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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尹 도어스테핑 소통엔 긍정·거친표현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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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으로 진행되는 질의응답…尹,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악재
"대통령 발언의 수위·표현 더 고민해야…국민 오해할 수 있어"
"尹, 검토 마친 뒤 점심 전 만나는 것도 방법…더 효과적일 수도"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오전 8시40분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의 눈치 보기가 시작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인 '도어스테핑'이 시작되기 직전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봤을 때 오른쪽 앞줄은 '질문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질문존은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도착한 윤 대통령이 가장 먼저 눈길을 주는 곳이다. 여기에 서서 질문을 하면 대통령의 답변을 받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은근한 기 싸움도 벌어진다.

취재진의 질문이 사전에 조율되지 않기 때문에 한꺼번에 두세 개의 질문이 나올 때도 있다. 이때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길(?) 수밖에 없다.

이 모든 아침 풍경이 벌어지는 이유, 바로 도어스테핑이 '즉흥'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취임 한 달을 기점으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무엇보다 달라진 건 취재진과 만나는 윤 대통령의 태도다. 초반에 두 세가지 질문을 받고 몸을 돌리던 윤 대통령은 이제 "어제 하루 빠졌더니 많이 기다려졌어요?(6월17일)"라고 먼저 농담을 하거나 "질문 준비는 많이 하셨어요?(6월24일)"라고 취재진에 말을 건다. 쏟아지는 질문에 집무실로 향하던 발걸음을 되돌려 기자들 앞에 서는 날도 있다.

 

윤 대통령의 적극적인 모습은 분명 신선한 충격이다.

그러나 이렇게 즉흥으로 벌어지는 소통이 오히려 정부 정책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24일 윤 대통령은 고용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주 52시간제 유연화' 관련 질문에 "보고를 받지 못한 게 아침 언론에 나왔다"고 말하며 혼란을 빚었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날도 있었다. 검사 출신의 인사가 내각에 너무 많다는 지적에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뭐 도배를 하지 않았나(8일)"라고 말하거나, 국무위원 후보자의 음주운전 논란과 관련해 "여러 가지 상황이라든가 가벌성이라든가 도덕성 같은 걸 다 따져봐야 하지 않나(10일)"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질문을 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과 만나는 횟수가 잦아지며 지엽적인 질문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큰 비전을 들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내부 반성도 있다. 이에 도어스테핑 회수를 줄이고 정기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도어스테핑을 통한 소통은) 국정 초반에 유효하고 필요할 수 있다. 왜냐하면 윤 대통령이 국정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국민이 아직 방향을 못 읽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듣고 싶은 건 이런 큰 비전, 방향인데 지금 (도어스테핑에서는) 여기에 대한 답이 없다"며 "국정 운영의 답이 나오지 않는 도어스테핑은 유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발언의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더 정교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충고도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어느 정도 수위, 어느 정도 표현의 답을 할지 대통령이 더 고민해야 한다"며 "민감한 이슈의 경우 야권이 문제를 제기하거나 국민이 (정책을) 오해하는 발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금은 좋게 보여도 결국 스스로 판 자기 무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출근길 소통이 이제는 진화할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배 소장은 "대통령이 먼저 주요 내용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한 뒤 작은 질문은 대변인이 받는 식으로 내용을 선별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윤 대통령이 가장 많이 하는 답변은 '(집무실에) 들어가서 검토해 보겠다'다. 이와 관련해서도 배 소장은 "(윤 대통령이 오전 업무를 마친 뒤) 점심 먹기 전 가볍게 만나는 것도 방법이다"며 "그런 식으로 더 효과적인 창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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