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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돋보기】 상실과 사랑, 정체성 그리고 삶에 관한 SF <애프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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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의 기억을 탐험하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작동을 멈추면서 벌어지는 가족의 이야기.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의 코고나다 감독의 <콜럼버스>에 이은 두 번째 장편 영화이자 <미나리> 제작사 A24의 신작이다. 제74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되고, 제38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알프레드 P. 슬로안 상(Alfred P. Sloan Feature Film Prize)’을 수상했다.

 

 

코고나다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제이크는 찾아오는 손님이 많지 않은 차 판매점 운영에 몰두하면서, 아내와 하나뿐인 딸 미카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마카를 위해 구입한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어느날 오작동을 일으킨 후 작동을 멈추자 ‘양’을 친오빠처럼 따르던 마카는 충격을 받고 슬픔에 빠진다. 제이크는 ‘양’을 수리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수소문한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고 그의 기억을 탐험하기 시작한다. <애프터 양>은 안드로이드 인간 ‘양’의 기억을 탐험하면서 시작되는 상실과 사랑, 그리고 삶에 관한 가장 아름답고 독창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비디오 에세이스트로도 활동해온 코고나다 감독은 각자 아픔과 불안을 가진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건축을 매개로 소통하며 서로 치유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존 조, 헤일리 루 리차드슨 주연의 영화 <콜럼버스>로 인상적인 데뷔를 했다. 그는 건축과 서사를 매끄럽게 엮어낸 <콜럼버스>를 통해 모더니즘 건축들이 인상적인 미장센을 선보였고, 이후 선보인 인기 시리즈 <파친코>를 통해서는 한국적인 스타일의 정교한 감성을 펼쳐보였다. 이렇듯 전작들을 통해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감성을 건드리는 섬세한 연출과 탁월한 영상미를 선보여 온 코고나다 감독은 알렉산더 와인스틴의 단편 <Saying Goodbye to Yang(양과의 안녕)>을 바탕으로 한 두 번째 장편영화로 돌아왔다.

 

 

 

아날로그 감성 묻어나는 근미래


<애프터 양>은 프로덕션 디자인과 촬영, 음악을 통해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독특한 분위기를 탄생시켰다. 영화의 주된 무대가 되는 제이크 가족의 집은 자연적 에너지를 활용한 소프트 테크놀로지와 겉으로 드러날 듯 말 듯한 미래주의가 적용된 공간이다. 극의 시간적 배경은 현재가 아닌 이미 세상이 기후 재앙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은 후의 근미래로, 코고나다 감독은 전통적인 SF 영화의 메탈릭한 풍경이 아닌 우디한 느낌에 가까운 유기적인 미래의 풍경을 보여주고자 했다. 때문에 벽면 전체가 큰 유리로 된 탁 트이고, 주택의 중앙에는 뜰이 위치한 구조의 아이클러 주택을 원했고, 마침내 뉴욕시와 인접한 로클랜드 카운티의 교외 지역에서 이 조건에 부합하면서도 독특한 개성이 느껴지는 빈 집을 만날 수 있었다.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감행하는 끝에 완벽한 제이크 가족의 집이 탄생하게 됐다. 각 인물들의 의상 역시 비닐 등 인공적인 소재를 지양하고 지속과 재생이 가능한 소재를 선호하는 시대적인 변화가 드러나도록 디자인됐다. 영화의 무드를 극대화하는 촬영 방식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데 인물의 허리 바로 밑에서부터 상체까지를 담는 미디엄샷과 탁 트인 와이드샷을 활용해 배우의 몸짓, 공허함, 주변 풍경을 통해 감정과 사람들, 공간의 관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음악은 아스카 마츠미야가 맡았으며,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자인 영화 음악의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가 테마곡을 특별 작곡하고, 뮤지션 라이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의 OST ‘글라이드’가 일본계 미국인 가수 미츠키가 몽환적인 느낌으로 해석한 새로운 버전으로 삽입됐다. 

 

 

 

콜린 파렐의 섬세한 연기 


<신비한 동물사전>, <더 배트맨> 등 블록버스터부터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랍스터>, <킬링 디어>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에서 신뢰감을 주는 연기를 선보여 온 콜린 파렐이 아버지 제이크 역을 맡아 평단의 찬사를 얻었다. 


또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저스틴 H. 민이 ‘양’으로 출연해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다. 넷플릭스 시리즈 <엄브렐러 아카데미>로 세계적인 라이징 스타로 등극한 저스틴 H. 민은 이번 작업에 대해 “감독님과 미국에서 살아가는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밝혀 동양계 로봇인 동시에 평정심과 진정성을 가진 캐릭터에 대해 어떤 깊이로 연구했는지를 짐작케한다. 


영화 <퀸 앤 슬림>으로 주목받은 영국의 배우 겸 모델인 조디 터너 스미스가 집안의 경제를 실질적으로 책임지면서 조용하고 세심하게 가족을 배려하는 엄마 키라 역을 맡아 특유의 강렬한 마스크와 우아한 분위기로 묵직한 존재감을 선사한다.


9세의 중국, 인도네시아계 미국인으로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엠마 찬드로위자야는 첫 연기 데뷔작인 <애프터 양>를 통해 사랑스러우면서도 마음 한켠에 외로움을 간직한 소녀 미카 역을 성공적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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