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15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핏빛 복수를 대신해 줄 나의 왕자님 <피기>

URL복사

10대 집단의 원초적 공포와 욕망, 폭력성을 담은 스릴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과체중으로 인해 친구들의 놀림에 시달리던 사라가 동네에 나타난 낯선 남자에게 자신을 놀리던 친구들이 납치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호러 장르 데뷔전의 메카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됐으며, 시체스영화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됐다.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 자신의 동명 단편을 바탕으로 한 장편 데뷔작이다. 

 

 

무더위처럼 짜증스러운 삶


스페인 중부 소도시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일을 돕는 10대 사라는 과체중으로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부모님을 비롯해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무더위처럼 무기력하고 짜증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동급생 마카, 로시, 클라우디아가 남자친구들과 어울려 파티에 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피기는 가뜩이나 우울한데 SNS에 뚱뚱하다고 자신을 조롱하는 사진이 올라온 것을 발견한다. 


홀로 수영장을 찾아가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사라는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수영장에서 갑자기 수면 위로 한 남성이 튀어오르자 놀라 머뭇거린다. 수영복을 입은 사라를 발견한 마카 일행은 사라를 ‘피기’라고 놀리기 시작한다. 사라가 도망가듯 수영장 물 안으로 들어가자 마카는 잠자리채로 사라의 머리를 잡아 끌어 사라에게 익사의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무리에서 사라를 안쓰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클라우디아에게 사라는 도움을 요청하지만 클라우디아는 난처해하다 결국 외면한다. 


마카 일행이 사라의 가방을 가져가 버려서 사라는 할 수 없이 땡볕 아래 비키니 차림으로 집을 향해 걸어간다. 자신을 희롱하는 마을 청년들에게서 벗어나 만신창이가 된 채 숲길로 들어간 사라는 그곳에서 낯선 차 짐칸에 갇힌 피투성이의 클라우디아가 자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며 몸부림치는 것을 목격한다. 사라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납치범이 문을 열자 공포로 오줌을 싼다. 납치범은 사라에게 간절했던 물건인 몸을 가릴 수 있는 대형 수건을 던지고 사라진다.

 

 

 

폭력적 욕망의 구원자


따돌림과 열등감 등 10대 특유의 계급적 폭력에 대한 공포 외에도 <피기>는 피해자나 방관자의 비밀스러운 폭력성을 미지의 연쇄살인마라는 대상으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사라는 자신을 괴롭혀온 동급생들의 죽음에 대해 침묵을 선택한다. 이는 마치 괴롭힘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지만 또래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방관하는 클라우디아와 비슷하다. 사라의 심리가 복수심인지 자신도 위험해질 모른다는 공포심인지 또는 범인이 수건을 건네던 순간에 나눴던 교감의 눈빛 때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피기>는 통쾌한 리벤지 스릴러나 수위 높은 고어물이 아니다. 영화 초반을 지배하는 고전 호러물 분위기의 긴장감과 기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지만 대부분 분량은 잔잔한 드라마에 가깝다. 과체중의 벗은 몸을 스크린 가득 담아내며 주인공 캐릭터가 비주류적임을 과시하지만 의외로 문법은 과격하거나 파격적이지 않다. <피기>의 매력은 장르적 쾌감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적 코드들을 변주한 성장물이라는 점이다. 살인범은 곤경에서 구해주는 ‘백마탄 왕자님’ 같은 성격을 띈다. 살인범은 사라 마음 속의 금기적 폭력성이 형상화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수치심을 이용한 폭력 또는 10대 또래 집단에서의 따돌림이 사회적 살인이라는 점에 빗댄 일종의 ‘영화적 리벤지’를 시도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10대 특유의 어리석음과 불완전, 무책임으로 가득한 선택과 행동을 일삼던 사라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불건전한 욕망을 거부함으로써 성장한다. 


사라 역의 라우라 갈란 열연이 돋보인다. 라우라 갈란은 이 영화로 툴루즈스페인필름페스티벌에서 여우 주연상을, 고야상에서 신인여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민주 “‘채상병 특검법’ 5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채상병 특검법)'을 5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국민의힘과 김진표 국회의장의 협조를 촉구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국회의원·22대 총선 당선인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21대 국회가 50일 가량 남았다. 이 기간 동안 채 상병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께서는 이번 총선으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매섭게 심판하셨다"며 "그 심판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채상병 사망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실은 총선 참패 이후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며 '국정을 쇄신하겠다' 말했다. 국민의힘 역시 '국민의 회초리 겸허히 받겠다'고 말했다"며 "이 반성이 진심이라면 말만하지 말고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 21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자"며 "만일 이 기회를 차버린다면 총선 패배가 아니라 더 큰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장을 향해서도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훗날 이 기간이 21대 국회의 전성기였다 생각할 수 있도록,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사망 사고와 관련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첫 재판 혐의 부인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에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 혐의로는 두번째로 기소된 '옥수수더미 매몰 사망 사고' 관련, 전분제조공장 원청업체 전 대표이사 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8단독(윤정 판사)는 15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산업재해치사)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원청 전 대표 A(64)씨 등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A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하청업체 대표 B(42)씨,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청 공장장 C씨와 하청 현장소장 D씨의 첫 재판도 이날 함께 열렸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4월25일 오전 인천 부평구 한 전분제조공장 저장고에서 옥수수 투입구의 막힘 해소 작업에 필요한 안전의무를 미이행하고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근로자 사망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근로자 E(사망 당시 57)씨는 옥수수 투입구의 막힘 해소 작업 중 갑작스레 뚫린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옥수수더미에 매몰돼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법정에서 피고인들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특히 원청업체 측 변호인들은 "검찰 공소사실은 마치 일상적 작업이고 여러 위험 요소가 있는데도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