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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돋보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러브 스토리 <이터널 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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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유명인의 투병기를 통해 사랑과 역사의 의미를 탐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가적으로 존경 받는 언론인이자 작가인 부부의 알츠하이머 투병기를 통해 사랑과 기억의 의미를 살핀다.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비롯해 달라스국제영화제 스토리텔링 부문 심사위원특별상,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국제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헌신적인 인생의 동반자


칠레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피노체트 정권의 범죄를 기록한 작가 아우구스토와 배우이자 활동가이며 문화부장관을 역임한 파울리나는 25년간 사랑을 이어온 백발의 연인이다. 8년 전 아우구스토가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이후, 악화되고 있는 병세 앞에 무기력함을 느낀다. 그러나 파울리나는 아우구스토가 끝까지 스스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치열하게 싸운다. 


연출을 맡은 마이테 알베르디 감독은 2020년 노년층의 우정을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요양원 비밀요원>으로 칠레 영화계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이자 여성감독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 메가폰을 잡은 이번 작품은 알츠하이머를 투병하는 노인들의 사랑이야기로 주인공인 아우구스토와 파울리나는 모두 칠레에서 잘 알려진 유명 인사들이다. 

 

 

아우구스토 공고라는 피노체트 정권 시절을 보낸 칠레의 역사적인 저널리스트다. 주요 언론 매체들이 침묵을 선택했던 군부 독재 기간 동안 비밀리에 나라의 소식을 전한 텔레아날리스(Teleanalisis)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시대의 모든 것들을 기록해 전 세계로 칠레의 실상을 알렸다. 그 기록은 오늘날 피노체트 독재 치하를 증명하는 주요 증거물이 되었다.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에는 진행자, 제작자, 작가로서 당시 칠레의 역사, 예술 창작물에 대한 연대기를 보여주는데 힘쓰며 <칠레: 금지된 기억>이라는 저서를 남겼다.


파울리나 우루티아는 연극, 영화, TV 시리즈 등 매체 구분 없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유명 배우이자 첫 번째 문화부 장관으로서 대중들에게 인정받은 유명 정치인이기도 하다. 열정적인 문화 예술인이면서 사회활동가인 파울리나는 아우구스토의 발병 후 그를 돌보며 누구보다 헌신적인 인생의 동반자로 살았다.

 

 

마이테 알베르디 감독이 파울리나가 영화학부 학장으로 있던 대학교에 강연을 하러 갔다가 우연히 파울리나의 강연을 듣고 있는 아우구스토를 보게 되었다. 덕분에 파울리나가 어떻게 이미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아우구스토를 일과 일상의 일부로 만들었는지 관찰했고 이것이 영화의 시작이 됐다. 

 

 

슬프지만은 않은, 아름다운 이야기


영화는 서로를 재차 기억하고 사랑을 이어가는 두 사람의 일상을 셀프 카메라와 과거 홈비디오 영상을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담아냈다. 따뜻하고 싱그러운 전원 풍경이 돋보이는 영상미, 감성적인 음악, 담백한 카메라의 시선 등이 어우러지며 기억을 잃어가는 아픔을 결코 슬프지만은 않은, 아름답고 우아한 사랑 이야기로 완성시킨다. 

 

 

감독은 칠레의 역사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들의 가장 일상적이고 사적인 기록을 통해 그들의 인류애적인 연대와 유대를 보여주고자 영화를 기획했다. 영화는 완전하지 않은 기억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지 고민을 통해 사랑과 기억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시에 개인의 삶을 통해, ‘칠레의 밤’으로 불리는 가장 암울했던 피노체트 정권에 저항했던 부부가 칠레의 저널리즘과 민주주의에 어떤 공헌을 했는지, 역사적인 인물들과 시대의 유산이 갖는 현재적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백발 연인의 일상이면서 한 나라의 기억이자 살아 숨쉬는 스크랩북이기도 한 이 영화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개인에게 국가의 역사는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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