 않았다. 실험실에서 만든 대체육 섭취를 당연하게 여기는 미래 세대에게는 폭식을 복스러운 것쯤으로 여기는 오늘날의 육식 습관과 미디어 속 ‘먹방’ 콘텐츠는 현시대의 야만과 무지의 상징이 될 것이다.


새로운 과학기술 시대에 우리는 모두 잠재적 가해자다. 변화 속에서 당신이 지금 붙들고 있는 절대적 진리는 죽은 이론이 될 것이며, 지금 당연하게 행동한 일은 미래 세대가 당신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그들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기존에 논의된 적 없던 낯선 질문들을 통과하면서 좌파 아니면 우파라는 기존의 승자식 기준으로는, 또 세대와 세대, 인종과 인종, 종교와 종교 사이의 문화전쟁 속에 존재했던 이분법적 판단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앞으로의 윤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손정의 회장 접견 'AI 3대 강국 실현 위해 조언·제안 해달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만나 "한일 간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이 중요하다"며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 회장을 접견하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협력 과제 중요한 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손 회장을 향해 "대한민국이 세계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지향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는 첫눈을 귀히 여겨 서설이라고 하는데 손 회장님은 이전에도 김대중 대통령님, 문재인 대통령님 때 좋은 제안을 해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며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좋은 제안과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AI 기본사회를 소개하며 "상수도 하수도처럼 대한민국 내에서 모든 국민 모든 기업 모든 집단이 인공지능을 최소한 기본적 활용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인공지능의 위험함과 유용성을 알고 있는데 위험함을 최소화하고 유용성 측면에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손 회장이"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도움과 조언을 줬다"며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다른 남자 만나 격분 전 연인 50대 女 10여 차례 찔러 살해 54세 김영우 신상정보 공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을 알고 격분해 전 연인 50대 여성을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54세 남성 김영우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충청북도경찰청에 따르면 충청북도경찰청은 3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김영우에 대한 신상정보를 2025년 12월 4일∼2026년 1월 5일 충청북도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김영우는 지난 10월 14일 오후 9시께 충청북도 진천군에 있는 한 주차장에 주차된 전 연인 50대 여성 A씨의 차량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흉기로 A씨를 1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영우의 자백을 받아 실종 약 44일 만에 A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김영우는 충청북도 진천군에서 오폐수 처리 등의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범행 이후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옮겨 싣고 이튿날 회사로 출근했다가 오후 6시께 퇴근한 뒤 거래처 중 한 곳인 충청북도 음성군에 있는 한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행 형법 제161조(시체 등의 유기 등)제1항은 “시체, 유골, 유발 또는 관 속에 넣어 둔 물건을 손괴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