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5 (수)

  • 맑음동두천 16.2℃
  • 맑음강릉 12.8℃
  • 맑음서울 15.5℃
  • 맑음대전 17.1℃
  • 연무대구 16.5℃
  • 맑음울산 12.7℃
  • 맑음광주 15.3℃
  • 맑음부산 12.6℃
  • 맑음고창 12.3℃
  • 맑음제주 13.7℃
  • 맑음강화 11.3℃
  • 맑음보은 16.9℃
  • 맑음금산 17.0℃
  • 맑음강진군 14.6℃
  • 맑음경주시 14.1℃
  • 맑음거제 12.6℃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호러물의 외피를 입은 성장물 폭력적 세상에서 약자의 생존기 <블랙폰>

URL복사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기괴한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사이코패스에게 납치된 소년이 죽은 친구들과 통화를 하게 되면서 탈출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호러영화 전문 제작사인 블룸하우스의 신작이며,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콧 데릭슨 감독이 연출했다. 스티븐 킹의 아들 조 힐의 소설이 원작이다.

 

 

억압적 현실, 초현실적 희망

 

1978년 노스 덴버, 핀니와 그웬 남매는 폭력적인 아빠 테렌스와 함께 살고 있다. 자주 혈투가 벌어지는 학교에서 핀니는 괴롭힘을 당하는 약자지만, 싸움을 잘하는 로빈이 친구가 되면서 학교 생활에 희망을 찾게 된다. 집에서는 알콜중독자인 아빠가 지극히 주관적이고 억압적인 작은 규칙들을 어겼다는 빌미로 폭력을 행사한다. 그웬은 실종된 마을의 소년 브루스가 검은 풍선을 든 남자에게 납치당하는 꿈을 꾸고, 그웬이 공개하지 않은 정보들을 알고 있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그웬을 찾아온다. 죽은 엄마처럼 예지몽을 비롯한 영적 꿈을 종종 꾸는 그웬의 능력을 금기시하는 아빠는 그웬을 체벌한다. 핀니의 하나뿐인 친구 로빈이 실종되고, 연이어 핀니 마저 그래버로 불리는 연쇄 아동 납치범에게 잡혀 정신을 잃는다. 눈을 떠보니 기괴한 가면을 쓴 납치범이 핀니를 맞이한다. 육중한 문과 방음시설로 이루어진 지하 감옥에 갇힌 핀니는 막막한 심정이다. 그때, 지하실 벽에 선이 끊겨 방치된 고장난 검은 전화가 울린다. 


청소년 연쇄 살인범에게 납치된 소년이 죽은 친구들의 전화를 받는다는 소재와 기괴한 가면을 쓴 사이코패스 살인범과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에서 연상되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공포스러운 효과나 잔인한 장면이 그다지 많지 않다. <블랙폰>은 호러나 심령물의 장르적 쾌감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다. 공포영화의 전형적 점프 스케어가 몇 차례 등장하지만 호러보다 스릴러에 가까우며 심지어 스릴러적 긴장감 또한 이 영화의 주된 재미라고 보기 어렵다.

 

 

70년대의 어두운 지하실을 보다

 

<블랙폰>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성장에 관한 드라마다. 따라서 전반부 상당한 분량을 핀니와 그웬 남매가 처한 현실 묘사에 할애한다. 사이코 납치범에 맞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핀니의 고독한 투쟁은 이미 그가 납치되기 이전의 삶에서도 일어나던 일들이다. 그 납치범의 집 지하실은 학교와 가정 모두에서 폭력에 시달렸던 핀니의 일상을 극적으로 함축한 공간이다. 납치범은 물론 노골적으로 아버지의 은유며 가학적 세상, 강자의 태도를 상징한다. 규칙을 어기고 지하실에서 나가면 혹독한 매질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그 사이코의 집과 아버지의 숨막히는 감시와 폭력이 지배하는 핀니의 집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억압적 공간이다.  


전화벨 소리는 행동하라는 ‘일깨움’이다. 핀니는 전화를 받으면서 적극적으로 탈출을 시도하게 된다. 핀니의 성장 계기가 앞선 희생자이자 또래 친구들의 연대라는 점이 흥미로운 대목이다. 영화 전반부에 보여진 핀니의 일상에서도 엄마는 부재하고 아빠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억압하며 교사는 무관심한 가운데 친구와 동생과의 유대감은 유일한 희망이자 위로다. 심지어 경찰의 수사가 아니라, 아버지가 그토록 혐오했던 동생의 영적 능력이 사건 해결 열쇠가 되기도 한다. 


70년대라는 배경 또한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 권위주의가 지배하던 시대 배경은 이 영화를 기억과 회고의 시선으로 보게 만든다. 학교폭력이나 가정폭력이 만연하던 시대, 즉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일이 일상적이던 그 시대의 기억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위안하는 효과를 가지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는 성인들은 폭력적 세상 속에서 고독하게 싸웠던 자신의 청소년기와 그 싸움에 조력자가 됐던 친구들, 또는 희생자로서의 공감과 연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어두운 청춘물이며, 처절한 성장담이다. 탈출 이후 돌아보지 않았던 음침한 지하실을 공포스러운 정서로 다시 바라보는 그런 영화다. 


상징과 비유가 가득한 스토리텔링은 매력적이지만 연출은 평범하다. 그래버 역에 에단 호크 캐스팅은 이 영화의 재미 중 하나지만 캐릭터의 비중이 적은 편이다. 안정된 연기를 펼친 주인공 남매 메이슨 테임즈와 매들린 맥그로의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조재희 더불어민주당 송파구청장 예비후보】 송파의 삶을 디자인하다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청장에 출사표를 던진 조재희 예비후보를 만나 구청장 출마의 변과 구청장이 되면 어떤 구청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이번 송파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저는 약 40년 동안 송파에서 거주하며 세 아이를 키웠고, 송파의 변화를 몸소 겪어온 '진짜 송파 사람'입니다.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 선대위 정책부본부장을 지냈

정치

더보기
주호영 “무소속 대구광역시장 출마와 한동훈과의 연대 할 수 있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 행정안전위원회, 6선, 사진)이 무소속 출마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호영 의원은 25일 ‘시사뉴스’와의 통화에서 “무소속 출마와 한동훈 전 당 대표와의 연대도 할 수 있다”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다음에 그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23일 ‘주식회사 에스비에스’에 “한 전 대표의 '보수 재건'이란 가치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당 대표는 25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과의 인터뷰에서 주호영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주호영 부의장께서 제가 주장하고 있는 보수 재건에 대해서 전적으로 공감하신다는 말씀을 해 주셨고 저는 이런 상식적인 정치인들이 뜻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대구의 미래와 대한민국 보수정치를 바꾸기 위한 대구광역시장 후보 선출과 관련해 종

경제

더보기
삼성, 중동 체류 임직원과 가족에 격려 선물…선물은 이재용 회장 제안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삼성이 중동 지역에 체류하는 관계사 파견 임직원과 가족들을 위해 격려의 선물을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 500여명과 가족들을 위해 격려 선물을 전달했다. 격려 선물은 이재용 회장의 제안으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직원들은 삼성전자 16인치 갤럭시 북6 프로와 갤럭시S26 울트라, 갤럭시탭 S11 등으로 구성된 모바일 기기 세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또 가족들에게는 전통 시장과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다. 임직원 1인 및 가족당 선물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00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어러운 여건 속에서도 헌신해 주신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앞서 삼성은 중동 전쟁 사태가 발발하자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모두 귀국하거나 제3국으로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현재 중동 지역 내 삼성 파견 임직원들은 ▲UAE ▲카타르 ▲사우디 3개 국가에 남아 있으며, 중동 전쟁 당사국인 ▲이란 ▲이라크 ▲이스라엘에서는 전

사회

더보기
부산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흉기로 찔러 살해 49세 김동환 신상정보 공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부산광역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49세 김동환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부산광역시경찰청은 24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김동환의 신상정보를 2026년 3월 24일∼4월 23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부산광역시경찰청에 따르면 김동환은 17일 오전 5시 30분께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주거지에서 직장동료였던 기장 B씨를 덮치고 도구를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도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동환은 A씨 살해 후 추가 범행을 위해 경상남도 창원시에 있는 또 다른 전 동료 C씨 주거지에 찾아갔지만 범행을 하지는 못했다. 김동환은 울산광역시로 도주했다가 17일 오후 8시께 경찰에 붙잡히고 20일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김동환은 공군사관학교 선배이자 직장 동료였던 A씨 등 기장 4명에게 앙심을 품고 수개월 전부터 몰래 따라다니며 택배기사로 위장해 주거지를 파악하고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오는 26일 김동환을 검찰로 송치한

문화

더보기
전통 인형극 ‘옴니버스 인형극 음마갱깽 인형극장’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통 인형극 ‘덜미’와 전통 연희를 결합한 옴니버스 인형극 ‘음마갱깽 인형극장’이 오는 4월 18일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번 공연은 연희공방 음마갱깽과 서울남산국악당의 공동기획으로 진행되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주체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음마갱깽 인형극장’은 덜미 인형을 비롯한 전통 캐릭터를 활용해 사물놀이, 버나, 재담 등 다양한 전통 연희 요소를 인형극으로 풀어낸 옴니버스형 공연이다. 덜미 인형이 직접 춤을 추고 사물놀이를 연주하며, 연희자의 얼굴을 그대로 깎아 만든 인형과 실연 연주가 결합된 라이브 퍼포먼스 형식으로 구성된다. 관객은 인형과 연희자의 호흡, 국악의 리듬,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덜미 인형과 이시미 캐릭터가 펼치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마련됐다. 전통 인형극의 익살스러운 매력과 전통 연희의 흥겨운 에너지가 어우러져 관객에게 색다른 무대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희공방 음마갱깽은 전통 인형극 ‘덜미’를 바탕으로 인형 제작과 공연 창작을 함께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