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09 (화)

  • 맑음동두천 2.8℃
  • 맑음강릉 5.8℃
  • 맑음서울 4.0℃
  • 맑음대전 2.1℃
  • 맑음대구 5.2℃
  • 맑음울산 3.6℃
  • 맑음광주 4.4℃
  • 맑음부산 5.6℃
  • 구름조금고창 1.2℃
  • 구름많음제주 7.9℃
  • 맑음강화 0.4℃
  • 맑음보은 -0.9℃
  • 맑음금산 -0.8℃
  • 구름조금강진군 2.6℃
  • 맑음경주시 0.3℃
  • 맑음거제 3.9℃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호러물의 외피를 입은 성장물 폭력적 세상에서 약자의 생존기 <블랙폰>

URL복사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기괴한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사이코패스에게 납치된 소년이 죽은 친구들과 통화를 하게 되면서 탈출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호러영화 전문 제작사인 블룸하우스의 신작이며,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콧 데릭슨 감독이 연출했다. 스티븐 킹의 아들 조 힐의 소설이 원작이다.

 

 

억압적 현실, 초현실적 희망

 

1978년 노스 덴버, 핀니와 그웬 남매는 폭력적인 아빠 테렌스와 함께 살고 있다. 자주 혈투가 벌어지는 학교에서 핀니는 괴롭힘을 당하는 약자지만, 싸움을 잘하는 로빈이 친구가 되면서 학교 생활에 희망을 찾게 된다. 집에서는 알콜중독자인 아빠가 지극히 주관적이고 억압적인 작은 규칙들을 어겼다는 빌미로 폭력을 행사한다. 그웬은 실종된 마을의 소년 브루스가 검은 풍선을 든 남자에게 납치당하는 꿈을 꾸고, 그웬이 공개하지 않은 정보들을 알고 있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그웬을 찾아온다. 죽은 엄마처럼 예지몽을 비롯한 영적 꿈을 종종 꾸는 그웬의 능력을 금기시하는 아빠는 그웬을 체벌한다. 핀니의 하나뿐인 친구 로빈이 실종되고, 연이어 핀니 마저 그래버로 불리는 연쇄 아동 납치범에게 잡혀 정신을 잃는다. 눈을 떠보니 기괴한 가면을 쓴 납치범이 핀니를 맞이한다. 육중한 문과 방음시설로 이루어진 지하 감옥에 갇힌 핀니는 막막한 심정이다. 그때, 지하실 벽에 선이 끊겨 방치된 고장난 검은 전화가 울린다. 


청소년 연쇄 살인범에게 납치된 소년이 죽은 친구들의 전화를 받는다는 소재와 기괴한 가면을 쓴 사이코패스 살인범과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에서 연상되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공포스러운 효과나 잔인한 장면이 그다지 많지 않다. <블랙폰>은 호러나 심령물의 장르적 쾌감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다. 공포영화의 전형적 점프 스케어가 몇 차례 등장하지만 호러보다 스릴러에 가까우며 심지어 스릴러적 긴장감 또한 이 영화의 주된 재미라고 보기 어렵다.

 

 

70년대의 어두운 지하실을 보다

 

<블랙폰>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성장에 관한 드라마다. 따라서 전반부 상당한 분량을 핀니와 그웬 남매가 처한 현실 묘사에 할애한다. 사이코 납치범에 맞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핀니의 고독한 투쟁은 이미 그가 납치되기 이전의 삶에서도 일어나던 일들이다. 그 납치범의 집 지하실은 학교와 가정 모두에서 폭력에 시달렸던 핀니의 일상을 극적으로 함축한 공간이다. 납치범은 물론 노골적으로 아버지의 은유며 가학적 세상, 강자의 태도를 상징한다. 규칙을 어기고 지하실에서 나가면 혹독한 매질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그 사이코의 집과 아버지의 숨막히는 감시와 폭력이 지배하는 핀니의 집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억압적 공간이다.  


전화벨 소리는 행동하라는 ‘일깨움’이다. 핀니는 전화를 받으면서 적극적으로 탈출을 시도하게 된다. 핀니의 성장 계기가 앞선 희생자이자 또래 친구들의 연대라는 점이 흥미로운 대목이다. 영화 전반부에 보여진 핀니의 일상에서도 엄마는 부재하고 아빠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억압하며 교사는 무관심한 가운데 친구와 동생과의 유대감은 유일한 희망이자 위로다. 심지어 경찰의 수사가 아니라, 아버지가 그토록 혐오했던 동생의 영적 능력이 사건 해결 열쇠가 되기도 한다. 


70년대라는 배경 또한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 권위주의가 지배하던 시대 배경은 이 영화를 기억과 회고의 시선으로 보게 만든다. 학교폭력이나 가정폭력이 만연하던 시대, 즉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일이 일상적이던 그 시대의 기억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위안하는 효과를 가지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는 성인들은 폭력적 세상 속에서 고독하게 싸웠던 자신의 청소년기와 그 싸움에 조력자가 됐던 친구들, 또는 희생자로서의 공감과 연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어두운 청춘물이며, 처절한 성장담이다. 탈출 이후 돌아보지 않았던 음침한 지하실을 공포스러운 정서로 다시 바라보는 그런 영화다. 


상징과 비유가 가득한 스토리텔링은 매력적이지만 연출은 평범하다. 그래버 역에 에단 호크 캐스팅은 이 영화의 재미 중 하나지만 캐릭터의 비중이 적은 편이다. 안정된 연기를 펼친 주인공 남매 메이슨 테임즈와 매들린 맥그로의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넷마블&코웨이 나눔 DAY' 개최...전사 임직원 참여하는 사회공헌 행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넷마블문화재단이 9일 넷마블 사옥에서 ‘2025 넷마블&코웨이 나눔 DAY’를 개최했다. 나눔 DAY’ 행사는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체험 클래스 운영하고 지역 내 비영리기관 연계 부스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참여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나눔 DAY’는 사내 나눔 문화 활성화 및 참여 독려를 위해 전사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행사다. ‘체험 존’, ‘전시 존’, ‘상생 존’, ‘공연 존’ 등 총 4개의 구역으로 분류돼 진행된 이번 행사는 캐리커쳐 그리기나 로잉머신 체험, 휠체어 농구 체험, 재생펠트 키링 만드기 등 체험존을 비롯해 넷마블·코웨이 임직원들의 재능나눔으로 구성된 공연도 선보이고, 코웨이 공익활동 사진전 등 전시존도 운영됐다. ‘체험 존’에서는 ▲임직원 재능나눔 체험부스: 캐리커쳐 그리기, 하바리움 만들기 ▲넷마블조정선수단 체험부스: 로잉머신 체험하기 ▲코웨이 블루휠스 체험부스: 휠체어 농구 체험하기 ▲코웨이 체험부스: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기타 체험부스: 미니 플라워박스 만들기, 재생펠트 키링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열렸다. ‘전시 존’에서는 넷마블문화재단의 사회공헌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 국회 통과 불발...정청래 “민생 쿠데타”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의 국회 통과가 불발됐다. 국회는 9일 본회의를 개최해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59건의 법률안들을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59건의 법률안들 모두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률안들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한 것.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이 법률안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률안들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법안 발목잡는 국민의힘 규탄대회’에서 “세상에 민생법안에 대해서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이 해괴망측하고 기상천외한 국민의힘, 국민 여러분 용서하지 마라”며 “민생 발목 잡기를 넘어서 이것은 민생탄압이고 민생쿠데타이다”라고 비판했다. 현행 국회법 제106조의2(무제한토론의 실시 등)제1항은 “의원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하여 이

경제

더보기
기재부, 인천 APEC 재무·구조개혁장관회의 운영 전 과정 담은 백서 발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연합체(APEC) 재무·구조개혁장관회의의 준비부터 운영 전 과정을 담은 백서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기재부는 APEC 최초 재무장관회의와 구조개혁장관회의의 합동세션, ABAC(APEC 기업인자문위원회)와의 합동업무오찬 등 새로운 정책협력 모델, 첨단기업 전시 연계, 혁신적 행사장 조성·운영 등 이번 행사에서 적용된 다양한 창의적 시도를 백서에 담았다. 또 APEC 재무·구조개혁장관회의 추진단을 포함해 조달청, 경찰청, 인천시,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조폐공사, 코엑스, 인스파이어 리조트 등 여러 기관들의 행사준비 과정과 성과, 시사점 등을 소개해 향후 유사한 국제 행사를 준비하는 데 참고자료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서문에서 "2025년은 인공지능(AI)·디지털 경제 가속화 등 글로벌 전환기 속에서 미래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 마련을 위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한 해"라며 "정부는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성장전략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APEC 재무장관회

사회

더보기
'2025 넷마블&코웨이 나눔 DAY' 개최...전사 임직원 참여하는 사회공헌 행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넷마블문화재단이 9일 넷마블 사옥에서 ‘2025 넷마블&코웨이 나눔 DAY’를 개최했다. 나눔 DAY’ 행사는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체험 클래스 운영하고 지역 내 비영리기관 연계 부스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참여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나눔 DAY’는 사내 나눔 문화 활성화 및 참여 독려를 위해 전사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행사다. ‘체험 존’, ‘전시 존’, ‘상생 존’, ‘공연 존’ 등 총 4개의 구역으로 분류돼 진행된 이번 행사는 캐리커쳐 그리기나 로잉머신 체험, 휠체어 농구 체험, 재생펠트 키링 만드기 등 체험존을 비롯해 넷마블·코웨이 임직원들의 재능나눔으로 구성된 공연도 선보이고, 코웨이 공익활동 사진전 등 전시존도 운영됐다. ‘체험 존’에서는 ▲임직원 재능나눔 체험부스: 캐리커쳐 그리기, 하바리움 만들기 ▲넷마블조정선수단 체험부스: 로잉머신 체험하기 ▲코웨이 블루휠스 체험부스: 휠체어 농구 체험하기 ▲코웨이 체험부스: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기타 체험부스: 미니 플라워박스 만들기, 재생펠트 키링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열렸다. ‘전시 존’에서는 넷마블문화재단의 사회공헌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