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국민의힘은 9일 오전 전국위원회를 열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 임명권을 부여하는 당헌 개정안을 가결했다. 비대위원장 임명까지 마치면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제3차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 대표 직무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오전 9시 30분부터 총 3회에 걸쳐 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국위 재적위원 707명 중 509명이 투표에 참여해 과반인 성원을 채웠으며 찬성 457명, 반대 52명으로 가결됐다.
개정된 당헌으로 비대위원장 임명권을 갖게 된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화상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총의를 모을 예정이다. 비대위원장에는 대구 출신 5선 중진인 주호영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건 보수 성향으로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분류되는 주 의원은 과거 친이계(친이명박계)로 현재 친윤계로 분류되나 핵심 그에는 빗겨나 있다는 점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불가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아울러 과거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권한대행 등을 수행한 경험이 있어 안정적으로 비대위를 운영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우여곡절 끝에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지만 곳곳에는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 비대위 구성이나 활동 기간, 비대위원 등이 아직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아 향후 논의 과정에서 난제가 예상된다. 특히 비대위 활동 기간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범 시점과 맞물려 있는 만큼 당권 주자들의 신경전도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늦어도 이번주 상임전국위를 열어 비대위원 임명 안건을 의결하고 출범할 방침이다. 비대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15명까지 구성할 수 있으나 전례에 따라 9명 이하로 구성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 안팎에서는 친윤계 비대위원 규모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서 의장은 "비대위원장이 결정되면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상의해 비대위원을 결정할 것"며 "비대위원이 결정돼 상임전국위에 제출되는 즉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오늘 또는 내일 중이라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 모드로 전환되면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사고' 상태인 이준석 대표는 자동 해임됐다. 당헌당규상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전임 지도부는 즉시 해산되며 당 대표는 해임된다.
사실상 복귀길이 막힌 이 대표는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원과 국민이 뽑은 당 지도부를 물론 최고위원이 전원 사퇴하지 않았는데 기능 상실이라 보고 비대위를 들어서게 하는 건 당원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