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9 (월)

  • 맑음동두천 3.0℃
  • 구름조금강릉 9.5℃
  • 박무서울 5.0℃
  • 대전 4.5℃
  • 맑음대구 1.3℃
  • 맑음울산 5.5℃
  • 구름많음광주 4.4℃
  • 맑음부산 8.2℃
  • 흐림고창 5.3℃
  • 맑음제주 10.9℃
  • 맑음강화 4.6℃
  • 흐림보은 0.4℃
  • 흐림금산 0.6℃
  • 맑음강진군 -0.3℃
  • 맑음경주시 -0.1℃
  • 맑음거제 6.2℃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책임감과 전문성 부재(不在)가 빚은 청주오송지하차도 사건

URL복사

14명 사망·9명 부상 등 23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오송지하차도 사고, 아니 사건은 책임감과 전문성이 결여된 관련 공무원들의 폭탄돌리기로 인한 인재(人災)였음이 확실히 드러났다.


사고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 즉 교통사고 화재사고 침수사고 등을 말하며 사건은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주목을 받을 만한 일로 수사, 기소, 재판 등의 사법적용의 대상이 되는 일로 살인사건, 강도사건, 방화사건 등을 말하는데 이번 청주오송지하차도사고는 사고보다는 사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홍수경보가 내려진 뒤에도 4시간 동안 지하차도 주변 차량 통제나 안내가 없던 점, 미호강 주변 공사로 허물어진 제방을 허술한 임시 제방으로 만들어 둔 점 등은 예방할 수 있는 사고를 막지 못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지난 15일 사고 당일 오전 4시 10분경 홍수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총리실, 행안부, 충북도, 청주시 등 76개기관에 통보문 및 문자를 발송하여 경고하였으나 이를 전달받은 어떤 기관에서도 선제적인 조치에 들어가지 않고 관할구역 타령만 하며 폭탄 돌리기만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궁평2지하차도의 해당 구간이 읍·면 지역의 지방도이기 때문에 관할 도로관리청은 충청북도청이다. 


금강홍수통제소와 행복청 등의 통보를 받은 흥덕구청, 청주시청 담당공무원들은 국민의 생명에 직결된 긴급상황이였으나 도로통제 관할구역인 충청북도에는 보고하지 않았고 결국 교통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침수 신고를 받은 소방서와 경찰서도 우왕좌왕하며 초등대처가 미흡했다. 


침수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골든 타임인 사고 전 2~4시간 동안 2번 이상의 방지 기회가 있었음에도 본 지하차도에 대한 어떠한 교통 통제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련 공무원의 부주의로 인한 인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린 파리목숨…오송 참사 누가 있든 못 막아”라는 공무원의 항변과 “내가 현장에 일찍 갔었어도 상황이 바뀔 것 없었다”는 김영환 충북지사의 항변이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확실한 인재였다.


“지하차도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침수됐다고 연락오는데 몇 분 만에 침수되는 정신없는 상황에 예측이 어려웠고 상황대처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그들의 항변이 일견(一見) 일리는 있어 보이지만 최근 전반적인 사회현상과 맞물린 인재였음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8년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가 시행되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사회는 철저히 개인주의화되어 근무시간 외에 업무지시를 받거나 연락을 받는 경우 노동법 위배라고 주장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공직사회든 민간사회든 내가 맡은 일만 하면 되지 남의 일에는 관심도 없고 누군가가 해야 할 공동의 일에 내가 굳이 나서서 무언가를 해야된다는 생각 자체를 아예 안하는 세태가 되어버렸다.


아무리 할 일이 많아도 근무시간이 아니면, 당직을 서기로 한 동료가 사정이 생겨 못하게 되어도, 근무시간 외 업무요청이 와도 “내가 왜?” “왜 하필 나에게?” “초과근무수당은 얼마나 더 주는가?”라고 하는 것이 요즘 세태다.


이러한 세태에서 이번 침수참사에서 관련 공무원들이 보인 행태는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다. 관할구역이 아닌데 굳이 발 벗고 나서야 할 이유가 없었고 통상적으로 당직서다가 받은 전화, 업무 루틴으로 관계기관에 전화했고 내 소임은 다했는데 왜들 인재라고 떠드는 지 모르겠다는 공무원들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정말 아쉬운 것은 이번 참사에서 여러 명을 구조해 낸 화물차 운전기사나 증평군청 공무원, 지하차도에서 빠져나와 진입하려던 차들을 대피시킨 시민들처럼 최초 침수상황을 신고받은 담당공무원들의 책임감과 지하차도의 침수상황에 대한 상황판단 능력(전문성)등이 있었다면 이번 사건은 단순 침수사고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어느 사고든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으로 수습대책에만 몰두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사회현상에 대한 진정한 성찰이 있어야만 할 시점이다. 


주변을 위해 배려하고 희생할 줄 아는 인성교육을 되살려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면 내가 나서서 하자.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전 서울신문 대학발전연구소 소장  

전 배재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아트쇼’ 개막...국내 미술작품 한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 14회 '2025 서울아트쇼’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A홀에서 진행된다. 국내·외 150여 갤러리가 소장한 전시는 제프쿤스 알렉스카츠 등 해외 작가 작품을 포함해 약 3000여점 규모로 전시한다. 한국미술 오리지널리티 특별전과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 등 다양한 기획전도 함께 마련된다. 특별전으로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김환기, 박서보, 백남준, 이우환, 이중섭, 천경자) ▲김창열에서 하태임까지(이배, 이건용 외 18인)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쿠사마 야요이 외 19인) ▲스컵처가든(광화문을 그리는 고흐 등 대형조각전)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도 구성돼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아트쇼 운영위원회는 "그동안 '서울아트쇼'는 타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하고자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를 위시해 다양한 특별전을 기획하여 보다 폭 넓은 문화 향유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매년 크리스마스 미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서울아트쇼는 소수의 전유물로서의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을 모토로 시작된 아트페어이며, 앞으로도 더욱 과감하게

정치

더보기
여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김범석 첫 사과 맹비난...“변명문이자 셀프면죄부 자기 복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쿠팡 주식회사 창업주인 김범석 Coupang, Inc. 이사회 의장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한 것에 대해 정치권은 일제히 강하게 비판했다. 김범석 의장은 28일 사과문을 발표해 “쿠팡에서 일어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고객과 국민들께 매우 큰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렸다”며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의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많은 국민들이 실망한 지금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며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김범석 의장은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셨다”며 “또한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무엇보다도 제 사과가 늦었다. 저는 모든 자원과 인력을 투입해 상황을 해결하고 고객 여러분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전적으로 지원했다”며 “말로만 사과하기보다는 쿠팡이 행동으로 옮겨 실질적인 결과를 내고 대한민국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차규근 의원, 일해공원 등 전두환 기념사업 예산지원 금지 법률안 대표발의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경상남도 합천군의 일해공원 등 전두환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금지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비례대표, 기획재정위원회, 산불피해지원대책 특별위원회, 초선, 사진)은 29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 제9조(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저지른 자 등에 대한 기념사업 예산 제한)제1항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은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따른 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저지른 사람 또는 ‘국제형사재판소 관할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부터 제14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기념사업의 예산을 지원해서는 아니된다”고,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이미 예산을 투입하여 기념사업을 지원한 경우에는 이를 환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헌정질서 파괴범죄’란 ‘형법’ 제2편제1장 내란의 죄, 제2장 외환의 죄와 ‘군형법’ 제2편제1장 반란의 죄, 제2장 이적(利敵)의 죄를 말한다”고 규

문화

더보기
청춘의 도전과 성장 서사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을 펴냈다. 이 책은 저자 황선재가 12년 동안 품어온 월드컵 직관의 꿈을 실현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 작품으로, 카타르 월드컵 현장의 열기와 한 청년의 성장 서사가 함께 어우러진 에세이다.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은 러시아 월드컵 직관을 놓친 아쉬움에서 출발한다. 군 복무와 학업, 아르바이트와 대외활동을 병행하며 차곡차곡 준비해온 ‘카타르 월드컵 4년 프로젝트’는 단순한 여행 계획을 넘어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치열한 시간의 기록으로 이어진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세계 팬들과 경쟁하고, 코로나19로 일정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과정은 책 전반에 긴장과 몰입을 더한다. 카타르 현지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은 탁월한 현장감을 지닌다. 경기장 주변 전시와 팬 문화, 세계 각국의 축구 팬들과 나눈 대화, 거리와 광장을 가득 채운 응원의 소리까지 모든 장면이 마치 독자를 현장 한가운데로 데려다 놓는 듯한 생생함으로 묘사된다. 특히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던 그날의 광장 분위기가 이 책의 정점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월드컵 직관기’에 머물지 않는다. 꿈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