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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농촌마을에서 '전국구 교육 1번지'가 되기까지... <한티마을 대치동>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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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용석)은 경기도의 한적한 농촌마을이었던 대치동이 ‘전국구 교육 1번지’가 되기까지 변천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서울반세기종합전 <한티마을 대치동> 전(展)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 곳곳의 어제와 오늘을 찾아가는 ‘서울반세기종합전’을 매년 열고 있다. 올해는 그 열네 번째로, ‘대치동’ 이야기를 선보인다.

 

경기도 광주군에서 1963년 서울시의 일원이 된 대치동은 1970년대 후반부터 급격한 도시화의 길로 들어섰다. 비슷한 시기에 강북 학교의 강남 이전이 진행되고 ‘강남 8학군’이 형성되었다. 이후 풍부한 교육 수요층을 바탕으로 학원들이 밀집되면서 전국을 대표하는 교육타운으로 변화하였다. 본 전시는 박물관의 생활문화자료조사 보고서 ‘대치동 사교육 1번지’의 성과를 전시로 구현하면서, 대치향우회과 대치동 주민들 그리고 휘문고등학교의 협조를 통해 현장감을 더하였다.  

 

 

전시는 저녁이 되면 학생들의 인파로 넘쳐나는 대치동 학원가의 타임랩스 영상(영상 빨리 돌리기)을 상영하는 도입 부분을 시작으로 총 4부로 구성된다. 4부의 내용과 대표 유물은 다음과 같다.

 

대치동 일대는 1963년 행정구역의 확장으로 서울에 편입되기 전까지 경기도 광주군 언주면彦州面에 속하였다. 언주면은 위로는 한강, 아래로는 양재천 사이에 위치하였다. 조선시대 일찍부터 이곳은 왕실의 묘인 선릉宣陵과 정릉靖陵이 조성되었으며 왕실 사찰인 봉은사奉恩寺가 건립되었다. 봉은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아름다운 풍광은 한양 사람들로 하여금 한강을 건너오게 하고, 시詩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개발 사업으로 과거부터 이어져 오던 아름다운  풍광은 사라졌지만, 개발의 여파 속에서도 대치동 구마을은 원原마을의 공간구조와 옛 시골길의 체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지금도 주택 재건축은 진행 중이지만, 대치동 구마을 주민들은 사라져가는 마을의 옛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기억지도를 제작하고, 구마을 사람들의 정체성을 보존하고자 은행나무 제례 등 전통 행사를 계승하고 있다.

 

옛 한티마을에는 ‘쪽박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었다. ‘쪽박’은 ‘살림이 거덜나다’라는 의미이다. 잦은 수해를 겪었던 한티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척박한 삶을 산에 투영하였다. 하지만 가난의 상징과도 같았던 ‘쪽박산’은 수해를 막기 위한 제방조성공사에 흙을 제공함으로써 지금의 아파트 숲 대치동이 만들어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쪽박산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대치동 최초의 아파트인 신해청아파트(현 대치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1970년대 후반부터 대치동은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채워졌다. 이에 발맞춰 급격하게 늘어난 아파트 거주민들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감당하기 위해 아파트 상가의 발전도 이뤄졌다. 현재도 아파트 상가는 대치동 주민들의 일상을 채워주고 있다.

 

1960년대에는 서울의 산업화·도시화로 강북에 도시의 기능이 집중되면서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였다. 1970년대부터 정부는 ‘강북 40%, 강남 60%’라는 인구 구조를 목표로 강남 개발 및 인구 분산 정책을 시행하였다. 그 유인책으로 당시 높아진 교육열을 고려하여 강북의 일부 명문 중·고등학교의 강남 이전을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1976년부터 1990년대까지 휘문고등학교를 비롯한 강북의 여러 학교들이 지속적으로 강남으로 이전했다. 1980년 출신 중학교가 아닌 거주지 기준으로 고등학교를 배정하는 완전학군제가 실시되면서, 오늘날의 소위 ‘강남 8학군’이 탄생하게 된다.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은 자녀를 강남 8학군에 소속된 고등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강남으로 거주지를 옮겼고, 이러한 움직임은 대치동에 사교육이 활발해지게 된 배경 중 하나가 되었다.

 

1990년대 형성되기 시작한 대치동 학원가는 주변 지역의 풍부한 교육 수요층을 바탕으로 변화무쌍한 입시제도에 맞춤형 전략을 제공함으로써 빠르게 성장해 갔다. 입시 전형이 다양해질수록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세분화·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입시 생태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교육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학원업 종사자들은 성공을 꿈꾸며 학원가로 모여들었다.

 

2021년 강남구에 등록된 사설학원은 2,383개이다. 이는 서울시 전체 학원 수의 17%에 해당한다. 서울시 자치구 중 학원 비율이 10%가 넘는 곳은 강남구가 유일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의 학원은 대치동에 자리하고 있다. 대치동 학원의 수강생 범위 또한 전국적이므로, 대치동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육타운이라 할 수 있다.

 

김용석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서울의 독특한 교육타운 사례인 대치동 지역을 2017년 현지 조사한 성과를 토대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작은 농촌마을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교육타운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선보이게 되었다.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뜨거운 교육열이 만든 대치동의 변화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30일부터 2023년 3월 26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 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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