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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남들에게 훈계하고 지적질 그만하고 너나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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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고교동기와 동기부부 60여명이 버스 2대를 빌려 한탄강 주상절리와 고석정 일대 야유회를 다녀왔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인해 야외활동에 제약을 받다가 코로나 엔데믹시대로 접어들면서 고교 동기들이 단체여행길에 나선 것이다.

 

고교졸업 47년만에 보는 동기들도 있으니 얼굴은 어렴풋이 알아도 이름은 어사무사했다. 그래서 여행을 준비한 집행부는 여행 참가자 한사람 한사람의 가슴에 부착할 명찰을 정성스레 만들어왔고, 여행 일정이 끝날 때까지 모두들 그 명찰을 가슴에 달고 여행을 다녔다.

 

명찰에는 고교 3학년 당시 반과 이름이 표시되어 있었다. ‘3-0 반(班) 000’. 이렇게 표시된 명찰을 가슴에 달고 고교 재학 시 불렀던 응원가며 교가를 부르니 마주치는 관광객들이 관객이 되어 “어느 학교냐?” “60넘은 노인네들이 수학여행 왔나보다” “우리도 저렇게 한번 여행오자”라며 관심을 보였고 뿌듯한 마음으로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코스인 저녁 식사장소에 도착했다.

 

이때 버스에서 사회를 봤던 오지랖 넓은 한 친구가 집행부를 도와준다며 명찰을 걷기 시작했다. 왜냐면 그 명찰은 다음 모임에서도 유용하게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식사하는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명찰을 수거했고, 버스에 두고 왔다는 사람들에게 버스에 타자마자 명찰을 내라며 닦달했다.

 

결국 명찰을 다 걷어 집행부에 전달했고, 그는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했다는 뿌듯한 기분으로 귀가했다. 귀가하자마자 짐을 정리하는데 바지 주머니 깊숙이에서 ‘3-0 반(班) 000’ 명찰이 나오는 것 아닌가.

 

그는 그 이튿날 새벽 산에 올라 자신만의 기도공간에서 통렬히 자신을 반성했다.

 

‘남을 위한다고, 남의 수고를 덜어준다고 잘난 척은 다해놓고, 정작 자신은 본인을 빼놓고 숫자를 세는 돼지소풍의 주인공이 되다니.’

 

그는 그동안의 삶의 궤적에서 남을 비판하고, 지적하고, 훈계하며 자신에게는 관대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았다. 당연 주마등처럼 떠오른 일들이 있었다.

 

이름 하여 ‘내로남불'. 남들이 ‘내로남불’하면 비판하면서도 정작 본인이 ‘내로남불’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고백하면 그가 바로 필자다.

 

열심히 반성하며 기도하던 중 절대자의 음성이 귓전을 때렸다.

 

“남들 앞에서 잘난 척 하지 말고. 남들에게 훈계하고, 가르치려하고, 지적질 그만하고, 너나 잘하고 살아라.”

 

“너나 잘해.” 이 한마디는 너나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꼭 해 줘야할 말인 것 같다.

 

특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쟁(政爭)에 여념이 없는 여야 정치인들에게 너무나 해 주고 싶은 말이다.

 

지난 국정감사 기간 중 일일이 거론하기에도 힘든 여러 가지 쟁점들에 대해 여야는 각자 ‘내로남불’ 입장에서 상대를 지적하고, 헐뜯고, 짓이기고 하면서 국민들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책임소재, 희생자 명단 공개 등을 놓고 정쟁의 도구로 삼고, 야당이 대통령 영부인에 대해 ‘빈곤포르노’ 논란을 제기하자 여당도 야당에 대해 ‘00포르노’로 정쟁을 일삼고 있는 여야를 보는 것이다.

 

마침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660조에 달하는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를 가지고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해 약 40조에 달하는 여러 가지 사업에 대해 20건 이상의 사전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한다.

 

빈살만 왕세자는 윤석열 대통령 관저를 방문, 윤대통령과 환담을 나누었고 국내 20대 재벌 중 8개 재벌회장이 빈살만과의 차담회를 가졌다.

 

이럴 때 여야 정치권에서도 정쟁을 멈추고 빈살만 왕세자가 구상하는 ‘네옴시티’건설에, 사우디와의 경제협력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국정지도자나 여야정치인, 재계 총수들 모두 ‘나부터 잘하자’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 ‘제2의 중동 붐’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나부터 잘하고, 그 다음 가족, 그 다음 나라를 잘 다스리면 천하를 태평하게 만든다.

 

‘나부터 잘하자’ ‘너나 잘하세요.’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전 서울신문 대학발전연구소 소장  

전 배재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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