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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태원 참사 한달…여야 정쟁 몰두에 예방 법안 처리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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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후 재난안전기본법 개정 쏟아져
한 달간 관련 법안 13개 중 처리 전무
독창성·구체성 부족…일부는 베끼기도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여야는 재발 방지를 강조하며 앞다투어 관련 법안을 냈지만, 한 달 가까이 아무런 성과가 없다. 

 

이 때문에 참사 직후 금방이라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입을 모았던 여야 모두 한 달간 상임위원회 논의를 외면한 채 정쟁에만 매몰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10월29일 이후 지난 25일까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입력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기본법) 개정 발의안은 총 16개다.

16개 중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인파 재난 예방 내용을 담은 개정안은 13개다.

가장 먼저 발의된 법안은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으로, 대규모 인원 밀집이 예상될 경우 자방자치단체장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행 실태를 지도·점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민의힘은 지난 2일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법안을 제출했다. 전봉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주최자가 없거나 불분명한 대규모 축제·행사의 관리 책임을 지자체장에게 부여하는 한편, 이동통신사 기지국정보(CPS·가입자 위치정보시스템)를 활용해 재난안전문자를 사전에 보내도록 했다.

국민의힘 정우택·김기현·김용판·김영선·김도읍·조수진·이헌승·조경태 의원도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해 행정기관장의 안전관리 조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안철수 의원은 여기에 더해 긴급구조활동과 응급대책 복구 등에 참여한 봉사자를 대상으로 심리상담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밀집도별 조처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1㎡당 3~4명일 때는 주의·경고를, 5~6명일 때는 경고 방송과 함께 안전관리요원을 현장에 배치하도록 했다. 이밖에 차량 통제와 바리케이드 설치, 안전사고 조치계획 등을 수립하도록 명시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대표발의한 법안은 도시철도 등 공공장소에서 인구가 밀집되거나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경찰청이나 소방청과 같은 재난관리기관이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5일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법안에는 행안부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는 재난안전 데이터 통합 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재난안전 데이터 센터 설립을 명시했다.

이 외에도 재난 의료비 지원 시 모든 질환의 외래비도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법 개정안(강기윤 의원), 재난 피해 현장조사나 추모공간 조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내용의 소상공인기본법 개정안(최승재 의원), 유족 동의 없이 사망자 사진·영상 유포를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홍석준 의원)이 발의됐다.
 

이처럼 참사 직후 한 달 가까이 다수 법안이 쏟아져 나왔으나, 대부분 이제서야 상임위원회 심사에 돌입했다. 발의된 재난안전기본법 개정안 14개 중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2소위원회에 상정된 건 9개뿐이다.

여야 모두 금방이라도 재발 방지 방안을 내놔야한다고 강조하며 무더기 발의했지만, 심사에는 지지부진했던 셈이다.

내용 면에서도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정책위와 이만희 의원 발의 법안을 제외한 일부 법안은 앞서 발의된 것들과 비슷했다. 특히 뒷순위로 발의한 법안 중 앞선 법안에서 제시한 내용만 취사선택한 법안도 있었다.

구체성도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다. 대부분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해 지자체장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았을 뿐, 김영선 의원이 제출한 법안 이외에는 행사 밀집도별 대책 등 상세 내용을 담지 않았다.

여야가 참사 이후 관련 법안들을 부랴부랴 내놨지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로 정쟁이 격화되면서 법안들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안 발의에 참여한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국정조사는 국정조사대로, 법안 심사는 심사대로 따로 진행되겠지만, 국정조사에서 불거진 논란이나 정쟁이 법안 심사에도 이어질 수 있다"며 "우선 경찰 수사를 통한 원인 규명이 한 점 의혹 없이 이뤄져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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