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30 (화)

  • 구름많음동두천 -0.9℃
  • 맑음강릉 2.3℃
  • 맑음서울 -0.5℃
  • 맑음대전 -1.0℃
  • 맑음대구 2.3℃
  • 맑음울산 2.0℃
  • 맑음광주 2.7℃
  • 맑음부산 4.3℃
  • 맑음고창 -0.9℃
  • 맑음제주 6.5℃
  • 구름많음강화 -0.6℃
  • 맑음보은 -2.6℃
  • 맑음금산 -1.9℃
  • 맑음강진군 2.6℃
  • 맑음경주시 -0.8℃
  • 맑음거제 3.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진한 사랑이 담긴 거장의 회고록 <파벨만스>

URL복사

필름메이킹에 매혹된 순간부터 삶과 예술의 본질을 깨우친 과정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난생 처음 극장에서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이 카메라를 통해 일상을 촬영하다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성장한다. 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로 골든 글로브 작품상과 감독상,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 7개 부문 노미네이트 됐다.

 

 

영화란 무엇인가


1950년대 미국 뉴저지 유대인 중산층 가정의 아들인 어린 소년 새미는 부모와 함께 처음으로 간 극장에서 스크린에서 펼쳐진 현란한 세계를 경험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피아니스트였던 감성적인 어머니는 새미에게 아버지 버트의 8mm 카메라를 건네고 새미는 장난감 기차로 영화 속 액션 장면을 재현한 자신만의 작은 영상물을 만든다. 그때부터 동생들을 배우로 세우고 이런 저런 효과를 시험하며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영상 언어를 독학한다. 


엔지니어인 아버지 버트의 직장을 따라 애리조나로 이사하게 된 새미는 장르물의 문법을 익히고 편집과 특수효과 기술에 나름대로 능통한 청소년으로 성장한다. 친구들을 배우로 사용해 직접 제작한 서부극의 학교 상영회에 참석한 아버지는 특수효과에 감탄하며 새미의 엔지니어적 재능을 칭찬한다. 그러던 어느날 새미는 가족과 함께한 캠핑장에서 찍은 영상을 돌려보다 어머니의 충격적인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스필버그가 영화에 매료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본격적인 경력을 시작하기 전까지 예술적으로, 동시에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장비와 지식, 기술적 체계가 전무한 상황에서 다양한 시도들로 영화 제작 기술과 원리를 자력으로 터득해가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과연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지점이 많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과 효과 편집 배급까지 기술적 진보를 이룬 현대지만 영화의 본질은 가내수공업 차원의 제작 방식에 의존하던 거장의 최초 필름메이킹 시대와 다르지 않다.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단서


가족 이야기는 ‘시네마 키드’로서의 고백과 함께 메인 축을 이룬다. 가족은 스필버그 영화의 빠질 수 없는 테마다. “대부분의 영화는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반영했지만, 이 영화는 기억 그 자체이다”라는 스필버그의 말처럼 실제 가족사를 대부분 재현해 그의 가족관 형성의 단서들을 충실히 제공한다. 동시에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재능과 감성이 결합된 결과가 스필버그라는 암시에도 공감하게 된다.


감독의 아버지 아놀드 스필버그는 건강 악화로 2020년 8월 사망했다. 4년 전 어머니를 떠나보낸데 이어 아버지를 잃으면서 만들게 된 이 영화는 가족에 대한 이해와 치유의 회고기도 하다. 마치 소년 새미가 처음으로 본 영화인 <지상 최대의 쇼>의 열차 전복 장면의 공포를 재현하고 카메라에 담아 소유하면서 극복한 것과 같다. 부모님의 사이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음을 눈치채게 되는 장면은 주인공 새미의 결정적 터닝 포인트를 담은 명장면인데 이 순간은 가족사의 전환기이자 표면에 보이지 않는 내면적 진실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영상이라는 매체의 특성에 눈을 뜨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한 인간으로서의 성장과 영화적 성장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파벨만스>는 스필버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설적 가치를 지닌다. 스필버그 영화 마니아거나 1980년대 헐리우드 영화에 대한 시대적 감성을 간직한 관객이라면 <파벨만스>에서 표현된 등장인물의 개인적 경험들이 스필버그 영화에서 어떤식으로 반복되고 작동하는지 유추할 수 있는 특별한 재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도 사랑일까>, <베놈> 시리즈의 미셸 윌리엄스, <미스 리틀 선샤인>, <더 배트맨>의 폴 다노, <50/50>, <롱샷>의 세스 로건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했다. <보통 사람들>, <허공에의 질주>의 주드 허쉬는 새미의 증조부 보리스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토니 커쉬너 작가가 스필버그와 함께 대본을 완성했고, 존 윌리엄스가 음악을 맡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연임…생산적 금융·AX 가속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임종룡 현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가 지난 10월 28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강행 임추위 위원장은 임 회장을 추천한 배경으로 "재임 중 증권업 진출과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며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고, 타 그룹 대비 열위였던 보통주자본비율 격차를 좁혀 재무안정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가총액을 2배 이상 확대하고,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그룹 신뢰도를 개선한 점 등 재임 3년간의 성과가 임추위원들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고 부연했다. 임추위는 현재 우리금융의 당면과제를 ▲비은행 자회사 집중 육성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안정적 도약 ▲인공지능(AI)·스테이블 코인 시대에 맞춘 체계적 대비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으로 판단했다. 이 위원장은 "임 회장이 제시한 비전과 방향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었다"며 "경영승계계획에서 정한 우리금융그룹 리더상에 부합하고, 내외부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점도 높이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임추위는 지난 10월 28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바 있다. 약 3주간 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