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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돋보기】 김창열 화백의 삶과 예술 조망한 다큐멘터리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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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명상 같은 아트 무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김창열 화백의 삶의 궤적과 그의 작품에 핵심을 이루는 ‘물방울’의 의미에 다가가는 다큐멘터리다. 김창열 화백의 아들 김오안과 프랑스 아티스트 브리짓 부이요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제28회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시작으로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신진감독상, 제61회 크라쿠프영화제 실버혼상 등을 수상했다.

 

 

전쟁의 트라우마와 고향을 향한 그리움


아버지의 침묵을 이해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는 김오안 감독은 김창열 화백의 둘째 아들로,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인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를 통해 아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아버지 김창열과, 같은 예술가로서 바라보는 아티스트 김창열, 그리고 자신만의 세상을 지닌 인간 김창열의 내밀한 측면을 모두 담아냈다. 


김오안 감독은 자신의 아버지가 탄생시킨 작품들에 대해 “하나의 물방울을 그리는 건 하나의 구상이지만 십만 개의 물방울을 그리려면 어떤 사람이 되어야 이런 종류의 예속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며 그의 예술에 대한 경이로움을 전함은 물론, 어린 시절부터 수수께끼 같았던 아버지와 그의 예술관을 파고든다. 

 


1971년 첫 번째 ‘물방울’ 작품을 탄생시킨 이후로 약 50년 동안 오로지 ‘물방울’만을 그려온 화백의 작품 세계와 더불어 전쟁의 트라우마와 고향을 향한 그리움, 상실의 눈물 등 그의 내밀한 이야기를 조명한다. 또한, 세상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펼쳐진 화백의 속마음과 가족들과 함께하는 보통의 일상 그리고 그가 일평생 천착했던 ‘물방울’의 의미 등 김창열 화백을 이루는 모든 것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감독이자 포토그래퍼 겸 시노그래퍼 브리짓 부이요가 공동 연출을 맡으며 영화의 작품성을 더했다. 색소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오안 감독이 참여한 음악과 곳곳에 등장하는 김창열 화백의 작품들은 한 편의 명상 같은 아트 무비의 경험을 선사한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창열 화백은 1929년 평안남도 맹산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를 통해 서예를 접하고 외삼촌에게 데생을 배우는 등 미술과 가까운 유년기를 보냈다. 이후 식민 통치와 전쟁 등 한국의 역사적 격동기를 몸소 지나온 그는 제주도와 서울 그리고 60년대 뉴욕을 거쳐 1969년 프랑스에 정착하게 된다. 파리에서 화가로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캔버스를 재활용하기 위해 물감 위에 뿌려둔 물이 만들어낸 ‘물방울’에 매료돼 그 이후 50년간 오로지 물방울만을 그리기 시작한다. 1972년 파리에서 열린 살롱전 ‘살롱 드 메’에서 첫 번째 물방울 작품을 선보인 이후 마대, 신문, 천자문, 나무, 한지 등 다양한 질감과 글자에 물방울을 결합시키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친 그는 ‘물방울 작가’로 불리며 백남준,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화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서 약 6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 김창열 화백은 문화 예술 발전을 통한 국가 발전의 공을 인정받아 2012년 은관문화훈장 수훈자로 선정됐으며, 한국 화가 중에서는 최초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 등을 수여받았다. 또한, 2016년에는 제2의 고향이라고 밝힌 제주도에 그의 이름을 딴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이 개관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김 화백은 미술관 개관을 먼저 제안한데 이어 작품 200여 점을 기증하며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힘썼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으로 국내 미술계를 이끌던 김창열 화백은 지난 2021년 9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 국내외 문화·예술계의 깊은 추모와 더불어 세계적인 매체 뉴욕타임스 또한 ‘동양 철학과 전쟁의 상흔에서 비롯된 아름다운 물방울을 그려낸 세계적인 아트 스타’라고 그를 언급하며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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