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철강기업으로서의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변모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문화, 경영방식 등 기존의 틀을 벗어던지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이미지로 진화하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정준양 회장이 취임하고 부터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취임때부터 ‘창조경영’과 ‘상생경영’을 강조해 왔고, 이런 변화는 포스코를 세계로 도약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놀이문화를 통한 ‘펀(fun) 경영’
포스코는 놀이를 통해 창의적인 인재육성을 위한 노력을 꾀했다. 지난 9월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직원들의 창의력 향상과 창의문화 조성을 위한 놀이공간인 ‘포레카(POREKA)’를 개관했다. 포레카란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EUREKA)를 포스코(POSCO)와 결합한 것으로 ‘포스코의 문제 해결의 장’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놀이방은 국내 최대 규모인 총 1190㎡(360평)으로 휴식, 즐거움, 공부 공간으로 구분해 다양한 놀이와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자연정원에서 다양한 분야의 독서 1000여권을 비치한 ‘북카페’와 쿠션의자에 앉거나 바닥에 누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사랑방’, ‘다락방’등도 마련돼 있다. 또한 테이블 형태의 대형 터치스크린은 물론 스포츠, 전략, 단어조합 등의 게임, 음악 및 미술 작품 감상, 생활지식 정보도 제공된다.
포스코는 이 프로그램의 초기 활성화를 위해 1년간 일정시간을 ‘Crative Time’으로 부여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창의놀이방을 개관한 것은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기업의 창조적 전환 능력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글(Google)이 ‘펀경영’에서 나온 독창적 아이디어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개관식에서 정준양 회장은 ‘창의는 통찰에서 나오고 통찰은 관찰에서 비롯됩니다’란 구절을 직접 쓴 서예 동판을 부착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정 회장은 “창의적 경영을 하는 ‘펀(fun)' 경영에서 나온 독창적 아이디어로 수익을 창출해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혀 향후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정 회장은 스마트 경영을 통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최근 정 회장은 임원회의에서 “일하는 방식을 '스마트 워크(Smart Work)'로 바꾸라”고 주문했다. 불필요한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일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의도다.
정 회장이 제안한 스마트 워크는 불필요한 서류 작업을 줄이고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 직원들은 ‘3스텝’ ‘3S 원칙’으로 서류작업을 줄이기 위한 ‘1페이지 보고서’ 작성을 시작했다. 3스텝은 보고서 첫 부분에 보고 목적과 결론을 담고 두 번째에는 결론의 근거를 세 번째는 향후 실행계획을 담는 문서 방식이다. 3S는 보고서 표현을 짧고(Short), 이해하기 쉬우며(Slim), 정확하게(Specific) 하는 것이다.
‘스마트 워크’ 경영 혁신
포스코는 또 전산 전문회사와 ‘모바일 오피스 구축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이 팀은 직원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할 환경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포스코 마케팅 부문을 이동 사무실(Mobile Office) 체제로 탈바꿈시킨다. 회사 임원 및 그룹리더 200~300명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직급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결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마케팅 등 외근이 잦은 팀은 업무처리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사내 개인 책상을 최대 40%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법인이 늘면서 현지와 시차없이 직원 간 공유 및 협업이 가능한 시스템도 마련한다.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는 ‘유비쿼터스 안전관리 시스템’을 전면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최근 재계에 ‘상생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 협력업체를 도움으로써 ‘윈윈전략’을 통해 동반 성장을 일군다는 목적이 있다. 정 회장은 취임 초부터 특히 ‘열린경영’을 앞세우며 상생경영을 실천해 왔다. 정 회장은 “중소 협력업체 등 고객사와의 공존이 우선돼야 회사의 성장도 가능하다”면서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해 공급사를 지원해 동반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포스코는 중소기업을 실질적 동반자로 인식하고 수년째 1700개에 이르는 중소기업을 위해 4조9000억원에 이르는 구매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금까지 중소기업에 4331억원의 대출을 지원했다. 경영여건이 영세한 외주파트너사 24개사에 대해서는 2000만원씩 혁신활동비도 지급하고 있다.
2018년 100조 달성 목표
포스코는 지난달 기업은행과 3000억원 규모의 ‘포스코 패밀리 네트워크론’ 협약을 체결했다. 거래 중소기업들이 계약서를 근거로 기업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포스코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에 100억원을 출연, 협력업체가 저리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생보증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또 100여개 협력업체에 대해 혁신활동, 교육, 경쟁력 향상활동 등 3개 부문의 지원활동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0억원을 들여 자사의 혁신활동인 ‘QSS’ 프로그램을 협력업체 임직원 575명에게 전수했으며, 올해는 844명에게 가르친다는 목표다.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온·오프라인을 통해 맞춤형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매월 셋째주 포스코 토요학습에 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터놓았다.
정 회장은 중소 공급사와의 상생을 시스템화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지난 5월에는 ‘중소기업 상생협력협의체’를 발족,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중소 협력업체의 성장을 지원하는 기구를 만들었다. 지난 6월12일엔 정 회장이 ‘상생문화포럼’ 회장으로 취임, 한국형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모델을 주도적으로 모색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상생협력과 글로벌 역량강화를 위해 ‘글로벌 포스코패밀리 메가Y’를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달 28일 출범행사를 가졌다. 글로벌 포스코패밀리 메가Y에는 8개 출자사와 5개 해외법인이 참여한다.
이들 회사들은 패밀리 차원에서 포스코 과제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법인별 특성에 맞는 자체과제도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 최종태 사장은 “적극적 참여를 통해 2018년 매출액 100조원 달성의 순간에 하나의 패밀리로 잘 단합하고 한가족처럼 같은 문화, 같은 생각을 공유하게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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