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14 (수)

  • 흐림동두천 -1.3℃
  • 구름조금강릉 4.2℃
  • 구름많음서울 0.0℃
  • 흐림대전 3.3℃
  • 구름조금대구 6.4℃
  • 맑음울산 7.8℃
  • 구름조금광주 7.6℃
  • 맑음부산 6.9℃
  • 맑음고창 7.7℃
  • 구름많음제주 12.0℃
  • 흐림강화 -0.3℃
  • 흐림보은 3.4℃
  • 흐림금산 5.6℃
  • 구름조금강진군 7.4℃
  • 맑음경주시 5.5℃
  • 맑음거제 6.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한 소년의 꿈과 우정,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보는 1980년대 미국 <아마겟돈 타임>

URL복사

씁쓸한 성장의 맛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민자>, <잃어버린 도시 Z>, <애드 아스트라> 등으로 알려진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소년의 꿈과 우정, 가족에 대한 성장담이자, 1980년대 미국의 아메리칸 드림, 인종, 계급 문제에 대한 비판이 담긴 작품이다. 

 

 

 

자신의 특권을 마주했을 때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당선을 앞둔 시기, 미국 뉴욕의 우크라이나 유대계 가정에서 자란 폴은 자유로운 아티스트를 꿈꾸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그의 꿈에 무관심하다. 폴을 현실 부적응자나 몽상가로 치부하지 않고 응원해주는 가족은 인자한 할아버지 애런이 유일하다. 학교에서 폴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새로운 친구 죠니를 사귀게 된다. 부모님 없이 할머니 밑에서 사는 유급생 흑인 죠니와 반항적 장난을 함께하며 단짝이 된다. 어느날 담임에게 폴과 죠니의 일탈적 행동이 발각되고 엄마 에스더는 학교로 불려온다. 


폴이 다니는 학교에서 학부모회 활동을 하며 지역 교육위원회 출마까지 선언한 에스더는 난처한 입장이 된다. 폴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 어빙에게 가차없이 매맞는다. 보일러 수리공으로 일하고 있는 어빙은 폭력적인 방식의 훈육도 서슴지 않는다. 폴의 부모는 폴을 사립학교로 강제 전학시킨다. 

 


전학 간 사립 학교는 인종적 편견이 가득한 백인 중심주의 사상이 팽배하다. 폴은 동급생들의 조롱이 두려워 죠니와 가까이 지내기가 망설여진다. 유대인 이민자 출신으로 모진 차별을 경험했던 애런은 친구들의 흑인 비하를 방관하는 폴을 꾸짖으며 싸우라고 조언한다. 그런 할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하면서 폴은 죠니와 뉴욕을 떠나 플로리다행을 계획한다. 


전후 미국 역사에서 핵심적 시기인 1980년대에 대한 감독의 세계관이 담긴 영화다. 감독은 자신의 기억 속에서 계급적 문제를 깨달은 지점에 주목한다. 폴의 정체성은 이민자다. 가족의 뿌리나 공립학교에서 사립학교로의 이동만이 아니다. 폴의 가족에게도 억압은 있었지만 중산층을 지향하며 타협한다. 나에게 가해진 부조리는 억울한 응어리로 남았지만, 노력없이 얻은 특권은 행운이라 생각하고 눈감는다. 헌신적이지만 동시에 폭력적인 부모의 태도는 이 다층적 계급 구조에 놓인 모순 덩어리 폴 가족에 대한 직설적 묘사 중 하나다. 자신의 특권을 마주했을 때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어린 폴의 도덕적 아마겟돈은 1980년대 미국뿐만 아니라 어느 시대 사회에도 유효하기에 보편적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노련한 배우들의 깊은 감정 표현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레 미제라블>, <인턴>의 앤 해서웨이는 에스더 역을 맡아 어린 아들을 보호하는 동시에 자신의 야망도 지키고 싶은 여성의 모습을 그려내며 결단력과 연약함, 슬픔과 사랑을 모두 가진 엄마를 그렸다. 아빠 어빙 역을 맡은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소시민적 가치관을 지닌 인물을 연기해 강렬한 이미지를 그려낸다. <더 파더>, <양들의 침묵>의 안소니 홉킨스는 12살 소년 폴의 가장 친한 친구인 할아버지 애런 역을 맡았다.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는 거장 다운 묵직한 감동을 안겨준다. 성인 배우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는 아역 배우 캐스팅은 폴역에 뱅크스 레페타와 죠니 역의 제일린 웹으로 결정됐다. 두 배우는 또래의 천진난만한 모습에서부터 깊이 있는 감정 연기까지 소화하며 호평 받았다. 

 


1980년 뉴욕 퀸즈의 시각적 재현도 인상적이다. 폴의 가족이 사는 집의 외관은 실제로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유년 시절을 보낸 집으로부터 불과 27미터 떨어진 곳에서 촬영됐고, 내부는 뉴저지에 있는 한 연립주택을 개조해 감독의 어린 시절의 집과 동일하게 만들었다. 사소한 소품까지 감독의 개인적 기억을 재현하는데 공들였다고 전해진다. 촬영을 맡은 다리우스 콘지는 사진작가 헬렌 레빗과 사울 레이터의 컬러 사진들을 비롯해 1970년대에 필름으로 제작된 영화들을 참고해 그 시절의 질감을 완성시켰다.


의상 디자인을 맡은 매드라인 윅스는 영화의 배경이 1980년이지만 1970년대 후반을 기준으로 작업했다. 가족들이 당대의 유행에 민감한 캐릭터라고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제레미 스트롱의 의상은 감독의 아버지가 실제로 그 시절에 입었던 옷을 가져와 사용했고, 앤 해서웨이의 경우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보여준 어머니 사진을 참고해 1977년~1978년 사이에 판매된 의상들을 구해 세팅했다. 극 중 안소니 홉킨스의 페도라 역시 실제로 감독의 할아버지가 착용했던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당정, 공소청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에 사실상 합의...“수사·기소 분리 원칙 지켜지게 최선”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부가 12일 입법예고한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대해 범여권에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모두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도 부여하지 않는 것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13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대해 “검찰개혁과 관련해 수사·기소 분리가 대원칙이고 검찰청을 폐지하면 검사는 공소 유지만 하라는 것이다”라며 “이런 기본 정신에 어긋나면 안 된다는 게 민주당 의원 대부분의 생각이고 아마 그것대로 (입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청래 당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개혁 정부법안은 민주당에서 충분하게 토론하고 수사·기소 분리라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수정하겠다”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당과 정부 사이의 이견은 없다”며“명실상부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검찰개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사형 구형...“전두환보다 더 엄정 단죄, 12·3비상계엄 중대한 헌법질서 파괴”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1심 선고는 오는 2월 19일 오후 3시에 있을 예정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과 제25형사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부 사령관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조은석 특검팀은 역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20년을, 김봉식 전 서울특별시경찰청장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살상, 파괴 또는 약탈 행위를 실행한 자도 같다. 3. 부화수행(附和隨行)하거나

문화

더보기
뇌와 감정의 관계에 관한 탐구... 진화의 흔적, 삶의 기억, 뇌의 회로, 이야기의 집합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북라이프가 노벨 생리의학상 유력 후보이자 세계적 과학자인 칼 다이서로스 교수의 첫 책 ‘감정의 기원’을 출간했다. 우리의 뇌는 어떻게 감정을 만들어낼까? 슬픔은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떤 사람은 왜 갑자기 달라지는가? 왜 우리는 때때로 자신을 해치고 현실과 환각의 경계를 넘나들게 되는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이자 정신과 임상의이기도 한 칼 다이서로스 교수는 이 모든 질문의 답을 찾아내기 위해 자신의 연구실과 삶의 가장 치열한 현장인 병실을 오간다. 이 책은 바로 그 여정의 기록이다. ‘감정의 기원’은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환자를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칼 다이서로스 교수의 특이한 경력이 장점으로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는 뇌의 내부 회로에 대한 냉철한 지식과 환자에 대한 깊은 공감을 연결해 정신 질환이 어떻게 발생하고 또 인간의 마음과 감정에 대해 무엇을 드러내는지, 상처 입은 마음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온전한 마음에 대한 이해로 나아가는지를 서술한다. 칼 다이서로스 교수는 ‘감정의 기원’을 통해 교통사고 이후 눈물이 사라진 남자,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성격이 확 바뀐 정년퇴직자, 남들이 자기 머리를 해킹하고 있다고 확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새해에도 계속 목도하는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대통령이 되었으나 2년10개월여의 재임기간 동안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선고가 어떻게 날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무기징역은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은 추악한 과거로 돌리고 병오년 새해에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터져 나온 한 장관 후보자의 갑질, 폭언, 투기 등으로 인한 자질 논란과 정치권 인사들의 공천헌금과 관련한 수많은 의혹, 대장동 일당들의 깡통 계좌 등을 지켜보며 우리는 깊은 회의감과 자괴감에 빠진다. 평생을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등불 삼아 살아온 이들이 “불법과 비리를 멀리하고 공명정대하게 살라”, “과유불급을 가슴에 새기고 욕심내지 마라”,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자존감을 키워라”라고 강조해 온 말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법을 만드는 이들과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정작 그 법과 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