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25 (화)

  • 구름많음동두천 5.5℃
  • 구름조금강릉 9.7℃
  • 박무서울 8.3℃
  • 박무대전 8.0℃
  • 박무대구 4.5℃
  • 박무울산 7.6℃
  • 박무광주 10.2℃
  • 박무부산 11.4℃
  • 구름많음고창 8.2℃
  • 구름조금제주 14.4℃
  • 흐림강화 6.1℃
  • 맑음보은 3.2℃
  • 구름많음금산 3.2℃
  • 맑음강진군 6.8℃
  • 맑음경주시 3.1℃
  • 맑음거제 10.4℃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피부색을 넘어 권력과 위신, 아름다움으로 <백인의 역사>

URL복사

인종은 사실이 아니라 관념이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백인의 정체성을 둘러싼 이론과 논란을 촘촘하게 분석하고 종합한다. 페인터는 인종 관념의 발명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목적에서 여러 백인종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온갖 시도를 추적하며 그 과정에서 백인과 백인성이라는 관념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드러낸다. 

 

 

미국 ‘백인성’의 변화와 확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인종 개념은 없었다. 사람들을 구분하게 하는 것은 어디에 사는가뿐이었다. 이 당시에 노예들은 대부분 백인이었다. 이민족에 정복당한 사람들은 그들의 노예가 됐고, 흑해에서 시작된 노예무역은 20세기에 오스만제국이 종식될 때까지 지속됐다. 18세기에 아프리카인 노예무역이 호황을 이루기 전에 서반구의 영국 식민지로 이주한 초기 백인 이주민은 3분의 2가 부자유한 노동자로, 그 수는 30만에서 40만에 달했다.


많은 지식인이 앵글로색슨족의 우월함을 찬양하고 그렇지 못한 종족을 경멸했다. 19세기 미국에서 아일랜드인은 흑인과 막상막하의 존재였다. 하지만 남북전쟁을 계기로 상황은 바뀌기 시작한다. 이민자들이 연방군에 참여해 남부 연합과 싸우면서 아일랜드인들은 서서히 외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으로 취급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일랜드 노동자들은 새롭게 얻은 자신들의 백인성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타자에 맞서는 무기로 휘둘렀다. 


많은 이민자가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새로운 위계질서가 구축됐다. 앵글로색슨족이 맨 위에 있고, 그 바로 아래의 아일랜드인은 조만간 북서 유럽인으로 이루어진 상층에 통합돼 ‘북유럽인Nor-dic’이 된다. 19세기 중반에 아일랜드인은 ‘옛’ 이민자인 잉글랜드 출신 앵글로색슨족과 대비되는 ‘새로운’ 이민자였지만, 20세기에 들어설 무렵이면 아일랜드인 가톨릭교도와 독일인은 ‘옛’ 이민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남유럽과 동유럽에서 온 ‘새로운’ 이민자들이 원래 아일랜드인들이 차지하던 자리로 들어서며 힘든 노동을 하게 되고 인종적으로 열등하다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퇴화한 가족의 발견


앵글로색슨족을 진정한 미국인으로 추켜세우는 데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앵글로색슨족이 우월하다면, 가난한 백인, 본토 태생인 수백만 명의 불쾌한 앵글로색슨족 백인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앵글로색슨족에 속하기는 하지만 확실히 열등한 이들에 대해 뭔가 다른 식의 설명이 필요했다. 그렇게 해서 등장한 개념이 ‘퇴화한 가족’이다. 즉 이들은 유전적으로 퇴화한 존재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로부터 사회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강제불임시술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1924년 버지니아주에서 강제불임법이 처음으로 통과됐다. 강제불임시술은 여러 주에서 법률로 안착했다. 1968년까지 약 6만5000명의 미국인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불임시술을 받았다. 나치는 1933년 권력을 잡자마자 신속히 유전질환을 가진 아이의 출생을 예방하기 위해 법을 제정했다. 


1890년대 이래로, 미국 연방법은 ‘미치광이, 백치, 정부의 구호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 정신이상자, 간질환자, 거지, 무정부주의자, 치우, 정신박약자, 신체나 정신에 결함이 있어서 생계를 꾸릴 능력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배제하고자 했다. 지금으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이민자들에 대한 지능검사가 당대에는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졌고, 그 과학은 이민 제한이라는 정치적 목적에 봉사했다. 백인의 우월함을 강조하는 이론들은 모두 과거의 유물에 불과한가. 이 책은 ‘우리는 인종주의와 무관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더불어민주당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내란 사범 사면 제한 추진”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내란으로 형이 확정된 사람의 사면을 제한하는 것을 추진한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포함한 사법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내란전담재판부 당연히 설치한다. 국민의 명령이다. 여기에 대해 더 이상 설왕설래하지 않기 바란다. 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필요성이 제기될 때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님께서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시면 차질 없이 처리하도록 하겠다”며 “이에 더해서 내란 사범이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도록 하겠다.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연이어 기각되고 지난 7월 19일 구속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기한이 오는 2026년 1월 18일까지라 내년 1월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92조(구속기간과 갱신)제1항은 “구속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올해 수능 난이도 상승…1등급컷 일제히 하락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에서 1등급을 받는 인문계열 수험생 비율이 증가하여 자연 계열 수험생은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수학 1등급 가운데 미적분·기하 비중은 감소하고 확률과 통계는 증가한 것이다. 더군다나, 대학 입학 논술전형 시험 응시율도 전년 대비 저조하게 나오자 올해 수능이 난이도 높게 출제돼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시·사탐 고득점자 증가로 문과 합격선 ↑ 2026학년도 수능이 전년도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되었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정시 합격선이 서울대 경영대학은 284점, 서울대 의예과는 294점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시 전형에서 문과 수험생이 증가하고 사회탐구 고득점자가 늘어난 점이 문과 상위권·중위권의 합격선을 끌어올려, 올해는 자연계보다 문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어·수학에서 고난도 문항이 배치되고, 독해 난이도가 높아진 영어는 영어 1등급 비율이 역대 가장 낮은 3%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지난 16일 종로학원이 2026학년도 수능 수학 과목의 1등급 비

문화

더보기
판소리로 읽는 한국 근대소설 대표 작가 현진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남산국악당의 상주단체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의 신작 ‘판소리 쑛스토리 III : 현진건 편’ 공연이 오는 12월 19일부터 20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펼쳐진다. 이 작품은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가 선보여온 단편시리즈의 세 번째 무대다. 앞선 두 번의 시리즈가 프랑스의 대문호 모파상의 단편을 1인극 판소리로 선보였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설가이자 한국 근대소설의 지평을 연 현진건의 작품을 판소리 언어로 풀어낸다. 소리꾼 박인혜가 작창·극본·연출을 맡아 최인환 음악감독과 함께 풍부한 이야기와 섬세한 음악으로 관객을 현진건의 작품 세계로 이끌 예정이다. 공연에서는 현진건의 대표작 △운수 좋은 날 △그립은 흘긴 눈 △정조와 약가 3편을 1인극과 다인극 형식으로 만나볼 수 있다. 박인혜, 이예린, 황지영, 이해원 등 네 명의 소리꾼이 홀로 혹은 함께 소설 속 각 인물의 삶과 비극, 욕망, 사회적 균열을 판소리로 읽어낸다. 현진건의 소설 속 인물들은 때론 비극적이면서도 한심하고, 때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근대적 개인의 초상을 보여준다. ‘판소리 쑛스토리 III : 현진건 편’은 그들의 얼굴 속에서 ‘오늘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