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08 (토)

  • 흐림동두천 14.3℃
  • 흐림강릉 12.0℃
  • 흐림서울 16.4℃
  • 구름많음대전 16.9℃
  • 흐림대구 16.6℃
  • 울산 16.4℃
  • 광주 17.1℃
  • 부산 17.2℃
  • 흐림고창 17.5℃
  • 제주 17.8℃
  • 흐림강화 13.9℃
  • 흐림보은 15.8℃
  • 흐림금산 17.3℃
  • 흐림강진군 15.7℃
  • 흐림경주시 15.7℃
  • 흐림거제 15.8℃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다정한 태도가 가진 위대한 힘 <말 없는 소녀>

URL복사

소외된 9살 인생에 찾아온 찬란한 여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먼 친척 부부에게 맡겨진 소극적 성격의 소녀가 다정한 어른과의 교감을 통해 찬란한 여름을 맡는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 콤 베어리드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2관왕을 석권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표정과 언어가 생기다


1981년 아일랜드의 시골 가난한 가정에서 거의 방치된 환경에서 자라난 9세 카이트는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등 사회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소극적 성격의 소녀다. 임신한 어머니는 카이트를 돌볼 여력이 없어 출산 전까지 먼 친척 에블린과 그녀의 남편 숀에게 맡긴다. 에블린은 말이 없는 카이트를 세심하게 인격적으로 배려하며 다정하게 돌봐준다. 반면 숀은 카이트에게 마음을 닫고 거리를 유지하며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순수한 카이트로 인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서 숀과의 관계도 점차 가까워진다. 카이트는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며 다양한 감정을 학습하게 되고 표정과 언어가 풍부해진다. 그렇게 이 집에서 하루하루가 지나던 와중에 부부의 비밀이 드러난다. 

 

 

낯선 시골집의 처음보는 어른에게 맡겨진 아이가 새로운 가정에서 따뜻한 교감을 나눈다는 이야기는 <빨간머리 앤>을 연상시킨다. <빨간머리 앤>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외모의 고아 소녀 앤이 기죽기는 커녕 마냥 수다스럽고 밝은 판타지적 성격으로 관객에게 위로를 줬다면, <말 없는 소녀>는 소녀를 돌보는 부부가 이상적 부모의 모델을 제시한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나 사랑받지 못해 자기표현이 서툴고 어두운 소녀 카이트는 사랑으로 충만한 아름다운 농가의 여름을 보내고 새로운 인생을 맞게 된다. 


변화는 카이트에게만 일어난게 아니다. 상처를 지닌 부부는 순수한 카이트로 인해 삶의 생기와 감동을 얻으며 상처를 극복하게 된다. 서로가 혈육을 대신하는 대리 부모와 대리 자녀의 관계에서 출발했지만, 우정을 쌓으며 마음을 열고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게 된다. 

 

 

섬세한 감성과 절제된 표현


2010년 발간된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의 국민 소설 <맡겨진 소녀>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원작의 섬세한 감성과 절제된 표현을 잘 살렸다. 스토리와 연출이 모두 고전적이고 단순하며 연출적 기교가 거의 없지만 아날로그적이고 클래식한 감성이 주는 편안함과 순수함이 보편적 감성을 자극한다. 


특별한 음악이나 사운드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카이트의 원래 집에서는 아이 울음 소리와 TV 소리, 날벌레가 날아다니는 소리 등이 미묘하게 스트레스를 주고 불안정한 느낌을 사운드에 깔았다면, 맡겨진 집에서는 목가적인 풍경 속에 자연의 편안한 소리로 관객에게 치유를 주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말 없고 소극적인 카이트가 점차 밝아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리면서도 그 모든 변화가 어른의 상황을 온전히는 이해하지는 못하는 순수한 어린아이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묘사가 진정성을 느끼게 하며, 심심한 전개일 수는 있지만 억지스러운 극적 설정이 없는 점도 미덕이다. 


연기 경력이 전무했던 캐서린 클린치는 카이트 역을 맡으며 아일랜드를 사로잡았다. 카이트의 먼 친척 에블린 역에는 영화 <하우투비 해피>, <스테이>에 출연한 배우 캐리 크로울리가 맡았다. 남편 숀 역에는 영화 <안젤라스 애쉬스>, <남자들만의 여행>의 앤드류 베넷이 출연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건축박람회’ 개막...건축주·인테리어 수요자 참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건축·인테리어·전원주택 전문 전시회 ‘2025 서울건축박람회’가 6일부터 오는 9일까지 학여울역 세텍(SETEC) 전시장 전관에서 개최된다. ‘서울경향하우징페어’는 올해부터 ‘서울건축박람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인테리어 수요자와 건축주 모두를 위한 전시로 새롭게 개편됐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는 국내 유수의 인테리어 브랜드와 관련 업체가 대거 참가해, 주거 및 상업공간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참관객들의 높은 기대에 열렸다. 서울건축박람회는 전원주택과 인테리어를 중심으로 한 실수요자 맞춤형 건축전시회로서 주거 공간을 직접 설계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전시회이다. 특히, 옥외전시장을 활용한 계절별 기획 전시를 선보이며, 실내외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형 전시회로 한층 진화됐고, 단열, 난방, 에너지 절감 등 현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이 소개됐다. 전시 품목으로는 내외장재/구조재/단열재, 난방/보일러/펌핑/환기설비재, 도장/방수재, 조경/공공시설재, 조명/전기설비재, 체류형쉼터/이동식주택, 주택설계시공, 창호/하드웨어, 건축공구/관련기기, 홈네트워크시스템 등 건축과 인테리어 전반을

정치

더보기
북한, 미국 제재에 상응 조치 예고 하루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일본 “EEZ 밖에 낙하 추정”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북한이 미국의 제재 조치에 대해 상응 조치를 예고한 지 하루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오늘 낮 12시 35분경 북한 평안북도 대관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한 발을 포착했다”며 “미사일은 약 700km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이다”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으며 발사 즉시 탐지 후 추적했다. 미국·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방위성도 이날 보도자료를 발표해 “북한은 오늘 12시 34분경 북한 서해안에서 1발의 탄도미사일을 동방향을 향해 발사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현재 한미일에서 긴밀하게 연계해 분석 중이지만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최고 고도 약 50km 정도로 약 450km를 넘어 비상해 낙하한 곳은 한반도 동쪽의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


사회

더보기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철근·잔해물 뒤엉켜 구조 난항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사고 현장 브리핑에서 "석면, 유리, 섬유 등이 뒤덮여 있어 공간이 굉장히 협소하고, 소방대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헤쳐서 구조작업 중에 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소방당국은 실제 공개된 구조 현장에는 철근과 잔해물이 뒤엉켜 구조대원의 진입 자체가 힘든 모습이었다. 소방대원들은 잔해물 사이 좁은 틈에 직접 들어가 철근을 절단하고, 땅을 파내는 방식으로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매몰자 위치가 파악돼도 구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현재까지 위치가 파악된 작업자는 7명 중 5명이다. 소방당국은 사고 구조물을 A, B, C, D 구역으로 나눠 작업자 구조에 나서고 있다. 전날 발견된 작업자 2명은 각각 타워의 B구역과 D구역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비교적 일찍 발견돼 구조작업이 이뤄졌으나, 현재까지도 구조물에 매몰된 상태다. 이 중 40대 작업자 1명은 팔 부분이 끼인 상태로 발견돼 전날까지 소방대원과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의식이 있었다. 그러나 장시간 매몰돼 있으면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심폐소생술이 이뤄졌으나 7일 오전 4시 53분 현장에서 사망했다. 또 다른 작업자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