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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울 세운지구 재개발 노포들 사라진다...오늘 '마지막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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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면옥, 시행사와 소송서 패소…오늘 '마지막 영업'
세운 3-3, 3-8구역에도 '안동장', '조선옥' 등 노포 즐비
'세운지구 재개발' 탄력 붙을 듯…주민갈등 해결 과제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25일 서울시와 중구,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 재개발 시행사가 을지면옥을 상대로 낸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에서 법원이 1심을 뒤엎고 시행사의 손을 들어줬다. 을지면옥이 시행사에 건물을 인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랜 기간 시행사와 갈등을 빚으며 법적분쟁을 벌여왔던 전통 평양냉면집 '을지면옥'도 결국 영업을 중단하고 자리를 떠나게 됐다.

가처분 소송 결과와 별개로 아직 건물인도 본안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영업을 이어가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건물을 떠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을지면옥 측은 "오늘 오후까지 영업하고 문을 닫는다"며 "새로 이전할 곳은 아직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을지로에서의 영업은 이날 오후 3시까지 할 예정이다.

 

◆재개발에 줄줄이 사라지는 노포들
 

을지면옥은 세운지구 3-2구역 내에서 1985년부터 37년 간 운영해온 이 곳의 '터줏대감' 같은 식당이다. 을지면옥의 시초는 1.4 후퇴 때 월남한 김경필씨 부부가 1969년 경기도 연천에 개업한 '의정부 평양냉면' 집이다. 이들 부모로부터 독립한 첫째 딸은 중구 필동에 필동면옥을 세웠고, 둘째 딸이 세운 곳이 이곳 을지면옥이다.

지난 2019년 재개발 사업 추진으로 보상·이주 절차가 시작된 이후 '안성집', '을지다방' 등 해당 구역 내 유명 노포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와중에도 유일하게 홀로 영업해왔다.

을지면옥이 자리한 세운지구 3-2구역에 대한 재개발 사업은 2017년 4월 시행사가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면서 본격화됐다. 2018년 박원순 전 시장이 생활유산으로 지정된 을지면옥을 강제로 철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한 때 사업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1년 뒤 서울시가 을지면옥을 철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을지면옥이 보상금 액수를 두고 시행사와의 갈등으로 소송전을 벌이면서 사업은 장기간 표류해왔다.

재개발이 예정된 3-3구역에도 '안동장', 3-8구역에는 '통일집', '조선옥' 등의 오래된 가게가 즐비해있다. 현재 이들 구역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후 계획 수립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이주대책과 손실보상 협의를 위한 시행사와 세입자 등 간 협의체가 구성될 예정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사업 시행자가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로 향후 협의체가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4선 성공…세운지구 재개발 속도낼 듯

세운지구 재개발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거 첫 임기 때인 2006년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지구는 종묘~퇴계로로 이어지는 약 44만㎡ 규모의 서울 최대 재개발 지역이다. 오 시장은 당시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주변 8개 구역을 통합 개발하는 내용의 '세운지구재정비촉진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11년 취임한 박 전 시장이 '보존'에 가치를 두면서 해당 계획을 도시재생 중심의 재정비촉진계획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세운지구는 171개 구역으로 쪼개졌다. 이를 두고 오 시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한 이후 "세운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 "세운상가 위에 올라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며 여러차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6.1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4선에 성공하면서 세운지구 재개발 사업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서울 도심을 대전환하는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내세우면서 종묘~퇴계로 일대(세운지구)를 재정비하는 사업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 171개 구역 중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일몰시점을 맞은 147개 구역을 20개 내외 정비구역으로 다시 조정하고, 이들 구역을 통합해 정비사업을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세운지구 개발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개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은데다 상가 지분 문제, 이전 보상금 문제 등을 놓고 시행사와 주민들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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