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6 (화)

  • 흐림동두천 1.7℃
  • 흐림강릉 6.7℃
  • 박무서울 3.5℃
  • 흐림대전 3.0℃
  • 구름많음대구 0.6℃
  • 맑음울산 1.9℃
  • 구름많음광주 3.7℃
  • 맑음부산 6.1℃
  • 흐림고창 3.1℃
  • 구름조금제주 10.0℃
  • 흐림강화 3.1℃
  • 흐림보은 0.4℃
  • 흐림금산 1.5℃
  • 구름조금강진군 2.0℃
  • 맑음경주시 -1.2℃
  • 맑음거제 2.7℃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작품 활동 과정과 숨은 이야기를 담은 다큐 <뱅크시>

URL복사

얼굴없는 ‘예술 테러리스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얼굴없는 ‘예술 테러리스트’로 불리는 뱅크시의 예술세계를 통해서 모든 것이 돈으로 가치가 매겨지는 자본의 시대에 예술의 본질에 대해 통찰하는 다큐멘터리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활동하던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 활동 과정과 숨은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들려준다.

 

 

저항에서 탄생한 서브컬쳐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 무명으로 활동하는 화가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올라왔다. 경매 중개인이 낙찰봉을 때리며 이 그림이 한화 약 15억4000만원에 낙찰됐음을 알렸다. 하지만 작품을 이동하려는 순간 액자의 폐쇄 장치가 작동해 그림이 조각났다. 뱅크시에게 이 자체가 예술 행위였던 것이다. 뱅크시의 소더비 경매장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그림의 가치란 무엇인가?’ 질문하는 다큐멘터리 <뱅크시>는 이어서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그래피티의 역사를 나열한다. 그래피티 예술가들의 인터뷰와 당대의 다양한 자료들을 함께 제시하며 어떤 시대적 사회적 문화적 자양분을 토대로 그래피티가 확산됐는지를 짚어본다.


세계적 사랑을 받고 있는 무명의 거리 예술가라는 아이러니한 인물인 뱅크시는 정확한 정체가 알려져 있지 않다. 이미 유명인인지, 개인인지 단체인지도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알려진바에 따르면 뱅크시는 미국의 서브컬쳐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1980년대 영국 브리스톨시에서 10대를 보냈다. 미술학교에 간 적도 없고 미술에 특별한 재능을 소년시절부터 공인받은 것도 아니다.

 


뱅크시의 예술세계는 1980년대 영국의 시대상에서 탄생했다. 당대 영국은 경제적 사회적 불안으로 혼돈에 빠졌다. 보수당의 대처 전 총리는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며 자본주의 혁명을 시작했고, 탈공업화로 황량하게 버려지는 도시들이 생겨났다. 브리스톨 또한 불행한 도시였다. 실업자가 넘쳐나고 폭동이 끊이지 않았다. 절망한 브리스톨의 젊은이들은 서브컬쳐인 뉴욕 힙합을 소비하며 ‘대처주의’에 대한 저항을 표현했다. 힙합은 브리스톨 예술의 심장이 된다. 이 시기에 등장한 영국 최초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3D는 브리스톨의 청춘과 예술에게 많은 영감을 줬으며 뱅크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술의 변화와 한계


벤 아인, 스티브 라자리데스, 존 네이션, 펠릭스 ‘FLX’ 바론, 알란 KET, 스케이프 마르티네즈, RISK 등 뱅크시의 동료와 스트릿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들은 뱅크시의 예술, ‘테러’라고 불리는 예술 행위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영화 <뱅크시>는 뱅크시의 일대기 뿐 아니라 현대 미술과 예술의 변화와 한계를 논한다. 반항적인 스트릿 아티스트로 시작한 그의 이력은 익명성 아래 더욱 빛난다. 반자본주의적인 행보마저 자본에 복속되고 있는 아이러니를 뱅크시는 작품 뿐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여러 행동을 통해서 온 몸으로 말하고 있다.

 


영화는 뱅크시를 비롯한 그래피티 작품들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준다. 화염병 대신 꽃을 든 남자, 베트남 전쟁으로 울고 있는 소녀의 팔을 잡고 있는 미키마우스, 난민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표현한 이민자의 아들 스티브잡스 등 뱅크시의 작품들은 현대미술에 관심이 없는 대중들에게도 익숙하다.


연출가 엘리오 에스파나는 뱅크시의 시작인 영국 브리스틀에서부터 현재까지 그의 작품 활동과 사건들을 차분하게 짚어나가며 그의 삶을 다양하게 조명함으로써 뱅크시와 관련된 지식을 조목조목 쉽게 전달한다. 권위주의에 도전하는 비주류적 미학과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풍자적 색깔의 뱅크시 예술에 비해 다큐멘터리의 문법은 보수적이고 평이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사회

더보기
박정현 의원, 국민총행복증진에 관한 법률안 대표발의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 행복 증진을 위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 행정안전위원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 산불피해지원대책 특별위원회, 초선, 사진)은 15일 ‘국민총행복증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률안 제3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행복’이란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삶의 만족감과 객관적으로 측정되는 삶의 질적 요소들이 충족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경제적 안정, 건강, 사회적 관계, 시간적 여유, 자율성, 공동체 연대 등 주관적ㆍ객관적 요인을 모두 포함하여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삶의 만족 상태를 말한다. 2. ‘국민총행복’이란 공공정책의 중심 가치를 국민의 행복 실현에 두는 정책의 설계ㆍ시행을 통하여 현재와 미래 세대에 걸쳐 모든 국민이 주관적ㆍ객관적 삶의 만족과 안녕을 고르게 누리는 상태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4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제1항은 “국가는 국민총행복 실현을 위한 국가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여야 한다”고, 제2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실정에 맞는 국민총행복 증진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여야 한다”고, 제3항은 “국가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