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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이사 할당제' 구색맞추기 지적…"안지켜도 제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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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 172곳
여성이사 최소 1명 두도록 의무화
사업보고서 명시·제재 규정은 없어
유럽연합 '여성 이사 33%' 의무화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지난 5일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여성이사를 최소 1명씩 두도록 한 '여성이사 할당제'가 시행된 가운데, 이사회 규모와 무관하게 1명만 의무화한 것은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을 어겨도 제재가 없는 것도 허점으로 꼽힌다.

1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여성이사 할당제의 향후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5일부터 실시됐다.

법 실시를 앞두고 여성임원이 조금씩 늘어 올해 국내 100대 기업 중 70곳이 여성 임원을 한 명이라도 둔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에 의하면 100대 기업의 여성임원 숫자는 지난해 322명에서 올해 1분기 399명으로 77명(23.9%) 증가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4월 기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 172곳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둔 기업은 142곳(82.6%)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입법의 한계점을 지적한다. 당초 2018년 입법 논의 당시에는 최소 3분의 1을 여성이사로 두도록 하려 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기업 부담'을 이유로 법안이 후퇴했다는 것이다.

법을 지키지 않은 기업에 별도 제재가 없는 것도 문제다. 여성이사 선임 의무를 준수하지 않으면 사업보고서에 이를 공시하도록 하는 문구도 삭제됐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여성이사 할당제를 도입한 국가들의 경우 할당 비율이 높고 어길 시 벌금 등 처벌 조치를 가하고 있다.

2008년 할당제를 시작한 노르웨이는 이사회가 2~3인이면 최소 1명, 4~5인이면 2명, 6~8인이면 3명, 9인 이상이면 40%를 여성이사로 두도록 한다. 이를 위반하면 벌금뿐만 아니라 상장폐지, 기업해산까지 이를 수 있다.

이탈리아는 이사회 구성 33%를 여성이사로 두되 일몰규정으로 뒀다. 기업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일몰기한 도래 시 자동 폐지되지 않고 연장될 수 있게 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이사회 5인 이상인 경우 2명, 6인 이상인 경우 3명의 여성이사를 선임하도록 의무화하고 위반 시 10만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유럽연합(EU)은 보다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모든 EU 소속 국가는 2026년 6월부터 여성 상임이사와 비상임이사 비율을 각각 33% 이상 유지해야 한다. 비상임이사에만 적용할 경우 40%로 늘어난다.

보고서는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는 형식적으로 소수집단 중 일부를 상징적인 대표로 뽑아 구색을 맞추는 '토크니즘'을 탈피해야 한다"며 "이사회 규모와 무관하게 단지 1인의 여성이사를 두는 것은 토크니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여성이사 선임으로 인한 기업지배구조 등의 이점이 존재하더라도 이를 실현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다만 "여성이사 할당제가 회사 수익률 향상에 기여하는지 연구 결과가 혼재된 상황에서 여성이사 비율을 상향조정하자는 주장은 기업의 사적자치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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