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이번 주 뉴욕증시는 1분기를 마무리하는 한 주로 미국 은행권 사태 진행방향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주목하며 다소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등의 붕괴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는 미 금융당국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발 빠른 조처로 다소 진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에는 독일의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시장은 도이체방크 재무제표의 미국 상업 부동산과 파생상품의 노출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S와 UBS의 합병 과정에서 CS의 AT1채권이 상각 처리된 바 있는데, 이로 인해 AT1의 비중이 높은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도이체방크는 회사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장 중 한 때 14%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위험이 커져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도이체방크 위기설에 정부와 중앙은행 고위 관료들은 앞다투어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도이체방크는 수익성이 높은 은행이라 미래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ECB는 필요시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 사이에서도 도이체방크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JP모건 등 월가 투자은행들은 도이체방크의 수익성을 거론하며 은행의 위기설은 시장의 오해라고 두둔했다.
CNBC는 "분석가들은 패닉이 확산되는 가운데, 도이체방크는 제 2의 크레디트스위스(CS)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는 CS와는 달리 견조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고, 충분한 수익성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은행권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혹은 중소형 은행에 대한 우려로 재차 확산될 지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예정된 미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전 SVB, 시그니처뱅크 최고경영자(CEO)에 청문회 증언을 요청했다. 이 청문회에는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이 증언에 나선다. 바 부의장은 하원의 금융서비스위원회에도 출석한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 리사 쿡 연준 이사, 수전 콜린스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등 다수의 연준 관련 인사들이 연설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은행권 위기에 대한 이들의 진단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한 주 동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6%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39%,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8% 상승했다.
최근 거대 기술주인 '빅테크' 종목들의 주가 상승이 눈에 띈다. 금융시장의 극심한 변동성 속 빅테크가 오히려 안전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수인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 미국의 작년 4분기 성장률 확정치 등의 경제 지표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