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여겨졌던 97세대 박용진·강훈식(기호순) 당대표 후보간 단일화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 권리당원 투표에 돌입하면서 민주당 내에선 사실상 단일화는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을 견제하기 위해 단일화가 필수불가결한 만큼 양측 모두 협상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각각 단일화 협상 대표로 동교동계 막내인 이훈 전 의원(박용진), 조응천 의원(강훈식)을 세우고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이원욱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도 가교역으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측의 단일화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미 첫번째 지역순회 경선지인 강원과 대구·경북(TK)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가 지난 3일 시작되면서 1차 단일화 시한도 넘겼다. 4일부터 제주·인천 지역 당원투표도 시작돼, 주말인 6일과 7일 각 지역별 투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훈 전 의원은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선배 의원들이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라며 "후보들이 내부적으로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단일화를 할 수 있지만 아직은 그 결심을 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응천 의원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 질문을 받자 "명절 때 고향집 내려가면 너 언제 결혼할 거냐, 자꾸 얘기하면 내려가기 싫지 않느냐"며 "자기 비전 전략 이런 거 포부 이런 걸 얘기하고 싶은데 자꾸 너 언제 결혼할 거냐 (말하는 건 아니다), 좀 두고 봐 달라. 이제 일주일 됐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이 난항에 빠졌지만 2차 단일화 시한인 부산·울산·경남(PK)과 충청권 당원 투표가 시작되는 10~11일, 최종 마지노선 격인 호남권(17~18일) 투표 전까지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더욱이 '저학력·저소득층 국민의힘 지지', '의원 욕 플랫폼' 등 이재명 후보의 설화가 잇따르고, 이를 두 후보가 협공하면서 단일화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협상 관계자는 "보통 이렇게 네거티브하게 보이다가도 극적으로 될 가능성이 높은 게 단일화"라며 "아직 완전히 불씨가 꺼졌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