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19 (목)

  • 맑음동두천 7.7℃
  • 맑음강릉 9.1℃
  • 맑음서울 8.5℃
  • 맑음대전 8.0℃
  • 맑음대구 10.1℃
  • 맑음울산 10.3℃
  • 맑음광주 9.2℃
  • 맑음부산 14.3℃
  • 맑음고창 8.3℃
  • 맑음제주 10.6℃
  • 맑음강화 9.2℃
  • 맑음보은 7.1℃
  • 맑음금산 6.7℃
  • 맑음강진군 9.8℃
  • 맑음경주시 10.2℃
  • 맑음거제 11.4℃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원로 추상화가 정상화 “표면 향한 남다른 탐구, 열정 펼쳐”

URL복사

‘뜯어내기’ ‘메우기’ 통해 ‘과정의 미학’ 작품화하다
6월 1일~7월 16일 갤러리현대서 <무한한 숨결>전
1970년 이후 근작까지 40여점 전시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저의 모든 숨결이 닿은 캔버스 화면이 화폭 너머의 무한한 시공간으로 확장되길 바랍니다. 그림의 평면은 학창시절부터 저에게 캔버스와 대화하는 법을 훈련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


회화는 표면과의 무한한 대화이자 탐구이다. 6월 1일부터 7월 16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무한한 숨결>전을 여는 한국추상미술의 대가 정상화(91)가 표면과의 무한한 대화를 보여준다. 


정상화 작가는 1970년대 이후 독창적인 그리드를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매체 실험을 통한 조형적인 탐구를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 작품부터 근작까지 40여점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이다. 


표면의 다양성을 탐구해온 작가는 ‘뜯어내기’와 ‘메우기’라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과정으로 새로운 차원이 평면성을 탐구하는 시적인 작품을 보여왔다. 전시명인 <무한한 숨결> 역시 작가의 세계관을 은유한다. 그는 캔버스에 재료를 칠하고, 덧붙이고, 떼어내고, 메우는 노동집약적 방식을 도입했다. 아크릴 물감과 유화 물감, 흑연, 한지 등으로 화면에 독창적인 질감과 레이어링 효과를 만들어 냈다. 캔버스를 틀에서 벗기고 다시 매기거나 접었다 편 다음 물감을 겹쳐 바르는 등 독특한 작업 방식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노동이 집약된 작업을 해왔다.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가진 정상화 작가는 이번 갤러리현대 전시에서는 화면을 구축한 자신만의 방법론(1층)을 비롯해, 각각의 색감과 마티에르, 서로 다른 깊이와 다양성을 가진 백색 작품(지하층), 그리고 평면에 대한 탐구와 실험의 과정을 보여주는 종이 작업과 목판 작업(2층) 등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데콜라주, 프로타주, 목판 작품들은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표현, 재료와 대상에 대한 조형성 탐구, 표현의 실험적 시도를 추구한 결과이다. 또 작가의 실험 정신에 가장 근접한 작품들이다.

 

 

전시공간별 특징적인 작품 전시


1층 전시장에서 만나게 되는 정상화 작가의 작품 바탕재는 고령토다.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힘을 가진 고령토는 공간을 구성한 뒤 사라진다. 하지만 그 존재감은 여실히 드러난다. 


고령토가 사라진 공간이 시차 속에 서로 다른 층위를 형성하면서도 서로 밀착되어 전체를 이루고, 하나의 통일된 색채가 그 앞에 내재되어 있는 깊이를 달리하며 조화에 이르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무제 2012-5-13’). 또다른 작품(‘무제 2019-10-15’)에서는 바탕을 이루고 공간을 구축한 뒤 사라지던 존재인 고령토가 화면에 남아 선이 되고, 면이 되어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보여준다.

 

 

고령토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고령토는 평면에 힘을 축적시키는 나의 방법론, 죽 그었다고 해서 선(線)이 아니요, 평평하다고 해서 면(面)이 아니요, 비워 뒀다고 공간(空間)이 아니에요. 이 모든 것은 작업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겁니다. 고령토와 물감을 들어냈다 메우는 과정에서 선, 면, 공간이 자연히 발생하지요.”


지하 전시장에서는 같은 백색이나 그 표정과 색감, 깊이감이 모두 다른 다채로운 백색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구성 요소가 작업마다 다르고 개별 격자들의 크기와 형태, 그리고 색채와 높낮이가 모두 다르기에 화면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1970년대부터 작가는 엄격하게 색을 절제하고, 내용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평면화를 추구했다. 기존의 비정형 앵포르멜식 회화에서 벗어나 평면에 깊이를 탐구하며 변화를 모색하던 다채로운 백색 평면 작품들을 선보인 것이다. 1973년부터는 정상화로 대변되는 단색의 그리드 회화를 제작하기 시작해 이듬해 오사카의 시나노바시 화랑에서 처음으로 발표한다. 


정상화는 규격화된 작업 과정 안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는데, 이는 곧 전위성과도 연결된다. 캔버스에 3~5mm 두께로 바른 고령토를 네모꼴로 뜯어내고, 고령토가 떨어진 자리를 유채나 아크릴 물감으로 채워 넣는다. 

 

2층 전시장에서는 종이를 재료로 한 평면 작업들을 만나게 된다. 작가는 종이 작업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표했다. “표현의 자율성이나 과감성, 대담성은 종이 작업에서 나타나요. 종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데서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죠. 지금도 종이를 보면 무엇을 할까 고민해요.” 


작가는 1970년대 들어서면서 캔버스를 이용한 평면 실험 이외에도 종이라는 매체를 적극 활용했다. 캔버스 작업에서는 고령토를 올린 후 뜯어내고 메우기를 통해 공간을 구축하였다면, 종이 작업은 종이를 찢는 등의 데꼴라주기법, 문지르는 프로타주 기법을 통해 평면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종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데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데콜라주 작품은 얇은 종이에 수직 수평의 선을 긋고, 각각의 그리드를 칼로 얇게 벗겨내어 색을 칠하면서 캔버스 작업보다는 자유롭게 구조와 패턴, 색채 등을 과감하게 실험하였다. 


프로타주 작품은 완성된 캔버스 작품 위에 직접 한지를 올려 연필이나 목탄으로 탁본을 뜨듯이 작업했다. 이는 2차원 평면을 공간화한 후 다시 평면화함과 동시에 선의 구조를 명확히 드러나게 한다. 그리고 같은 선과 구조가 매체와 기법으로 얼마나 다른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전시작 ‘무제’(1974)는 초창기 평면 위 그리드가 종이 작업에서는 어떻게 구현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작품이다. 

 

 

미술평론가 이일은 1980년 ‘은밀한 숨결의 공간’이라고 정상화 작가의 작품을 평했다. “시간과 음미를 일단 거치고 나면 눈요기의 시각적 효과를 겨냥한 그림보다 비길 수 없이 깊은 숨결을 내뿜고 있는 것이 또한 그의 그림이다. 그의 회화는 네모꼴들이 빡빡하게 쌓이고 서로 인접하면서도 그 전체가 한데 어울려 무한히 확산해 가는 은밀한 숨결의 공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일, <은밀한 숨결의 공간>, 1980)

 

 

정상화 작가는...


정상화는 1932년 경상북도 영덕에서 태어나 마산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한국전쟁이 진행되던 1953년에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입학해 1957년 대학 졸업 후 <한국현대작가초대전>(1960), <악튀엘 그룹전>(1962), <세계문화자유회의초대전>(1963) 등 다수의 정기전, 그룹전에 참여했다. 


1957년 서울대 미대 학장이었던 장발의 추천으로 인천사범학교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당대 전위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던 현대미술가협회와 악튀엘의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 시기 그는 6.25를 겪으면서 느꼈던 아픔을 앵포르멜 경향의 전위 미술로 표현하는 것에 몰두해 있었다. 물감을 던지고, 뿌리고, 부풀려서 비틀고 뜯어내고, 메우는 등 전후 어두운 사회적 분위기를 격동적인 행위와 강렬한 색채로 화폭에 담아냈다. 


1965년 <제4회 파리비엔날레>, 1967년 <제9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참여 작가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미술계에 소개되었다.


1968년 짧은 도불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다시 1969년 일본 고베로 건너가게 된다. 고베로 이주한 그는 내용 면에서도 기존의 강렬한 색채와 거친 마티에르를 사용한 비정형의 앵포르멜식 회화에서 벗어나 평면에 깊이를 탐구하며 변화를 모색한다. 


정상화는 이 시기 엄격하게 색을 절제하고, 내용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평면화를 추구하며 1973년부터 단색의 그리드 회화를 선보이기 시작한다. 

 

 

1977년 프랑스로 이주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정상화의 작업은 파격적인 변화보다는 고베 시기에 진행된 화풍의 완성도를 향해 모든 집념이 고취된다. 이전의 백색의 격자무늬 작품에서 좀 더 나아가 검은색, 푸른색, 적색 등 다양한 색을 단색화를 선보이게 되고, 격자무늬도 이전보다 더 정교한 밀도 속에서 각각의 그리드가 독립된 개별성을 가지면서도 서로 어울려 조화로운 화면을 구축하게 된다. 1992년 11월에 한국으로 영구 귀국하여 1996년 경기도 여주에 작업실을 짓고 한국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김병욱 성남시장 예비후보】 성남 5대 이니셔티브로 ‘강한 성남’ 완성
[시사뉴스 성남=윤재갑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성남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김병욱 예비후보를 만나 시장 출마의 변과 시장이 되면 어떤 시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김병욱 예비후보자의 출마 행보는 시작부터 남다르다. 김 예비후보가 선거 캠프를 꾸린 모란역 인근 사무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초·재선에 도전할 당시 사용했던 바로 그 공간이다. ‘성남 성공시대’를 처음 열었던 이 대통령의

정치

더보기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 서울특별시장 출마 선언...“기성 정치인들과 연계된 사업 전수조사”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서울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짧지 않은 고민 끝에 저는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청산, 심판, 적폐, 종식. 화려한 말들로 장식된 서울의 정치 속에서 정작 시민의 삶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서울은 여전히 청년이 떠나고 삶을 지탱하기 힘들며 가난한 사람이 꿈꾸기 어려운 도시다. 정치는 요란했지만 시민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김정철이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다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저력이 있는 도시다. 제가 그 기적을 다시 시작하겠다. 서울을 다시 성장의 도시로 만들겠다. 적극적인 규제 혁파를 통해 뉴딜 수준의 산업 유치와 개발을 시작하겠다”며 “그동안 산업 성장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서울특별시)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은 각각 '바이오 연구 및 교육특구', 'K-Culture 관광특구', '시니어 헬스케어특구'로 탈바꿈시켜 서울 북동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중랑천은 수변 감성의 거점으로 개발하겠다. 성수동에서 (경기도) 의정부(시) 경계까지 자전거와 러닝 전용 하이웨이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임현정 피아니스트, 피아노 리사이틀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으로 역사상 최초 데뷔 앨범 빌보드 차트 1위·아이튠즈 차트 1위를 차지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임현정 피아니스트(다나기획사 소속)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베토벤 소나타만으로 이뤄진 피아노 리사이틀 ‘임현정의 베토벤 소나타 시리즈 - 영웅(Heroes)’을 3월 29일(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3월 29일 오후 5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임현정 피아니스트의 ‘임현정의 베토벤 소나타 시리즈 - 영웅(Heroes)’ 리사이틀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공연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프로그램 전체를 베토벤 소나타로만 구성해 선보이는 무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깊다.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임현정은 이번 리사이틀을 통해 베토벤에게서 발견한 영웅적 서사와 인간적 고뇌를 가장 심도 깊게 담아낸 4편의 소나타를 연주할 계획이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임현정의 연주에 대해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아주고 불타는 욕망을 되찾아주는 ‘비아그라’와 같다’고 비유하며 클래식 시장을 구원할 앨범이라 극찬했다. 특히 임현정의 해석을 ‘베토벤의 음악을 낡은 비디오테이프(V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