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국어사전에 따르면 리더란 조직이나 단체에서 전체를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지식백과사전에 보면 어떤 조직이나 단체 등에서 목표의 달성이나 방향에 따라 이끌어 가는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 그 외의 구성원에 대해서 결정의 책임을 지고 또한 집단과 외부와의 조정 기능의 역할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공식적인 집단에서는 구성원에 대해 장(長)으로서의 직무나 권한, 책임이 할당되어 있으므로 장이 즉 리더가 된다(공식적 리더). 그러나 비공식적인 집단의 경우는 사회제도적인 구속이 아니라 상황, 크기, 각 구성원의 능력 등에 따라 어떤 특정의 인간이 리더가 된다(비공식적 리더).
이렇듯 조직이 큰 사회든 적은 사회든. 공식적 집단이든 비공식 집단이든 리더는 항상 존재한다. 가정에는 가장이 있고, 학교에는 교장이 있고, 회사에는 팀장, 사장이 있고, 정당에는 대표가 있고, 정부에는 장관, 대통령(수상)이 있다.
그런데 리더 중에는 구성원들과의 소통, 적절한 권력분립 등으로 조직을 유연하게 이끌어가는 리더도 있지만 리더라는 권한을 가지고 독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독재란 ‘홀로(獨) 재단(裁)하는 것’ 즉, 특정한 개인, 단체, 계급, 당파 등 어떤 분야에서 모든 권력을 차지하여 모든 일을 독단으로 처리하는 것을 일컫는다. 주변을 살펴보면 유연한 리더,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섬기는 서번트 리더보다 독재적이고 독불장군식의 리더가 오히려 많은 것 같다.
리더가 독재를 하는 이유가 뭘까?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 일 것 같다. 모두 참모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리더가 독재를 하느냐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본다. 참모란 원래 군대용어지만 일반적으로는 어떤 조직이나 단체 등에서 리더(장)을 도와 어떤 일을 꾀하고 꾸미는 데에 참여하는 사람이다. 참모는 자기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철저히 리더를 위해 일을 해야 하고, 리더가 그릇된 판단과 길을 가지 않도록 참모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직언(直言)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대표적인 참모가 삼국지에 등장하는 제갈량, 방통, 주유 등을 꼽을 수 있다.
리더가 독재를 하게 되는 첫 번째 이유는 참모가 제 기능을 못하고 모두 예스맨으로 전락했을 경우다. 리더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에 참모들이 어떠한 의견도 내지 못한 채 “맞습니다. 옳습니다. 지당하십니다.”라고 할 때 리더는 독재를 자행하게 되는 것이다. 왜 참모들이 예스맨으로 전략할까? 다분히 리더의 성향에 따라 그렇게 될 것이다. 리더가 남의 말을 안 듣는다든가, 참모들의 조언을 개무시한다든가, 개무시 정도가 아니라 핀잔을 준다든가 하면 자연히 참모들은 예스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리더는 독재와 전횡을 부릴 수밖에 없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참모들이 모두 리더를 아예 무시해버리는 경우다. 리더가 자신이 가장 똑똑하고, 자신이 가장 많이 안다고 생각해서 “당신들이 뭘 안다고 조언이야? 나도 산전수전 해양 수상전까지 다 겪어서 그 정도는 다 알아” 이러한 태도를 보인다면 “그래 리더 당신이 다 알아서 하슈. 말해봐야 아무 소용없으니 그냥 입 다물고 있을 게요”라고 변해 버린다. 일체 어떤 의견도 내지 않고 “그래, 잘하나 한번 볼게”라고 방관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리더가 독재라는 함정에 빠져 들지 않으려면 일단 리더로서의 자존심, 권위, 도그마는 뒤로 하고 구성원 전원, 특히 참모들이 목표에 대한 계획과 지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의사소통 여건을 보장해 주고, 시간을 할애해 주어야 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 7개월째. 혹시라도 우리의 정치적 리더들과 참모들이 위의 두 가지 이유로 정책결정과 시행에 독단은 없는지, 독단을 넘어 독재가 없는 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주변의 다른 조직이나 단체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리더라면 ‘나 지금 독재하고 있는 것 아닌가’, 만약 참모라면 ‘나 지금 제대로 참모역할 하고 있나’를 되돌아보자.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전 서울신문 대학발전연구소 소장전 배재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