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지하철 차량기지에 침입해 전동차에 '그라피티(graffiti)'를 그리고 달아났다가 붙잡혀 구속 기소된 미국인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곽경평 부장판사)는 20일 특수재물손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공동주거침입) 등 6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국 국적 A(27)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A씨는 자신의 직업을 "아티스트"라고 밝히며,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 한다"고 밝혔다.
다만 A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들(지하철 운영사 등)과 합의 중인데 합의금 마련 등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재판을 속행하거나 선고기일을 여유 있게 지정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곽 판사는 피고인 측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4월17일 같은 법정에서 한차례 더 기일을 갖기로 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공범인 이탈리아 국적 B(28)씨와 함께 서울·인천·대전·부산 등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 9곳에 잠입해 래커 스프레이로 전동차 외부에 그라피티를 그리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차량기지 내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A씨와 B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12일 루마니아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혀 국내로 강제 송환됐고, B씨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