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전력이 지난달부터 전기요금 자동이체 할인액을 절반으로 줄인데 이어 내년 7월분부터는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도 자동이체 할인 폭은 최대 500원에 그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올해 들어 전기요금이 잇따라 오른 데 이어 할인 혜택 폭도 추가적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2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 6월 21일 회사 홈페이지에 '전기요금 자동이체 고객 요금할인제도 변경'에 대한 안내문을 공지했다.
그동안 한전은 매월 예금계좌 자동이체 방식으로 전기요금을 납부하는 고객에게 최대 1000원 한도 내에서 전기요금의 1%를 할인해 줬다.
해당 제도는 지난 2000년부터 전기요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자동이체 전환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시행됐다.
한전은 10여 년 전인 2009년 5월에도 전기요금 자동이체 할인율을 종전의 5000원 한도 내에서 1% 할인을 해 주다가 1000원 한도 내 1% 할인으로 변경한 바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2022년 7월 요금부터 2023년 6월까지는 전기요금 자동이체 할인율을 최대 500원 한도 내에서 0.5% 할인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자동이체 납부 고객은 총 1337만 가구다.
아울러 한전은 내년 7월분 요금부터는 제도를 폐지하고 아예 할인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한다. 다만 2023년 6월 이전에 신규로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1년간 할인을 적용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올 들어 3분기까지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h)당 총 11.9원 인상되고 오는 10월에도 ㎾h당 4.9원 인상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자동이체 할인 혜택까지 줄게 되는 셈이다.
한전이 할인 폭을 축소한 이유로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할 만큼 경영 상황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한전은 국제 연료비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인 7조7869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이에 지난 5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6조원대의 자구 노력 계획을 발표하고, 자회사 지분과 부동산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한전 관계자는 제도 폐지 배경에 대해 "전기요금 납부 방식의 다양화에 따라 자동이체 방식으로 유인하기 위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져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